“그런데 최 의원이 정치하려고 군에서 나오려고 하니까, 이야기가 나오는 거야.”
김 선배가 말했다.
“무슨 이야기요?”
“아내 이야기. 직업군인들은 군번으로 그 사람 임관 성적이 나오잖아. 근데 최 의원은 육사 수석 입학에, 졸업은 수석은 아니지만 상위권. 졸업식 때 대통령상 받았잖아. 그리고 뭐 군 생활도 잘했고, 뭐 파병도 가고, 아무튼 누가 봐도 군에서 ‘쟤는 우리 군의 미래다.’라면서 경력 관리해주는 게 보였거든.”
“그런데요. 그거랑 아내가 무슨 관계예요? 오히려 좋은 거잖아요, 아내도 군인. 부사관이니까 장교와 사병의 결합. 근데 보통 부사관이냐? 특전부사관. 대한민국 육군에서 제일 빡세다는... 완벽한데요?”
“야, 우리나라 군이 그런 걸 신경 써? 최 의원은 이미 수많은 똥별들. 딸 있는 똥별들이 노리는 사윗감이었지. 그런데 최 의원이 그들이 건넨 손을 뿌리친 순간, 직업군인의 최종 목표인 장군이 되기는 어려워진 거지. 그동안 해놓은 게 많아서 별을 달더라도 준장... 투스타를 달더라도 사단장은 어렵지.”
“에이 설마요...”
김 선배와 내가 탄 차가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뭐, 우리가 최 의원이랑 얼마나 친하다고 가족 이야기를 하겠느냐만은... 알고만 있어. 최 의원은 군에서 나와서 결국 국회의원이 됐지만, 한때나마 청춘을 바쳤던 군에서 아내 때문에 안 좋은 말을 들은 게 상처가 많이 됐나 봐.”
용희는 김 선배가 말한 걸 생각하면서 식당으로 올라갔다. 식당 앞에는 젊은 남자 보좌관이 나와 있었다. 네이비 색의 깔끔한 정장을 입은 보좌관은 매우 젊어 보였는데, 나이에 비해 경험이 많은지 두 사람을 맞이하는 자세가 절도가 있으면서도 익숙한 듯했다.
“안녕하십니까. 김 기자님, 조 기자님 맞으시죠?”
짧게 고개를 숙이고 나서 젊은 보좌관은 우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격이 높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신기한 인사였다. 김 선배는 우리가 맞다고 했다. 그러자, 보좌관은 우리를 식당 안으로 안내했다. 식당은 기대했던 것만큼이나 고급 식당은 아니었다. 아니, 고급 식당이 아닌 정도가 아니라 동네에서 흔한 중국집 중에서 유일하게 배달을 안 하고 오직 매장 손님만 상대하는 정도의 중식당이었다. 우리는 매장 안에 있는 룸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최 의원이 앉아있었다. 최 의원은 안면이 있는 김 기자를 보고 매우 반가워하며 일어났다. 최 의원과 김 선배는 말을 놓은 채, 편하게 안부를 나눴다.
“참, 여기는 우리 정치부 조용희 기자.”
김 선배가 나를 최 의원에게 인사시켰다. 나는 최 선배에게 인사를 했다. 내 인사를 받은 최 의원이 이번에는 자신의 보좌관을 소개했다.
“여기는 우리 홍강훈 보좌관. 젊지? 내가 군에 있을 때부터 봐왔던 친구라 내가 특별히 부탁해서 나 따라서 여의도로 온 친구니까 잘 부탁할게.”
홍강훈 보좌관은 우리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우리는 명함을 교환했는데, 홍강훈 보좌관의 손은 얼굴과 달리 매우 두껍고 거칠었다.
+글소개: 29살 조 기자의 성장형 액-숀 활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