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모두 자리에 앉았다. 나는 빈 시간을 어색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 머리를 열심히 굴려 이야깃거리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종업원이 바로 방 문을 열고 식사를 가져왔다.
“바쁘신 분들 불러서 시간을 오래 잡아먹기 좀 그래서 음식은 미리 주문했습니다. 괜찮지요?”
최 의원이 말했다.
“센스가 정말 좋으신데요? 어느 분이 이렇게 미리 준비하신 거예요?”
용희가 말했다.
“저같이 나이 먹고 결혼한 지 오래된 사람은 이런 센스가 없죠. 여기 우리 홍강훈 보좌관의 아이디어입니다.”
최 의원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젊은 보좌관은 표정 변화 없이 고개를 짧게 꾸벅였다.
“저도 저런 부사수가 있으면 좋겠다.”
김 선배가 먼저 나온 게살 수프를 수저로 떠먹으면서 말했다.
“저도 의원님처럼 멋있는 사수를 만나면 저렇게 충성을 다하죠.”
용희가 말했다.
식사를 마치자마자, 김 선배와 용희는 택시를 불렀다. 정치인과 식사 자리에서 술이 빠진 적이 없었는데, 요즈음 여의도에 잠시 발길을 끊었다가 차를 가져온 실수를 하고 만 것이다. 택시가 잡힐 때까지 술이나 깰 겸, 김 선배와 거리에 나와서 서 있었다. 그런데 따사로운 걸 넘어서 따가운 햇살이 얼굴에 쏟아지자, 취기가 더 오르는 것 같았다,
“어땠어?”
김 선배가 물었다.
“최 의원이요? 스윗하던데요? 군인 출신이라 딱딱할 줄 알았는데.... 그 왜 있잖아요. 별 4개씩 달고 전역한 다음에 비례로 들어오는 의원들. 확실히 그런 사람들이랑 다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조금은 더 젊은 나이에 사회로 나와서 그런가?
“야, 대장 출신들도 비례 끝나고 다음에 지역구로 나오잖아? 사람 변한다.... 그만큼 정치가 무서운 거야.”
“그런데 저는 최 의원보다 그 옆에 있던 보좌관이.....”
갑자기 선배가 용희의 말을 끊었다,.
“왜, 마음에 들어? 너보다 어려 보이는데... 하긴, 그 보좌관도 너를 빤히 쳐다보더라. 뭐 요즘에는 연상연하도 많으니까 상관없겠지?”
“아니, 그게 아니에요. 뭔가가 낯이 익어요. 군대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
“그랬을 수도 있겠네. 그 친구가 특수부대 출신이었다고 들었거든. 너랑 같은 특전사라고 했나?”
+글소개: 29살 조 기자의 성장형 액-숀 활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