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 22 Apr, 2022 ∙ 1500 Subscrib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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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왕도 없다. 부딪히고 박살나고 사랑받고 치유되며 나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흔들릴 때가 있다. 잘 해보고 싶은 것이 생기는 순간이다. 조급해진다. 선망하는 누군가를 따라해보고 싶어지기도 한다. 일종의 측면 공략이랄까.
그러나 한 사람에게 주어진 개별적인 삶은 너무 거대하고 완결된 세계라 흉내내는 건 무의미하다.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누군가가 살아간 삶의 궤도를 추적하며 내 삶에 덧대보고 싶은 것이다. 그게 빠를 것만 같다. 그것이 내 왕도를 그리는 과정이라 믿고 싶어진다. 그 사람이 이뤄냈던 방식이 어쩌면 개별적인 게 아니라 보편적인 것일지도 모른다고 믿고 싶어진다.
‘비겁한 새끼야. 넌 너만 보지? 언제까지 평생 피해 다닐 것이여. 니는 정면을 안 봐.’ 별 생각없이 튼 영화에서 나온 이 대사가 왜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까.
정면이 없으면 측면도 없다. 정면으로 부딪힐 줄 알아야 측면도 보인다. 왕도 없다. 하던 일 계속하자. (그러고보니 정면에는 공략이란 말이 안붙는다. 정면승부는 있어도 정면공략은 없다. 박살나라는 뜻인가. 그래도 승부라는 말이 더 멋지다.)
+하루에 50번씩 피드백을 확인합니다. 동물은 음식을 먹고 살지만 저는 피드백을 먹고 삽니다. 그렇습니다. (피드백은 뉴스레터 하단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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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Novel by 단편서점
킬러, 조 기자 2부: '킬로 조의 첫 살인' -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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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vent by season & work
창업자 인터뷰, <상인의 시간>
청년 경제 강연, <나는 왜 돈이 없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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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숨이 터져라 농구를 했다. 아찔했다. 지하에 위치한 실내 농구장이어서 그런지 나간 숨이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다 끝나고 바깥 공기를 쐬니 꽤 개운해서 기분이 좋았다. 작년 겨울 즈음에 농구를 하자는 지인들이 생겼고, 추운 날씨에 슬금슬금 하다가 요번에 날이 풀리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해버렸다. 정확히 한 10년 만에 농구를 이렇게 빡세게 한 것 같다. 중고등학생 때 한창 농구를 했을 당시에는 점심시간에도 야자시간에도 심지어 야자 끝나고 새벽까지도(주민 민원 때문에 경찰도 출동할 정도였음;) 농구를 할 정도로 빠져 있었는데 말이다.
점점 농구와 멀어지게 된 기점은 고3 때 즈음이었던 것 같다. 너무 거칠고 위험한 스포츠다 보니 안경잡이인 나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스포츠였다. 부서진 안경만 10개가 넘을 것 같은데 눈이 여태 멀쩡한 게 용한 수준이다. 게다가 농구만 했다 하면 이상하게 승부욕이 불탔던 것 같다. 잘 하지도 못하면서 열불나게 뛰어다녔던 것 같은데, 고등학생 때 농구에서 지고 난 후에 상대편 친구에게 농구공을 집어 던졌다가 반대로 쥐어 터지고 병원에 실려간 에피소드가 있다. (상대는 당시 2m에 가까운 거구였다. 변명하자면…)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 이후로 농구를 잘 안 했던 것 같다.
그런 불타는 승부욕이 지금은 없다. 그래서인지 농구 코트에서 가장 치열한 공간인 ‘박스’ 안으로 잘 들어가지 못했다. 그 ‘박스’에서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서 플레이 하다 보니 내가 알던 농구와는 조금 달랐지만 꽤 재밌었다고 생각한다.
+<phantom> by Justice
열정을 넘어 사람을 미쳐버리게 만드는 Justice의 사운드. <phantom>이라는 곡을 추가로 추천한다. 실제로 그들의 공연장은 항상 광기로 가득 차는데, 이 곡이 항상 그 광기의 중심에 있다. Pt1과 Pt2를 이어 붙인 버전이다.
Justice. 프랑스 사람인 Gaspard Augé 와 Xavier de Rosnay 둘이 결성한 일렉트로닉 듀오다. Daft Punk 이후로 등장한 프랑스 출신의 굵직한 일렉트로닉 듀오. 저번주에 소개한 Breakbot과 같은 Ed Banger Records 소속이다. 특징이라고 한다면 락이나 메탈의 요소를 잘 섞는 것으로 유명하다.
1집 [Cross]부터 소위 대박이 났고, 앨범명에서 보면 알 수 있듯 십자가를 메인 이미지로 삼아서 활동을 했다. 2집 [Audio, Video, Disco]에서도 그 십자가 이미지를 이어 나갔고, 3집 [Woman]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근데 2021년 뜨또가 발매한 앨범 [Justice]에서 T 자를 약간 십자가 모양으로 디자인했고, 이 부분에 있어서 논란이 있었다.
+<Audio, Video, Disco> by Justice
Justice가 어떤 음악을 만드는지 정말 잘 보여주고 있는 뮤직비디오<Audio, Video, Disco> 일렉트로닉 기반이지만 항상 샘플링만을 고집하는 게 아닌 악기를 직접 연주해 샘플링하기도 한다.
+<Genesis> by Justice
Justice는 투어를 할 때 빵빵하게 모든 스튜디오 장비를 통째로 옮겨서 공연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들의 첫번째 투어 공연인 [A Cross The Universe]에서 첫번째 앨범인 [Cross]의 첫번째 트랙 <Genesis> (모든 것의 기원 진짜 너무 간지..)
+[Woman] by Justice
세 번째 앨범 [Woman]은 이전 작업물과는 다르게 팝적인 요소가 강하게 들어있다. 그래서 매우 듣기 편안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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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용수
주연 방민아, 이윤규, 주종혁, 황재필
개봉 2019
길이 18분
관람 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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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의 감상 노트
요즘 말 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본래 말하기를 좋아하는 타입이지만, 지금은 말하는 것이 일이 되어버린 것 같다. 최근에 맡게 된 대학생들을 위한 영상 컨텐츠 강의, 본격적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4월로 접어들면서 늘어난 미팅들이 그렇다. 나름 영화 감독인데 요 며칠은 촬영, 편집보다 말만 하다가 하루가 후딱 지나가버렸다. 말하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사람들에게 좋은 말을 하기 위한 노력도 늘었다. 이 작품 속 ‘미라’처럼.
아침부터 출장 준비로 바쁜 미라. 서울과 멀리 떨어진 거래처이지만, 평소 호감 있던 후배 진성의 부탁에 흔쾌히 나서는 출장길이다. 진성과 더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기대에 번거로운 일임에도 오히려 기분이 좋은 미라. 적어도 함께 가는 다른 팀 직원인 윤규를 보기 전까지는 그랬다. 똑같은 자켓을 입고 온 것부터 갸우뚱하게 만드는데, 조수석에 앉아서 휴대폰 무음도 하지 않고 시끄럽게 계속 카톡을 하며 미라의 대답에는 시큰둥하게 반응한다. 또한 식사 메뉴부터 출장길 모든 것에 불평을 한다. 꼰대가 되고 싶지 않은 미라는 최대한 나이스하게 반응하지만, 윤규의 행동 하나 하나가 묘하게 미라를 멕(?)이는 듯하다.
작품을 보면 누구나 한번쯤 느꼈던 불편함과 찜찜함이 떠오른다. 은근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지만 여기서 화를 내면 오히려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될 것 같은 그런 느낌. 최근에 내가 느끼는 감정과 상황이다. 아무래도 여러 사람들에게 말을 하다 보니 이전보다 더 사람들과 부딪치게 된다. 그 관계 속에서 틀린 것은 틀린 것이라고 당당하게 소리치고 싶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라 “라떼는 말이야”라는 꼰대가 되기 싫어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당당하게 내숭을 떠는 것이 맞는지 늘 고민한다. ‘고구마’와 ‘사이다’ 사이에서 내가 선택한 것은 그 중간 즈음이라고 생각이 되는 ‘맥주 한 잔’이었다. 어떤 선택을 한 하루이든 피곤했던 나를 위로해 주는 퇴근길 맥주 한 잔. 오늘도 고생했다 모두! 금요일이다! 짠하자!
에이비의 영화 포스트잇
이 작품을 제작한 이용수 감독은 내가 예전에 <인서트>라는 작품으로 소개한 적 있는 감독이다. 그때 미처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마저 하자면, 조명 쪽으로 영화계에 발 들이신 분이고 최근 개봉한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라는 작품에서도 조명 담당으로 제작에 참여하시는 것처럼 업계에서 조명 쪽으로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계신다. 이제는 감독으로 더 활발하게 활동해주셨으면 하는 개인적인 팬심이 있다.
주연 미라 역의 방민아 배우는 우리가 아는 아이돌 걸스데이의 민아가 맞다. (군대 시절 나의 아이돌) 2011년 <뱀파이어 아이돌>로 연기를 시작한 후 <홀리>,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최고의 미래> 등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굉장히 탄탄하게 쌓아가고 있다. 단순히 다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연기를 잘한다. 특히 이 작품을 보고 연기력에 너무 감탄을 많이 해서 다음 작품을 정말 기대하고 있다. 배우 방민아 파이팅!
에이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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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조 기자>
2부: '킬로 조의 첫 살인'
11회
김 선배와 용희는 택시를 타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다. 도착해서 시간을 보니까 오후 4시. 사무실의 반 이상의 자리가 비어있었다. 얼굴이 아직 벌건 김 선배가 술이 덜 깬 말투로 동기에게 “부장님은?”이라고 물었다. 김 선배의 동기는 “나가셨어, 오늘 안 들어올 것 같은데... 너 술 마셨어?”라고 물었다,
“야, 술이 아니라 다 일이지 짜샤.”
김 선배가 말했다.
“누구?”
“있어, 업무상 비밀이야.”
김 선배가 농담하듯, 웃으며 말했다. 그 사람 좋은 웃음에 선배의 동기도 같이 웃음을 터뜨리며 “오늘 바쁜 거 없으면 두 시간만 엎드려 있다가 퇴근해.”라고 말했다. 그리고 용희의 얼굴을 보고 “너도.” 라고 말했다. 용희는 그 말을 듣고 사무실 자리에 가자마자 엎드려 짧은 낮잠을 취했다.
“야, 조용희.”
누군가가 용희의 의자를 흔들었다. 그 움직임을 느끼자마자 용희는 잠에서 깼다. 엎드려 자느라 눌린 눈이 잘 떠지지 않아서 자신을 깨운 사람이 누군지 바로 확인이 되지 않았다. 다행히 용희를 깨운 사람이 말을 이어서 그 목소리로 판단할 수 있었다.
“술 냄새. 뭐야. 술 마셨어?”
이 선배였다.
“뭐예요. 선배가 왜... 잠깐 몇 시에요?”
“여섯 시 갓 넘었어. 너희 사무실에 왜 이렇게 사람들이 없냐? 무슨 공무원이야? 6시면 칼퇴하게?”
“오늘 여당 최고위원 회의 있어서 다들 거기 갔을걸요?”
용희가 대답했다. 이 선배는 용희 옆, 빈자리의 의자를 끌고 와 용희에게 가깝게 다가갔다.
용희가 당황하자, 이 선배는 바로 “부장 일이야.”라고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너 아까 준호랑 최민준 의원 만났다며?”
이 선배가 물었다. 용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 뭐 이상한 거 못 느꼈어?”
이 선배가 다시 물었지만, 용희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네, 전혀요.”
“부장, 오늘 저녁에 최 의원 만나러 갔어. 네가 오늘 만난 그 의원 말야.”
부장은 지금 회사에서 아무런 힘도 없는, 퇴직을 앞둔 이빨 빠진 호랑이다. 그렇다고 그 전에 특종으로 이름을 날려서 정계 진출할 만한 인물도 아니었다. 아니, 그럼 최 의원은 왜 부장을 만날까? 이빨 빠진 호랑이를.... 용희가 기자 생활하면서 느낀 게 하나 있었다. 정치인과 기자, 그리고 사업가들은 이유 없이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 아니, 이윤 없이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둘이요? 아니면 다른 사람도?”
용희가 이 선배에게 물었다.
+글소개: 29살 조 기자의 성장형 액-숀 활극.
최현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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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조 기자> 1부, prologue: '킬러 조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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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커피그림> 연재완료
+글소개: 29살 정민과 27살의 상민의 여름 날. 그리고 카페 ‘커피그림’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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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청년 경제 강연 <나는 왜 돈이 없을까>
01 - 이선호 과학커뮤니케이터 / 6.28(월) "4차 산업혁명이 온다는데 온 거야 만거야"
02 - 김얀 작가 / 7.1(목) "사회초년생! 오늘부터 '돈'독하게 모아보자!"
03 - 김찬호 교수 / 7.5(월) "나는 왜 돈이 없다고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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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과일 season & work heavyfeather.doc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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