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걸 오늘이 일요일이네요? 거의 처음으로 이 편지를 보내는 것을 잊고 이틀이 지났습니다. 시간이 조금(많이) 지났지만 지난 원고를 마치 아무일 없었다는 듯 전송합니다 ㅎㅎ 매주 금요일 아침이면 항상 여러분에게 닿아있어야 하는 편지가 이제야 보내지는 것에 죄송한 말씀을 전합니다. (-_-) (_ _) 꾸벅..
심리학의 태동은 사람의 마음을 탐구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에 일부분으로 존재했다고 생각하면 거의 인류가 처음 학문을 만든 시점부터 존재했다는 이야기죠. 이후 심리학은 근현대로 거슬러 올라오면서 철학에서 분리됩니다. 독일에서 최초의 심리학 실험실을 만든 시점부터 다양한 하위 심리학이 발달한 지금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근현대 심리학의 초기에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마음 깊숙히 존재하는 무의식을 분석하고 그 구조를 파악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고 그 마음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궁금해 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관점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생겼는데요. 사람의 마음을 이해(관찰)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그에 따른 결과인 행동만을 분석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아무리 들여다 봐도 보이지 않고 잘 모르겠는 사람의 마음을 아주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관측 가능한 영역에서 해석하다 보니 행동주의가 인기있는 학문이 되었습니다.
다시 자극-반응의 관점에서 사람의 행동에 초점을 맞춘 행동주의 심리학에 반대하는 입장이 나왔습니다. 행동주의 심리학은 정신분석 분야보다는 더 명료한 점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역시 사람의 마음은 단순히 자극-반응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뒷전이 되었던 사람의 마음을 다시 관심있게 바라보는 영역이 인지심리학의 영역입니다.
여기서 재밌는 부분은 인지심리학이 다시 사람의 마음에 관심을 두었지만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는 겁니다. 바로 컴퓨터에 사람의 마음을 대입시켜 이해하는 방식인데요. 컴퓨터의 발달로 인해 고전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정신분석적 방식에서 벗어나 아주 현대화 된 순간입니다.
컴퓨터가 정보를 받아서 이를 처리해 화면으로 결과값을 보여주는 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 사람의 마음이 작동하는 것을 이해하려는 거죠. 이 과정에서 사람의 하드웨어인 뇌를 연구하는 것이 활발해졌고, 반대로 컴퓨터가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가를 대입해 인공지능의 영역이 생겨났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기계적 논리를 대입한 것 처럼 컴퓨터(AI)에도 사람의 마음을 대입시켜 이해하려는 움직임이 지금의 인공지능 발달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컴퓨터에도 심리가 있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어색한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는 영화[her] 같은 일도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시엔 어떻게 이런생각을 했을까 감탄을 하며 봤던 영환데 심리학을 공부하다보니 영화를 다시 이해하게 되는 재밌는 관점이 생겼네요.
시리야~ 영화 [her] OST찾아줘~
님 주말 잘 마무리하시고요. 다음 편지에 다시 재밌는 일로 연락드릴게요.
양 드림.
ps
최근 순수 기계가 작곡한 음악이 전문가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습니다. 제발 음악만큼은 사람의 따듯한 손길로 만들어지길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