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몸이 여기저기 아팠었는데요. 아픈데 혼자사니까 서럽더라고요. 챙겨주는 사람은 주변에 많지만 삶에 밀착되어 간호를 해주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꽤 아팠던 시기에 병문안 전화가 와서 친한 친구와 통화를 하는데 너도 이제 결혼 좀 해라 같은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지지리 궁상 그만하고 보살피고 보살핌 받으며 살라는 말이겠죠.
결혼은 사람이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살기 위한 안전장치 같은 거 라고 어디서 주워들은 적이 있습니다. 함께 자고 먹으며 아프면 서로 간호해주고 서로의 상태를 가장 잘 아는 누군가가 있는 것이 아무래도 안전할테니까요. 가족이 있는 사람은 혼자 사는 사람보다 위험한 상황에 놓일 확률이 현저히 낮겠죠.
친한 친구의 동생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늦은 새벽 상가집에 다녀왔습니다. 참 허망하고 무슨 말로 위로를 해야할지 말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할 수 있는 것은 머릿고기와 육개장을 먹으며 옛날일을 들춰 우스개 소리를 하며 끝내 슬픔을 저 아래로 잠시 내려놓게 하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죽음이란 것은 항상 어렵습니다. 결혼은 생존을 위한 안전장치라고 했는데 그 말이 무색하게 예고도 없이 죽음을 맞이해야 합니다. 떠나간 사람도 안타깝고 딱하지만,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도 정말 어렵습니다. 딸을 잃은 부모의 마음, 동생을 잃은 오빠의 마음, 아내를 잃은 남편의 마음은 가늠조차 할 수 없습니다.
저는 무덤덤한 성격 덕에 죽음을 상상해도 그냥 겸허하게 받아들이겠거니 생각해 본적은 있습니다. 다만 이번 일 이후로는 저의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주어질까 궁금해집니다. 아무런 선택도 할 수 없고, 아무런 작별인사도 할 수 없다면 그건 좀 많이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제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이긴 한데 여러분도 부디 몸 건강히 잘 지내시길.
양드림.
ps
클래식기타 소리가 참 좋은 클래지콰이의 차분한 노래. 클래지콰이하면 보컬이 알렉스와 호란으로 알고 계실텐데, 초창기 앨범에는 알렉스의 누나인 크리스티나 라는 보컬이 한명 더 있습니다. 호란과 비슷한 분위기이면서도 더 차분하고 부드러운 느낌. 이번주 노래인 <Speechless>도 크리스티나 누나가 불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