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안녕하세요. 양입니다.
전 직장 상사(?)들과 가끔 모이는데, 휘의 집에서 종종 모입니다. 멤버는 아움, 지인, 택 그리고 휘와 휘의 가족 자스민, 리안입니다. 고정 멤버는 아니지만 종종 불림 당하는 '양'이 있고요. 이번엔 멀리 지방에서 온 '차'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 자리가 재밌고, 종종 불림을 당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 이유는 평소에 할 수 없는 주제의 대화를 많이 할 수 있고, 각자의 캐릭터가 무지막지하게 달라서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죠.
이 멤버는 같은 사무실을 썼고 함께 고생한 시절이 있다는 것 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마치 가족과도 같은 서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있습니다. 이렇게나 무지막지하게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매번 하나로 뭉쳐 모일 수 있을까 생각 해봤는데, 딱히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마치 어린시절 '얘랑 왜 친해졌지?' 같은 의문은 들지만 이미 친해져 있는 친구 같은 느낌입니다. 아니면 서로 너무 달라서 또 말이 되는 것일지도요.
참으로 이 사람들이 가족같은 느낌이 드는 건 마치 삼촌과도 같고 친척형과 친척누나와도 같아서 입니다. (어딜가나 아저씨인데 여기선 내가 막내 ㅎㅎ) 실제로 '차'의 연애와 결혼에 마치 남동생의 일인 것처럼 상견례(?)를 기획한다거나, '차'의 연인을 만나면 시누이가 된다거나 하는 장면들을 보니 그렇네요.
이번 모임에서 휘의 첫 대사는 '양에게 마이크를 주자' 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는 어느 모임에서나 듣고 관찰하는 역할이 편한 리스너 타입이고, 가끔 아주 가아끔 제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라 제 이야기를 잘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휘는 항상 양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하면서 많은 걸 물어보죠.
하지만 반전은 이 모임에서 주로 마이크를 잡는 것은 휘와 택이라는 겁니다. 이 두 명의 요주(?)의 인물은 태생적으로 스피커로 태어난 것 같아요. 아마 지인이나 아움이 각각 택과 휘에게 입마개를 해주지 않으면 24시간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딱히 제가 끼어들 틈도 없기도 하고요. (실제로 휘는 이번에도 마이크를 독점하다시피...)
아무렴 좋습니다. 이번에도 별의별 이야기를 주제로 양질의 팟캐스트를 듣고 온 기분이었거든요. 마치 본가에 다녀온 듯 따듯한 집에서 가족모임을 한 기분도 들고요. 휘에게 맛있는 고구마를 나눠주고, 석박지를 얻어왔습니다. 고구마도 석박지도 참 맛있는데 뭔가 따듯한 연말의 기분이네요.
양 드림.
ps.
이번 모임에서 한창 '차'의 연애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때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차가 어떤 사람인가, 차의 짝궁이 어떤 사람인가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가 짝궁을 만났을 때 어떤 '작용'을 하는가가 궁금했습니다.
요즘 가장 많이 하는 고민, 궁금증 따위의 생각이 '상호작용'이거든요. '나'라는 사람이 누군가와 만나 케미컬이 생겼을 때 조금씩 변하잖아요. 예를 들어 친구와 있을 때의 '나'와 연인과 있을 때의 '나'는 사뭇 다를 수 있습니다. 가면을 바꿔 쓴다는 범위를 벗어나서 정말로 특정 상대와 작용했을 때 생기는 습관이나 성격 등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우리가 아는 '차'와 연인과 함께 있을 때의 '차'는 조금 다른 사람일테니 저는 그게 궁금했습니다. 그 사람과 있을 때의 '차'는 어떻게 다르고 어떤 눈에 띄는 작용을 하는지, 그래서 그 관계에서 오는 작용이 괜찮은지 궁금했습니다.
'차'는 이번에 거의 6년만에 만난것 같은데.. 다음 기회에 또 만나게 된다면 꼭 물어보고 싶네요. 6년 안에는 만나고 싶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