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코로나가 독일인의 '육고기 생활'을 바꿀 수 있을까 Newsletter Issue 46 20 Nov, 2020 ∙ 682 Subscribers 2020년 11월 18일은 비가 왔다. 오후 늦게 일어났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혼자였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여전히 많은 것들을 곁에 두고 있던 나는 이런 적막과 고요가 그리웠다. 이날 하루 만큼은 '회복'하기로 마음 먹었다. 빨래를 갰다. 밥을 지어 먹었다. 커피를 내려 마셨다. 환기를 시켰다. 책장의 목록을 훑어봤다. 그 밑에 사진도 봤다. 좋아하는 노래를 들었다. 친구의 카페를 갔다. 내가 내린 것보다 훨씬 더 맛있는 커피를 마셨다. 책을 좀 읽었다. 좋은 문장을 만났다. 조금씩 무언가가 차올랐다. 오랜만에 좋은 하루였다. 그래서 영상으로 기록했다. 편집도 했다. 회복은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는 의미니까 미래보다 과거와 더 가까운 말이다. 11월 18일, 결핍돼가던 무언가를 조금 회복했다. 그만큼 과거의 나와 가까워졌다. 씁쓸하면서도 달달하다. 카카오 99%. *하루에 50번씩 피드백을 확인합니다. 동물은 음식을 먹고 살지만 저는 피드백을 먹고 삽니다. 그렇습니다. 아! 익명이기 때문에 누가 남긴지는 몰라요.(마니또 같아) 가끔 이름 남겨주시는 분 고맙습니다 도큐 season & work 1. Food by ClubComb 코로나가 독일인의 '육고기 생활'을 바꿀 수 있을까? [Germany/Berlin] 2. Music by 을지로 도시음악 Silly Crush by 松原正樹(마츠바라 마사키) 3. Event by season & work [LIVE] season & interview '일하는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 시즌2 기획 중 코로나가 독일인의 '육고기 생활'을 바꿀 수 있을까? [Germany/Berlin] 바로 comber 지난 상반기 때 일이다. 코로나19의 확산방지조치 완화를 추진하던 독일에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독일 서부의 식육가공공장에서 1,000명이 넘는 집단감염이 확인되었다. 독일 국내 육고기 시장에서 30%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대규모 공장에 대한 역학조사가 실시되었다. 외국인 노동자를 착취하는 열악한 노동환경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독일 농가의 돈육 1kg 당 판매가격은 평균 1.48유로(약 1,900원)이며, 소매점에서의 평균가격은 6.27유로(약 8,200원)이다. 이러한 독일의 육고기 가격설정의 배경이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최근 수년간 환경보호 관점에서 진행되던 독일인들의 ‘육식이탈현상’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BEYOND MEAT’ 등 식물성 대체육류의 매출이 작년에 비해 37% 증가했다(독일연방 통계국 조사).
19세기말부터 전통을 이어온 독일 북부의 ‘노포’ 식육가공품 제조업체 <류겐발더 뮬레(RügenwalderMühle)>는 비건용 간 고기와 소세지, 레버 페이스트 등 상품개발에 착수했다. 지난 5월부터는 독일 각지의 농지 50헥타르에서 대두의 자사재배도 시작했다. ‘고기를 사용하지 않은 고기’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도 적지 않지만 이 분야는 향후 크게 성장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콤버노트 며칠 전에 음식행사의 사회자를 맡아 진행을 맡은 적이 있다. ‘기휘위기앞전골’이라며, 채수와 야채, 버섯으로만 만든 ‘비건전골’을 만든 분이 있었다. 심사시간에 심사위원이 내뱉은 한 마디의 말이 기억난다. 채식에다 기후위기라는 ‘억지’를 갖다 붙였냐는 말이었다. 채식과 관련된 퍼포먼스는 대체로 운동(movement)에 가까운 일들이 많으니, 이 기대효과에 대한 인식확산과 설득력 확립이 다음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식을 하는 사람이 단순히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 따듯한 사람’이나 ‘음악으로 치면 클래식 듣는다는 힙한 사람’ 정도로 인식되고 말 수 있다. 지금까지의 ClubComb을 꾸준히 봐오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채식하나로도 역사, 정치, 외교, 경제, 사회적 이슈들을 밤새도록 논할 수 있는 분량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이와 관련된 '1박 2일 워크숍'를 기획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Silly Crush by 松原正樹(마츠바라 마사키) 양의 아주 아주 주관적인 감상
산뜻한 미디엄템포의 드럼. 통통 튀는 피아노 소리와 단순하지만 센스 있는 기타리프가 기분 좋다. 첫 번째 코러스에 들어가는 부분부터 더욱 풍성해지는 사운드가 재밌다가 두 번째 벌스로 들어가는 간주가 참 간결하고 듣기 좋다. 더해지는 기타 솔로도 담백하고 깔끔한 느낌. 일본의 70년대 후반 음악이지만 가사는 영어다. 게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는 문장의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어떤 장면을 묘사하고 그 장면을 노래 내내 반복하는 느낌이다. 그 당시에는 이게 얼마나 세련된 음악이었을까 잠시 상상해보는데,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가 있다면 영화 ‘500일의 썸머’가 아닐까 갑자기 생각이든다. 뭔가 잘 모르겠는데 사랑 이야기를 하는데 재밌고 통통 튄다. 양의 아주 아주 짧은 인스턴트 지식
마츠바라씨는 70년대 중반 부터 기타리스트로 스튜디오에서 활약했다. 정통 재즈음악부터 아이돌의 대중가요까지 거의 모든 장르에서 연주를 했다. 일본의 70-80년대 음악 중 만 곡의 가까운 곡에 참여해 연주를 한 정도다. ‘PARACHUTE’라는 퓨전재즈 밴드를 운영하며 기타연주를 한 것도 그의 커리어 중 눈에 띄는 활동이었고, 특히 우에다 마사키와 작업을 했던 것도 유명했다. 이번에 소개한 앨범은 마츠바라의 미국 본토 재즈에 대한 사랑과 그 재즈를 일본식으로 재해석 연주하는 퓨전재즈에도 얼마나 큰 사랑이 있었는지 알 수 있는 앨범이다. 전체적으로 재즈를 기반으로 한 팝이다. 게다가 크레딧을 보면 참 재밌는데, 보컬라인을 미국인으로 섭외했다. 일본인이 미국음악을 좇으면서 맞이하는 유일한 한계는 언어… 였던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78년에 첫 앨범을 냈고, 80년대 후반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다 90년대에는 다른 밴드의 세션으로 활동. 2000년대에 다시 본인이 인디레이블을 설립하면서 활발하게 앨범을 내기 시작했다. ![]() [LIVE] season & interview "일하는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 season01 : 전문가(3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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