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패션×음식' 의 융합 Newsletter Issue 89 17 Sep, 2021 ∙ 1342 Subscribers 식욕이 아니라 생존의 배고픔을 느낀 현대인. 냉장고를 열어 훈제된 닭가슴살 팩을 2개 꺼낸다. 닭가슴살만 먹기엔 뭔가 초라한 느낌이다. 해동된 낫토도 두 팩 집는다. 현대인은 소파에 앉아 닭가슴살을 씹어 넘긴다. 특별히 맛있지도 맛없지도 않다. 사실 장기간 보관을 위해 가공된 닭가슴살, 낫토치곤 훌륭한 수준이다. 낫토를 다 먹으니 닭가슴살만 남았다. 계속 씹는다. 마지막 두 조각을 입에 넣고 소파에 기댄채 계속 씹다가 문득 씹는 게 힘들고 귀찮고 지겹다. 씹는 짓을 멈춘다. 양쪽 어금니에 닭가슴살을 머금은 채 창밖을 바라보다 벽을 바라보다 멍 때린다. 나갈 채비를 한다. 또 하루가 시작된다. 바깥은 늦여름과 가을로 가득차 있다. 현대인은 늘 계절을 놓치고 지나간 계절을 그리워한다. 오늘 먹은 음식에도 계절은 없었다. 도큐 season & work 1. Food by ClubComb '패션×음식' 의 융합 [Norway/Oslo] 2. Music by 을지로 도시음악 What You Won’t Do For Love by Bobby Caldwell 3. Movie by 단편극장 솧 4. Novel by 단편서점 다음 연재할 단편 소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5. Event by season & work 창업자 인터뷰, <상인의 시간> 청년 경제 강연, <나는 왜 돈이 없을까> '패션×음식' 의 융합 [Norway/Oslo] 바로 comber <홀츠와일러(Holzweiler)>라고 하면 고품질의 머플러나 ‘행거’가 새겨진 파카가 인기로,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패션브랜드다. 북유럽 패션업계에서는 누구나 아는 브랜드 <홀츠와일러>가 ‘음식’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진출했다.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의 피오르 주변에 위치한 ’오슬로북타(Oslobukta)’는 신뭉크미술관과 사우나시설 등 도시개발이 진행 중으로 지금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다. <홀츠와일러>는 이곳에 2021년 6월 <카페 플라츠(Cafe Platz)>를 열었다. 노르웨이산 베리, 아이슬란드산 새우 등 북유럽의 제철 맛을 즐길 수 있는 식당이다. 다양한 와인의 라인업도 풍부하고, 커피는 노르웨이의 유명 로스터 <Supreme Roastworks>의 원두를 고르는 등 패션의 질에 대한 집착이 식재료 선택에도 반영된다. 가게에는 “패션, 음식, 예술, 음악, 문화를 융합해 사람이 만나 영감이 발생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창업자 홀츠와일러 남매의 소망이 담겨 있다. 오슬로 피오르의 가장 힙한 지역에서는 서로 다른 분야를 융합시키는 트렌드가 있다. 하지만 대형 패션 브랜드가 음식점을 만든다는 도전은 특히나 노르웨이에서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앞으로의 나아가는 길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Café Platz Operagata 61D, 0194 Oslo ☎+47-922-66-620 카페 10:00~24:00, 월 ~19:00, 일 11:00~17:00
레스토랑 11:00~15:00, 17:00~21:30(화~토) *레스토랑만 월요일 휴무 콤버노트 패션브랜드가 식문화를 중심으로 한 복합문화공간을 여는 일이 계속 관측되고 있다. 뉴스레터 61호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패션브랜드 중 하나인 <빔즈(BEAMS)>의 사례를 소개한 적이 있다. 이번 홀츠와일러의 케이스와 거의 일치하는 컨셉의 신사업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런 케이스들은 확실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서는 이런 복합문화공간을 여는 패션브랜드 1호가 어디가 될까. 가로수길에 하나 나올 것 같은 예감이다. What
You Won’t Do For Love by Bobby Caldwell 양의 아주 아주 주관적인 감상
최근 알 수 없는 알고리즘에 이끌려 인강 명언을 보게 되었는데, 그 영상에서 한 인강 강사가 이런 말을 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뜻은 ‘적성에 맞는 일’을 하라는
뜻이라고. 그럼 적성에 맞는 일은 무엇이냐. 그 강사는
내가 누구보다도 잘 할 수 있고, ‘재밌어
하는 일’이 적성에 맞는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이 ‘재미’ 라는 말이 참 재밌다. 사전적으로
재미는 ‘어떤 일에 흥미를 느끼고 즐거움을 맛보는 마음의 상태’라는 뜻이다. 재미는
뜻 그대로 사람마다 제멋대로인 기준을 중심으로 의미가 바뀌게 된다. 예를 들어 유명한 영화 <곡성> (요즘 영화를 잘 안 봐서… 넘 옛날 영환가 ㅎ;) 을 보고
무서워서 재밌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어서 재밌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 아닌가. 재미란 말은 객관적이지 못하다. 물론 ‘유세윤 인스타 너무 재밌어’ 같은 다수의
공감을 사는 재미도 있겠지만, 재미란
말은 완전히 주관적인 것이라서 제 멋대로의 의미가 있다. 그럼 내가
누구보다도 잘 할 수 있고 재밌어 하는 일은 뭘까. 그것의
정답은 나만 알 수 있는 거라 누구에게 물어보기도 어렵다. 안타깝게도
이걸 알고 있는 사람은 몇 없다고. 사실 세상은
무한경쟁의 시스템이 아니고 그 ‘적성’을 찾은 사람들 ‘소수의
리그’라고. 약간 머리가
띵 하다. 약간 서론이 길었는데 나는 이런 노래가 너무 재밌다. (약간 공유보고 얼굴 너무 재밌다 라고 말하는 느낌이랄까) 맬로우함의 끝을 달린다. 색소폰
리프가 아주 유명하고 소리가 너무너무 좋다. Ep사운드의
몽글몽글함도 기가막힌다. 그에 반해 통통 튀는 베이스가 특징이라면 특징인데, 이게 또 과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믹싱 되어있다. 미국음악의 전형적인 블루스와 재즈의 바이브가 물씬 느껴진다. 너무 잘생겼다 노래가. +<너를 품에 안으면>
by 컬트. (한국의
바이브라고 하면 역시 뽕삘과 한(恨)이다. 특히 이를
기반으로 세련되게 만들어진 발라드음악이 여전히도 한국 대중음악의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90년대에는 이런 락발라드의 바이브도 유행했다.) 양의 아주 아주 짧은 인스턴트 지식 바비의 본명은 로버트 헌터 콜드웰. 51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바비는 뉴욕에서 태어났는데, 자란 곳은
마이애미다. 이 마이애미에서 어머니가 부동산일을 했는데 재밌는 일화가 있다. 어머니가 파는 집에 한 흑인 가족이 계약하고 들어오게 됐는데, 그 가족은 레게의 전설 ‘밥 말리’의 집이었다. 이때 바비와
밥 말리가 만나서 친구를 먹게 되었다. 그 당시가 1963년인데
바비가 12살이었고, 밥 말리가
18살이었다. 밥 말리는
이미 그때 자신의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던 때였다. 이 때의
계기로 바비는 밥 말리를 통해 온갖 레게 R&B 소울 등의 흑인음악을 접하면서 자랐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 흑인 음악인 줄 알았다. 백인 보컬은
특유의 청량함이나 시원함이 있는데, 이 노래는
흑인 보컬의 소울풀한 음색이 들렸다. 이번에 소개한 곡이 수록된 1집은 가히
대박 수준으로 빌보드 차트 21에 오르고, <What You Won’t Do For Love>은 R&B 부분 6위까지 기록했다. +같은 앨범의 <My Flame> 이것도
고막이 녹아내릴 것만 같은 맬로우한 노래.
양 season & work 에이비의 감상 노트
예전에 중앙대학교 영화학과 강의를 도강한 적이 있었다. 그때 강의 주제가 공포영화였다. 강의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공포영화는 제작비가 제일 적게 들어가면서 수입은 많이 거둘 수 있는 아주 상업적인 장르라는 것. 여러 이유들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한정된 장소에서 찍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교수님이 말하자, 학생들 사이에서 너도 나도 공포영화를 수준 낮게 보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하지만 공포라는 장르는 나에게
너무 어렵고 대단한 장르이다. 이런 한정된 장소에서 공포라는 감정을 유발하는 감독들의 창의력. 뻔한 것을 뻔하게 하지 않는 구성. 그리고 머리가 띵 해지는 결말. 공포영화의 대부인 제임스 완(James Wan), 한국의 고어킹 나홍진 같은 감독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길래 매번 이렇게 참신한 공포영화들을 만들 수 있을까? (일상 생활 가능?!) 솧(명사): 거푸집의 옛말, 심연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내가 도강하면서 들은 공포영화의 요소를 200% 충족시키는 작품이다. 영화는 주인공인 수진이 룸메이트
미경의 죽음을 목격하고 형사에게 그를 진술하는 뻔한 전개로 시작한다. 대화를 나눌수록 수진의 말은 형사의 생각과 어긋나기 시작하고 그들 사이에는 거리감이 생기는 뻔한 클리셰가
작용하지만, 여기서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영화는 흘러가게 된다. (스포 때문에 여기까지! 힌트를 드리자면, 놀란 영화 볼 때처럼 대사를 놓치지 말고 보시길!)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나는 귀신이 나오거나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 영화들을 공포영화라고 부르지 않는다. 마치 게임을 하는데 치트키를
치고 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이렇게 완벽하게 짜여진 이야기가
비로소 내 머릿속에 들어오고, 그것을 이해했을 때 찾아오는 소름 돋는 감정을 전달하는 이런 영화가 진짜 공포영화 아닐까? 그러니 귀신, 잔인한 장면이 나온다고 이때까지
공포영화를 못본다고 하신 분들은 주목! 여기 진짜 공포영화가 있습니다! 에이비의 영화 포스트잇 ‘제 17회 미쟝센 단편영화제’로 공개된 이 영화는 제 16회 아시아나 국제 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고 ‘제 22회 부천판타스틱 영화제’ 초청작 중 최고 평점을 받는
등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그해 부천판타스틱 초이스가 별로였다는
평이 많았는데, 이 작품이 혼자 하드캐리 했다고
한다.) 서보형 감독은 2018년 <탈날 탈> 뒤로 작품 활동은 없지만, 교양예능에는 활발하게 출연하고 있어서 우리들에게 곧 새로운 이야기를 안겨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또한 이 작품으로 단편의 얼굴상을
수상한 주보영 배우는 드라마 <스타트 업>, <오월의 청춘> 등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주목하세요 여러분!) 에이비 다음 연재할 단편 소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LIVE 청년 경제 강연 <나는 왜 돈이 없을까> 01 - 이선호 과학커뮤니케이터 / 6.28(월) "4차 산업혁명이 온다는데 온 거야 만거야" 02 - 김얀 작가 / 7.1(목) "사회초년생! 오늘부터 '돈'독하게 모아보자!" 03 - 김찬호 교수 / 7.5(월) "나는 왜 돈이 없다고 생각할까?" ![]() 창업자 인터뷰 <상인의 시간> 01 - 유형곤(우리동네세탁소) / 7.8(목) 02 - 조수형(싸군마켓) / 7.12(월) "파도가 칠 때는 업종변경을, 유통의 힘" 03 - 홍미선(땡스롤리) / 7.15(목)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를 하면" 04 - 코보리모토무&최영미(시:시밥) / 7.19(월) "두 사업자가 만나면" 05 - 장건희(육곳간) / 7.22(목) "이 시국에 정육점에서 소세지집까지 사업 확장" *해당 날짜에 업로드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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