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안녕하신지요. Newsletter Issue 105 7 Jan, 2022 ∙ 1446 Subscribers 안녕하세요, 도큐입니다. 2022년 새해 첫 뉴스레터를 보냅니다. 첫 뉴스레터를 보낸 게 2019년 11월 1일이더군요. 어느덧 시작한 지 2년을 훌쩍 넘었네요. 크리스마스같이 특별히 여겨지는 날에도 그날에 대한 내용을 쓰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2021년이 밝았을 때도 일상을 적었죠. 그런데 올해는 왠지 구독자분들께 새해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모두 말그대로 안녕하신지요.
지난 연말,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어느 정도 의도도 있었죠. 저마다의 삶에서 같은 시대를 겪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감정과 경험사도 많았습니다. 반면에 깊숙이 파고들면 서로 다르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슷하다면 한없이 비슷하고 다르다면 한없이 다른 게 사람이랄까요. 낮에는 서로가 교감하는 공통점에 기쁘고 위로됐다가 밤이 되면 서로가 다르다는 사실에 풀이 죽기도 합니다. 알면 알수록 기쁘고 깊어지면서도 또 서운한 게 관계인가 봅니다. 참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곁에 있어주다니 참 소중한 거겠죠.
역시 반복되는 건 일상이 아니라 저의 마음가짐입니다. 하루하루를 살아갈 때는 그저 그런 나날들이라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작년도 다양한 면으로 별일들이 있었습니다. 남일이라 생각했던 일이 알고 보면 제 일이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삶의 매력은 예측과 계획을 벗어난다는 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예측과 계획이 전혀 무의미한 짓은 아니지만요. 어렵네요.
이변이 없다면 이제 주어진 삶에서 1/3 정도 보낸 것 같습니다. 인생의 30% 살고 그나마 제가 깨달은 것은 사유와 경험하지 않은 것은 답습이라는 것입니다. 지나고 보니 많은 방면에서 남이 사유하고 경험한 것으로 판단을 내렸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가급적이면 피해야 할 사고방식일 것 같은데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기존의 저와 반대되는 행동을 때때로 해볼까 합니다. 다른 행동이 저를 이색적인 환경으로 이끌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장은 낯선 환경에서 유리하기도 하니까요. 결과는 모르지만요. 겨우 30%의 경험과 바탕으로 앞날을 가늠하려 했던 지난 날의 저에 대한 가벼운 채찍이지 않을까 합니다.
신기한 일입니다. 처음 뉴스레터를 발행할 때 구독자는 전부 지인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지금은 1400명이 넘었네요. 어떻게 이 뉴스레터에 오셨는지 모르겠지만 계속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두서없이 적어봤습니다. 여러분은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안녕하신가요. 작년에 제가 들었던 가장 따뜻한 말로 마무리 지으려 합니다. “튼튼한 거 말고 건강하세요.” +새해를 맞이해서 새로운 콘텐츠가 시작됩니다. 우선 5회 연재로 주제는 위스키입니다. 담당하는 제준혁 님에게 소개글을 부탁하니 이렇게 왔습니다. 'Withwhiskey: 위스키를 킁킁대는 아저씨가, 위스키를 가지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도큐 season & work 1. Food by Withwhiskey 효율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사람 냄새를 갈구하는 우리, Springbank distilllery 2. Music by 을지로 도시음악 Let
Yourself Go by Marlene
With Seawind 3. Movie by 단편극장 새벽배송 4. Novel by 단편서점 킬러, 조 기자(1부, 13/16회) 5. Event by season & work 창업자 인터뷰, <상인의 시간> 청년 경제 강연, <나는 왜 돈이 없을까> Food by Withwhiskey 효율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사람 냄새를 갈구하는 우리, Springbank distilllery 수십년
전통 노포의 레시피가 대기업에 의해 밀키트(Mealkit)로 만들어져 나오고, 장인이 손수 만드는 제품과 공장에서 대량생산되는 제품이 품질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만든 이의 정성과 철학을
느낄 수 있는 (보통 감성이라고 불리는) 무언가를 갈구하게 되는 건
아마도 인류의 기술이 인간 본성이 추구하는 수준을 너무 빨리 추월해버렸기 때문은 아닌가 싶습니다.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딘버러(Edidburgh)’에서도 한참 떨어진 <스프링뱅크 증류소(Springbank distillery)>. 이 증류소는 아직도 가문의
독립자본으로 경영이 이뤄지고, 손이 많이가고 비효율적인 전통적인 공정을 유지하는 걸로 유명한데요. 특히나 *몰팅(Malting)을 삽과 수레 그리고 인력으로 진행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몰트(Malt)로만 위스키를 만듭니다. 겨울철에 제설작선하는 국군장병 아저씨들처럼, 보리를 옮겨 담는 몰트맨의 어깨도 원숭이처럼 굽어간다고 하죠. 대부분의 증류소에서는 몰팅전문업자에게
몰트를 납품받아 쓰는 걸 생각하면, 효율과 원가절감을 추앙하는 사회에서 번거로운 과정을 이어나가는 것 자체가
경이로울 정도...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쏟아지는 마케팅, 자기 잘남을 외치는 세상 속에서 묵묵히 추구하는 철학을 실현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달려나가는 이 방향이 내가 원하는 방향이었는지를 새삼 돌이켜보게됩니다. *몰팅(Malting)
보리를Barley물이 담긴 수조에 넣었다 씨발아하기 전 꺼내 고추 말리듯 바닥에 말리는
모든 과정. +Whiskey info
제준혁
Music by 을지로도시음악 Let Yourself Go by Marlene With Seawind 양의 아주 아주 주관적인 감상 어머니로부터 장문의 카톡이 왔다. ‘양아 너의
마음이 이쁘다. 고맙다.’ 뭐 이런
내용의 장문 카톡이었는데, 도저히 뭔 말인가 이해하기 어려워서 (사실은
좀 무서웠다. 어디 멀리 갈 사람처럼 보였다.) 바로 전화를
걸었다. 알고 보니 어머니께서 이 뉴스레터를 구독 중이었고, 당신도 한참을 그 사실을 잊고 계시다가 저번주 뉴스레터를 우연히 읽어봤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갑자기 뜬금없이 그런 카톡을 보내셨다고. (놀랬잖아 이 노인네야….) 아무튼 즐겁고 눈시울 붉어지는 통화가 끝나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와 나는 참 건강한 사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지난 30몇년간
정말 지지고 볶고 난리를 피운 소중한 결과긴 하다. (그래서
나는 무엇이 되었건 오래된 관계를 아주 소중히 여긴다.) 이 건강한
사이를 다른 무수한 말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 그 중 한 문장을 뽑자면 이렇다. ‘상대를 온전히 내버려 두는 것.’ 사랑하고
아끼는 사이라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그냥 내버려두고
상대가 온전히 자기 자신이길 응원하는 것. 그것이
건강한 관계로 나아가는 첫번 째 발걸음이라는 것을 나와 어머니는 20년 쯤 지지고 볶고 알게 된 것 같다. (엄마 맞지?) ‘Let yourself go’ 누군가 무작정 나를 응원하는 일도 어렵지만 자기 자신을
무작정 응원하고,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다.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고 대담함이 필요한 일이다. 2022년 첫 주가 벌써 이렇게 흐른다. 나는 얼마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인지 다시 한번 한 해를 다짐해본다. 양의 아주
아주 짧은 인스턴트 지식
마린. 60년생. 본명 Marlene Pena Lim. 필리핀 출신이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천재 소리를 들은 재즈 가수. 바다 건너 일본에서부터 필리핀까지 러브콜이 쏟아졌다고.
15살 부터 가수로 활동했고, 1981년 성인이
되자마자 일본으로 넘어가 소니와 전속 계약을 맺는다. 약 10년 간 소니에서 12장의 앨범을
작업했고, 이 후에도 다른 기획사와 앨범작업을 이어 갔다. 2011년 소니로 돌아와 다시 활동했고, 2013년에 제작한
[Marlene Sings Donna Summer]도나 서머 커버 앨범이 마지막 작품이다. Seawind.
미국 하와이의 재즈 퓨전 밴드. 관악기를
중심으로 주로 편곡하는 밴드다. 76년에 1집을 발표하고 82년 발표한
6번째 앨범이 위에 마린과 함께 작업한 [Summer Nights]다. Seawind는 이 이후로 세션 전문 밴드가 되어 활동을 이어갔다. 조지 밴슨, 마이클
잭슨, 어스 윈드 앤 파이어, 퀸시 존스
등의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들에게 연주도 제공하고 편곡도 제공한 어마어마한 밴드다. +[Just Like First Love] by Marlene With Seawind +[Summer Nights] by Marlene With Seawind
마린 누나의 2집이자 Seawind의 6집 앨범 [Summer Nights] 노래가
정말 좋아요! 양 season & work Movie by 단편극장 에이비의 감상 노트 2022년의 시작을 작업실에서 보냈다. 그냥 집에서 보내기 보다 여기서
보내고 싶었다. 작업실에서 보신각 종소리를 유튜브
라이브로 보고 괜히 책, 영화를 보며 밤을 새워 해가
뜨는 것을 보았다. 문득 2021년의 시작에 나는 뭐하고 있었나
싶어서 핸드폰 사진첩을 찾아보았다. 사진첩에는 아내가 보낸 새해 축하 메시지 영상과 자전거 배달하면서 고객들에게 보내는 인증사진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새벽 택배 아르바이트를 하는 양균은 갑자기 많아진 물량에 힘겨워 하며 회사에 지원 요청 전화를 한다. 담당자는 인력이 없어서 양균의 요청에 당황하다가, 겨우 수진을 추가 인력으로 양균에서 보낸다. 아직 택배 일이 익숙하지 않은 수진. 그런 수진과 함께 다니는 것이 양균은 싫지만은 않다. 그 동안 혼자 배달을 다녔던 외로움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꿈을 품고 살아가는 수진의 모습이 양균과 닮아서 였을까? 그렇게 힘들기만 했던 새벽 배송은 어느새 즐거운 일이 되었다. 올해는 검은 호랑이의 해라고 한다. 매번 신년이 되면 사람들은 ‘무슨 무슨 해’ 라는 이름으로 올해도 잘 보내기를 바라고 기도한다. 2021년의 시작에 나는 많이 힘들었다. 양균과 수진처럼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자전거 배달을 하면서 밤공기, 새벽공기를 마셔가면서 쉼 없이 패달을 밟았다. 답답하면 한 숨 크게 한 번 쉬고 달렸다. 배달 하면서 내가 보았던 것들, 느꼈던 것들은 돌아보니 공책 한 권을 채운 이야기가 되었다. 그렇게 달리고 달리다 보니 내
작업실이 생겼다. 나는 이제 더이상 자전거 패달을
밟지 않지만, 여전히 달리고 있다. 올해는 어떤 한해가 될지 나
스스로도 정말 기대 된다.
늦었지만 이 글을 읽는 모두들 Happy New Year! 이 말을 외치거나 읽는 순간만이라도 Happy 하길!! 에이비의 영화 포스트잇 2020년 왓챠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원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당시 나도 공모 사업에 참여해보려고
기웃거리고 있어서 당시 제작 지원 공모 내용이 얼핏 생각이 난다. ‘코로나 시국으로 힘든 이 시기를 담을 수 있는 이야기’가 주제였는데, 아쉽게도 나는 공모 시기에 맞출 수 없어서 공모를 포기 했었다. (당시에 일 벌려놓은 것이 이미
많았었다.) 그때 참여할까 잠시 생각을 품었던
것에서 내가 너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지 마치 내가 참여한 것 마냥 마음이 많이 가고 나에게는 괜시리 더 정감 가는 그런 작품이다. 김현철 감독의 경우 아직 어떤 필모가 있는지 찾아볼 수 없는데, 혹시 감독님의 다른 작품을 알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연락을 달라! (다른 작품들이 너무 너무 궁금하다!!!) 에이비 Novel by 단편서점 킬러, 조 기자 prologue: '킬러 조의 탄생' 1부: 13/16회 남자는 권총을 꺼내 살펴보더니, 옆에 놓여있던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검색했다. “흐음. 할아버지 성함이 조 민자 철자 맞으시죠? 조민철 선생님.”
“ 네, 맞아요. 이 총 진짜 맞죠?”
“네, 맞아요. 이거 진짜 총이에요.” 남자는 마치 명품 감정사가 진품이 맞다고 말하듯이, 진짜 총이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총이 있으니, 총알도 필요하시겠죠? 탄창에 채워드릴까요?” 남자가 물었다. 나는 “아니, 이게... 진짜 총이 왜 여기 있는 거죠?”라고 말했지만, 남자는 내 말을 신경 쓰지 않았다. 남자는 카운터 아래에서 총알이 담긴 상자를 꺼냈다. “총 쏘는 방법은 아시죠? 아무래도 장교 출신이시니까.” 남자는 내가 군 생활을 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제 나는 이 남자의 입에서 나올 다음 말이 무서워졌다. “아뇨, 저 이만 갈게요. 감사했습니다.” 나는 카운터 위에 흩어져있던 총과 탄창을 상자에 급하게 담았다. 그리고 상자를 들고 뒤로 돌아 다시 차가운 문고리를 잡았을 때... “혹시, 그 총을 사용하고 싶을 때, 편하게 찾아오세요. 살다 보면 그런 일 있을 거예요.” 남자가 말했다. 여전히 말투는 친절하고 따뜻했지만, 그의 말은 스테인리스 문고리보다도 더 차갑게 느껴졌다. 나는 그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손에 힘을 넣어 문고리를 돌렸다.
그런데. 월요일 오후 4시, 나는 다시 서울극장 앞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인포메이션을 거치지 않고, 곧장 엘리베이터에 타서 8층으로 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나는, 저번 토요일의 기억을 더듬었다 H관과 화장실을 지나쳐 ‘기관실’이라는 이름을 가진 빈방을 찾아 들어갔다. 여전히 그 공간은 기관실로도, 창고로도 이용되지 않은 채 방치되어있었다. 나는 방의 깊숙한 속에 숨겨져 있는 계단을 찾았다. 계단에 발을 올렸다. 그러자 지금까지 아무렇지 않던 기분이, 아니, 무어라 특정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한 화로 쿵쿵 뛰던 심장이 갑자기 두려움으로 바뀌어 뛰기 시작했다. 나는 심장이 조금 진정할 때까지 잠시 쉬었다가, 걸음을 이었다. 금속 문고리는 여전히 차가웠다. 문을 열자 토요일 저녁, 그때와 똑같은 풍경이 나를 맞이했다. 토요일과 오늘의 차이점은, 카운터 너머의 남자가 불쑥 찾아온 나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걸 사용하고 싶은 일이 생겼나 보네요. 그렇죠. 세상에 화나는 일은 너무 빨리, 자주 찾아오죠.” 남자가 친절하게, 하지만 의기양양한 말투로 말했다. “그러게요.” +글소개: 29살 조 기자의 성장형 액-숀 활극. 최현승 킬러, 조 기자 prologue: '킬러 조의 탄생' ![]() LIVE 청년 경제 강연 <나는 왜 돈이 없을까> 01 - 이선호 과학커뮤니케이터 / 6.28(월) "4차 산업혁명이 온다는데 온 거야 만거야" 02 - 김얀 작가 / 7.1(목) "사회초년생! 오늘부터 '돈'독하게 모아보자!" 03 - 김찬호 교수 / 7.5(월) "나는 왜 돈이 없다고 생각할까?" ![]() 창업자 인터뷰 <상인의 시간> 01 - 유형곤(우리동네세탁소) / 7.8(목) 02 - 조수형(싸군마켓) / 7.12(월) "파도가 칠 때는 업종변경을, 유통의 힘" 03 - 홍미선(땡스롤리) / 7.15(목)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를 하면" 04 - 코보리모토무&최영미(시:시밥) / 7.19(월) "두 사업자가 만나면" 05 - 장건희(육곳간) / 7.22(목) "이 시국에 정육점에서 소세지집까지 사업 확장" *해당 날짜에 업로드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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