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집에서 먹는’ 시대에 유명 셰프가 발견한 레스토랑의 활로 Newsletter Issue 50 18 Dec, 2020 ∙ 795 Subscribers 첫눈이 내렸다. 그날 밤도 달리기를 했다.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고 한 가지 생각을 했다. 한 가지 사실, ‘코로나19는 후각도 앗아갔다'. 마스크는 후각을 차단했다. 인간은 오감으로 세상을 인지하고 느끼고 파악한다. 슬프게도 세상을 감지하는 5가지 통로 중 하나가 예고 없이 폐쇄됐다. 첫눈 내린 날 공기가 어땠는지 종일 알지 못한 이유다. 귀가 직전에야 우연히 겨우 알 수 있었다. 첫눈을 허락한 공기는 차가운 만큼 대책없이 상쾌했다. 그렇다. 첫눈이 내리려면 공기의 승낙이 필요하다. 빗방울이 되지 않을 만큼 공기가 충분히 차가워야 한다.
한 가지 생각, ‘무언가를 원하면 무언가가 달리 보인다'. 달리기를 나섰을 때 소복이 쌓인 첫눈의 흔적을 만나지 않을까 기대했다. 애먼 기대였다. 눈이라기보다 진눈깨비 덩이만 이따금씩 보일 뿐이었다. 집에 돌아가고 있을 무렵 첫눈은 이미 잊은 상태였다. 고개 자락에 놓인 계단을 내려가고 있을 때였다. 왼쪽으로 벽면 밑동과 계단이 만나는 접촉면이 보였다. 접촉면을 따라 첫눈이 듬성듬성 쌓여있었다. 볕이 들지 못한 덕분이었다. 그 정도로 어두운 구석에 위치한 음지였다. 음지는 음지 그 자체가 표상하는 부정적 성향 때문에 인기가 없다. 그러나 내가 원했던 첫눈은 음지라서 보존됐다. 그렇다. 무엇을 원하느냐에 따라 현상은 얼마든지 다르게 판단될 수 있다.
첫눈의 날 정말 중요한 발견은 따로 있었다. 첫눈이 왔는데 눈싸움도 안 했고 눈사람도 만들지 않았다. 멋없게 세월을 보내고 있다. +하루에 50번씩 피드백을 확인합니다. 동물은 음식을 먹고 살지만 저는 피드백을 먹고 삽니다. 그렇습니다. 도큐 season & work 1. Food by ClubComb ‘집에서 먹는’ 시대에 유명 셰프가 발견한 레스토랑의 활로 [Peru/Lima] 2. Music by 을지로 도시음악 スノーフレイクの街角(스노우플레이크의 거리) by ANRI(杏里) 3. Event by season & work [LIVE] season & interview '일하는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 시즌2 기획 중 ‘집에서 먹는’ 시대에 유명 셰프가 발견한 레스토랑의 활로 [Peru/Lima] 바로 comber 페루의 수도 리마시에 있는 세계적 셰프 '가스통 아쿠리오'의 *세비체리아(Cevicheria) <라 마르(La Mar)>가 여름부터 배달과 테이크아웃 서비스를 시작했다. 알라카르트 요리들 외 시즌에 맞는 프로모션을 론칭하여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를 테면 페루에는 6월달에 ‘아버지의 날’이 있는데, <라 마르>는 이 시기에 해산물 바비큐 셋트의 배달 서비스를 프로모션했다.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행사를 의식한 서비스였다. 자택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홈 바비큐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트렌드와 맞물려 성공적인 프로모션이었다고 한다.
<라 마르>가 내세운 캐치프레이즈는 “지금까지 <라 마르>가 일상에서 이렇게나 가까이 있던 적은 없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주요 타깃이었던 <라 마르>.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을 기대할 수 없는 올해, 페루 지역민들에게 레스토랑을 좀 더 친숙하게 느껴주길 바라는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신선한 생선에 레몬을 곁들인 가게의 시그니처 상품 ‘세비체’는 맛과 모양의 ‘유효기한’이 아주 짧다는 점으로 인해 배달 서비스를 반경 4km 이내로 한정하는 등 영업전략상의 한계는 있다.
페루에서는 2020년 3분기부터 최대수용 인원을 통상의 40%로 억제하는 조건부로 점포영업을 허가했다. <라마르>도 가게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페루식 해산물 전문점 콤버노트 코로나 때문에 외식업계에서는 테이크아웃과 배달 서비스가 필수 불가결이 되었다고 하는 시대다. 여기서 문제는 가게에 들어가 앉아서 먹을 수 있던 음식을 집으로 스스로 가져오거나, 누군가가 가져다주면 먹겠다는 단순한 논리에 갇혀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집에서는 집에서만 발생하는 일들이 따로 있다. 집에서만 만나는 사람이 따로 있다. 집에서만 기념하는 활동이 따로 있다. 집에서만 가능한 일들이 다 따로 있다. 사례로서 제시된 ‘라 마르’의 ‘아버지의 날’ 기념 해산물 바비큐 셋트 프로모션이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테이크아웃이든 배달이든 “집에서 드세요”라고 말을 걸려면, 다시 한 번 ‘집’에 대한 이해를 도모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 아닐까. 저명한 셰프는 요리에 대한 이해를 넘어, 그 요리를 접하는 사람에 대한 이해까지 겸비해야 한다는 점을 가스통 아쿠리오의 통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スノーフレイクの街角(스노우플레이크의 거리) by ANRI(杏里) 양의 아주 아주 주관적인 감상 눈이 왔다. 매번 올해 첫눈은 1월에 내린 게 첫눈이냐 12월에 내린 게 첫눈이냐 논란이 있지만, 그냥 편의상 첫눈이라고 하자. 뭐 아주 기다렸다는 듯이 이 곡을 꺼내 들었다. <スノーフレイクの街角> 직역하면 ‘눈송이 내리는 길모퉁이’ 정도다. 일전에도 소개한 ANRI의 겨울 노래. 우리가 음악 전문가는 아니지만, 곡을 들었을 때 풍기는 분위기 정도는 눈치 챌 수 있다. 슬픈 기분의 곡인지, 신나는 기분의 곡인지 정도는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곡은 어떤 분위기의 노래인지 단번에 파악하기가 좀 쉽지 않다. 물론 가사를 뜯어보면 무슨 이야기의 곡인지 알기 쉽겠지만 노래에는 보컬 말고도 다른 악기소리도 있지 않은가. 미디엄 템포 위로 시원한 브라스 사운드와 전자 피아노 소리가 곡을 연다. 아주 펑키한 스타일의 베이스도 자리하고 있는데, 악기 구성만 보면 아주 신나버리는 노래지만 막상 곡의 진행은 그렇지 않다. 약간 신나는데 슬픈 그런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들어보면 무슨 말인지 공감이 갈 것. 가사의 내용을 살펴보니 역시나 그 기분이 맞아 떨어졌다. 1절은 연인일 때의 행복을, 2절은 아이쿠 헤어졌네 슬프다…. 같은 이야기다. 뭐 이런 양념 반 후라이드 반 같은 이야기를 하려해서 인지 악기의 구성이나 곡의 연출이 좀 반반인 느낌이었나?
그래 무슨 연애야 다 헤어져!!! 양의 아주 아주 짧은 인스턴트 지식
안리는 일전에도 소개했듯 아주 유명한 아이돌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부르면서 유명해졌다. 워낙에 이국적인 외모에 가창력이나 퍼포먼스가 뛰어났고, 일찍이 실력 있는 프로듀서들이 좋은 곡들을 퍼줬다. 약간 아이유 같은 존재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 실력 있는 프로듀서 중 하나가 '카도마츠(角松敏生 Kadomatsu Toshiki)' 선생님이다. 카도마츠가 안리에게 준 곡만 50곡이 가까이 되고, 안리에게 준 곡을 카도마츠 선생님이 다시 부르기도 하고 뭐 아무튼 간에 유대가 아주 깊다.
관련 링크들을 아래에 달아 둘 테니 ANRI에 입덕 하시길. 아 카도마츠 선생님에도 입덕 하시길. 양 season & work ![]() [LIVE] season & interview "일하는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 season01 : 전문가(3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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