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라박다 25 Feb, 2022 ∙ 1476 Subscribers |
|
|
지금 내가 가진 것 중 가장 높은 가치는 시간이다. 젊기 때문이다. 팔 수만 있다면 트럼프도 줄 설 것이다.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내 젊음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가 최근 내게는 화두였던 것 같다. 그래서 올해는 좀 더 내가 이루고 싶은 방향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를 내던지기로 했다. (많이 아프다.)
들어오는 일을 전부 차단할 순 없지만 작년처럼 예스맨은 아니된다. 두 가지 기준이 생겼다. 1)그 일을 하면서 소비하는 1개월이 내 30대의 1개월 가치를 하는가. 2)내가 정의한 커리어 방향성에 납득할 만큼 부합하는가. 거만하게 들리지만 나라도 내 젊음의 시간을 높게 쳐줘야지 어쩌겠나 싶다.
덕분에 주머니가 점점 쓸쓸해지고 있다. 그럴수록 지금 내 시간과 돈을 전문용어로 ‘꼬라박는’ 개인 프로젝트가 더 가치있다고 믿는 수밖에 없다. 어떠한 결과로 보상 받지 못해도 괜찮다. 목적은 40대에 후회하지 않기니까. 그래도 클라이언트 님 저를 잊지 말아주세요.
+하루에 50번씩 피드백을 확인합니다. 동물은 음식을 먹고 살지만 저는 피드백을 먹고 삽니다. 그렇습니다. (피드백은 뉴스레터 하단에 위치)
|
|
|
1. Music by 을지로 도시음악
It Seems To Hang On by Ashford & Simpson
|
|
|
3. Novel by 단편서점
킬러, 조 기자 2부: '킬로 조의 첫 살인'(4회)
|
|
|
4. Event by season & work
창업자 인터뷰, <상인의 시간>
청년 경제 강연, <나는 왜 돈이 없을까> |
|
|
갬성적이었던 저번 주 레터를 뒤로하고 다시 싱글 바이닐 리뷰로 돌아왔다. 네번째 ‘도넛반’의 주인공은 애쉬포드 & 심슨 이라는 가수다. [Is It Still Good Ya]라는 정규 앨범의 수록곡인데, 커버만 보고는 여자 두 명이 누워있는 줄 알았다. 알고보니 장발의 애쉬포드 성님… 장발이라 얼핏 보기에도 여성적인 면이 있는데 목소리도 굉장히 미성이다. 그래서 두 부부가 고음에서 더블링을 하는 부분은 항상 재밌게 들린다.
기본적으로 펑키하고 디스코리듬을 주로 사용한다. 브라스 사운드가 시원시원하게 사용되었고, 특히나 베이스라인이 통통 튀는 게 절로 목을 흔들게 된다. Ashford & Simpson 이 작곡하는 곡들은 R&B 성향도 강해서 듣기에 불편함이 별로 없다는 것도 좋은 점이다.
Ashford & Simpson Nickolas Ashford 와 Valerie Simpson 둘은 부부다. (5초안에 부부 가수 다섯개를 말하시오. 5..) 사실 그 둘은 작곡가이기도 하면서 연주자이기도 하다. 가수로 데뷔한 건 1973년이지만 그 전부터 음악 활동을 해왔다. 65년부터 둘은 공동 작업으로 가수에게 곡을 파는 작곡가였고, 유명한 가수들에게 좋은 곡을 주는 실력 있는 작곡가였다. 이 레터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 Aretha Franklin 이나 Ray Charles, Marvin Gaye, The Brothers johnson, Diana Ross같은 이름있는 가수들에게 곡을 줬다.
73년부터는 주로 작곡한 노래를 직접 불렀다. 그것도 듀엣으로! 특히 유명한 곡은 <Solid>, <Found A Cure> 등이 있고, 앨범 [Is It Still Good Ya](1978)와 [Solid](1984)는 발매당시 R&B 부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총 14개의 정규 앨범을 함께 작업했고, 2009년에도 컴필앨범을 작업했지만 안타깝게도 2011년 남편 애쉬포드가 죽었다.
|
|
|
감독 이제훈
출연 정해일, 김다예, 이동휘, 탕준상, 표예진
개봉 2021
길이 36분
|
|
|
<언프레임드> 시리즈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시리즈', 국내 드라마 및 예능은 '티빙', 최근 화려하게 부활한 SNL을 앞세운 '쿠팡 플레이' 등 ‘대OTT의 시대’에 맞춰서 여러 플랫폼이 각자의 스타일을 앞세워서 여러분에게 구독을 강요하고 있다. (좋아요, 알람설정 강요 안하는게 다행) 몇몇 분들은 이미 짐작을 했겠지만, 나는 단편극장을 쓰면서 왓챠를 정말 많이 애용하고 있다. 왓챠가 작년 초부터 단편으로 집중을 하더니 작년 말에는 <언프레임드>라는 자체 프로젝트까지 진행하였다.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 네 명의 배우가 프레임에서 벗어나 직접 이야기를 쓰고 연출한 숏필름 프로젝트이다. 이번 2월 동안은 이들이 만든 흥미진진한 단편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에이비의 감상 노트
과거 사진 찍는 일을 좋아하였지만, 지금은 꿈을 접고 운전기사로 알바를 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고민으로 가득한 취준생 찬영. 그런 찬영을 곁에서 응원하면서 찬영이 취업이 아니라 꿈을 향해 달려가길 원하는 여자친구 지은. 둘은 반지하에서 살면서 소박한 행복을 꿈꾼다. 어느 날 주식으로 큰 돈을 번 고등학교 동창 승민을 우연히 카페에서 만나게 되는 찬영은 주식 투자로 성공한 승민의 모습에 반하여 주식에 뛰어들게 된다. 소박한 행복을 이루기 위해.
최근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 가면 10위 권에 들어가있는 책들 중 대부분이 주식, 비트코인, 메타버스나 NFT 투자에 관한 책들이다. 2-3년 전에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와 같이 팍팍한 현실에 위로를 해주는 책들이 베스트셀러 안에 있었는데,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영향 때문인지, 너도 나도 돈에 대해 갈망하고 그것을 직접적으로 표출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은 영화 속 금수저 아들이 이야기한 것과 같다.
“아저씨, 주식으로는 돈 못 벌어요. 그냥 성실하게 일하세요.”
맞다, 주식으로는 큰 돈을 벌지 못한다. 내 주변에도 주식, 코인 등에 투자한다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있는데,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있을 수도 있지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같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걸 알고 있음에도 주식, 비트코인 등에 매달린다. 좀 더 나은 삶을 희망하며.
늘 집에 오면 웃고 있는 찬영의 모습을 보았지만, 주식을 시작한 뒤로는 찬영의 웃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지은은 카메라에 찍힌 찬영의 웃는 사진을 달라고 부탁하게 된다. 하지만 그 카메라 마저 중고 거래로 팔아버린 찬영. 더 웃을 일이 많은 삶을 살고 싶어 주식을 시작하였는데, 현실은 찬영의 웃는 사진이 담겨 있는 카메라를 팔아야 하는 아이러니. 우울함을 상징하는 블루와 행복을 뜻하는 해피니스를 합친 제목처럼 이런 아이러니가 가득한 것이 요즘 20-30대의 삶인 것 같다.
주식이나 투자를 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본인과는 다른 삶의 이야기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쓰나미처럼 변화하는 이 자본주의 사회를 버티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일이다. 나 역시 밥벌이에 대한 고민을 품은 채 찬영, 승민 그리고 여러분들과 똑같이 오늘도 자본주의의 바다를 헤쳐나간다. (우리 모두 화이팅!)
에이비의 영화 포스트잇
<언프레임드> 시리즈는 이번 작품을 연출한 이제훈 배우로부터 시작되었다. 평소 연출에 관심이 많았던 이제훈 배우가 본인의 작품을 찍어보고자 시작한 프로젝트로 이후 비슷한 마음을 가진 배우들과 함께하면서 더 큰 프로젝트가 되었다.
이제훈 배우는 평소에 인연이 닿았던 배우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아 작업한 작품이라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들을 끌어내고자 노력을 많이 했다고 한다. 특히 주인공 찬영 역은 정해인 배우를 생각하며 몇 달 동안 정해인 배우의 작품들을 보면서 시나리오 작업에 집중하였는데 그런 이제훈 배우의 열정 덕분이었을까? 찬영 역을 맡은 정해인 배우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장문의 카톡을 보내 꼭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이번 작품에 노개런티로 출연하게 되었다. 두 배우의 시너지 덕분인지 함께 출연한 이동휘, 김다예, 탕준상, 표예진 배우들의 열연 또한 매우 인상 깊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너무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능숙한 감정선의 밀고 당김이 인상적이다. 마치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감독이 연출한 것 같은! 정말 배우들이 이렇게 연출을 잘하면 감독들은 어떡하란 말인가! (감독들이 연기를 해야하나…?!)
이번 <블루해피니스>를 끝으로 왓챠가 진행한 숏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의 이야기가 끝이 났다. 솔직히 배우들이 연출을 한다고 해서 가볍게 생각하고 보았다. 하지만 너무나 깊이 있는 연출과 이야기들로 적지 않게 충격과 배움을 받은 시리즈였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 학벌과 여러 시스템에 벗어나서 스스로가 영화 감독이 되어 보겠다고 발버둥 치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편견에 사로잡혀 잠시 잊었나 보다. 영화가 담고 있는 메세지를 넘어서 ‘배우가 이렇게 감독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만 하더라도, 자신의 꿈을 마음 속에만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큰 용기를 줄 수 있는 프로젝트였지 않나 싶다. 참 세상은 이렇게 다양하고 재밌다.
에이비 |
|
|
<킬러, 조 기자>
2부: '킬로 조의 첫 살인'
4회
이미 수진 씨는 죽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뭘 어떻게 하자는 거지?
깊은 새벽, 스스로 죄책감이 담긴 질문을 던지던 용희는 엉뚱한 데서 답이 될 만한 것을 찾았다. 아주 가까이에 있었다. 지금 용희가 누워있는 침대의 바로 아래. 반년 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손녀딸에게 남긴 마지막 선물이었다. 그건 바로 권총. 갑자기 등이 서늘해졌다. 분명, 자신의 등과 총 사이에는 매트리스라는 장벽이 있음에도 검은색 권총 몸체의 묵직하고 차가운 촉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했다.
‘아침 일찍’이라는 말보다 ‘새벽’이라는 말에 더 가까운 시간. 오피스텔에 불이 켜졌다. 용희는 밤새 묘한 흥분감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깨다 잠들기를 몇 번 반복하던 용희는 결국 침대에서 몸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마신 커피가 유난히 쓰렸다. 생각해보니 어제 먹은 음식이라고는 식빵 조금이 전부였다. 용희는 배달 어플로 아침 식사를 주문한 다음, 침대 밑에서 숨겨놓은 상자를 꺼냈다.
상자 안에는 몽블랑 만년필과 발터 PPK 권총 한 정, 권총 소음기, 빈 탄창 두 개와 총알 세 개 그리고 명함 한 장이 들어있었다. 용희는 손을 뻗어 권총을 쥐었다. 차가웠다. 아니, 서늘했다. 총이라는 물건을 잊고 지낸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손에 쥐자마자 ‘서울극장 9층’에서 김원진이라는 남자와 나눴던 대화 내용과 총에 대해 받았던 짧은 교육들이 떠올랐다.
월요일 아침, 용희는 출근하자마자 이 선배의 자리를 찾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선배는 사람 좋은 웃음으로 “오, 정치부 조용희 기자님. 오랜만~.”이라고 말했다. 인사를 받은 용희는 아무런 말도, 표정도 없었다. 이 선배도 용희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눈치챘다.
“야, 조용희. 무슨 일 있어?”
이 선배가 물었다. 용희는 한숨을 내쉬고는 주간지를 내밀었다. 지난 토요일에 나온 주간 고려였다. 이 선배의 눈가가 살짝 움찔거렸다.
“뭔데?”
이 선배는 용희가 건넨 주간지를 받았다. 용희가 접어놓은 페이지가 있었다. 인천 어린이집 대마초 사건 용의자의 자살사건 꼭지였다.
“왜 말 안 했어요.”
용희가 물었다.
“야, 조용희. 네가 내 선배야? 아니면 뭐, 부장이라도 되냐? 아니면 뭐 저기 청와대에서 빨간펜 선생님 하라고 보냈어? 내가 내 기사 쓰는데, 너한테 일일이 보고해야 하냐고.”
이 선배가 말했다.
“지금 제 말이 그게 아니라는 거 알잖아요.”
“말을 해야 알지, 그게 뭔지 내가 어떻게 알아?”
두 사람의 말에 감정이 실리자 목소리가 커졌고, 주변의 시선을 모여들었다. 분위기를 파악한 이 선배가 눈짓으로 용희에게 주변을 둘러보라고 했다. 용희도 뒤늦게 눈치챘다. 두 사람을 자리를 옮겼다.
+글소개: 29살 조 기자의 성장형 액-숀 활극.
최현승 |
|
|
<킬러, 조 기자> 1부, prologue: '킬러 조의 탄생'
|
|
|
<카페, 커피그림> 연재완료
+글소개: 29살 정민과 27살의 상민의 여름 날. 그리고 카페 ‘커피그림’의 이야기입니다.
|
|
|
LIVE 청년 경제 강연 <나는 왜 돈이 없을까>
01 - 이선호 과학커뮤니케이터 / 6.28(월) "4차 산업혁명이 온다는데 온 거야 만거야"
02 - 김얀 작가 / 7.1(목) "사회초년생! 오늘부터 '돈'독하게 모아보자!"
03 - 김찬호 교수 / 7.5(월) "나는 왜 돈이 없다고 생각할까?"
|
|
|
제철과일 season & work heavyfeather.docu@gmail.com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