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은 시간을 재촉했다. 용희는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다 보니 한주가 금방 흘러서 다음 주가 금방 돌아왔다.
다시 월요일이 되고 화요일이 되어도 용희는 다음 취잿거리를 찾지 못했다. 결국, 저번주 주간 고려를 꺼내서 살펴봤다. 주간지 한 장, 두 장까지는 천천히 살펴보다가 몇 장씩 한 번에 넘겼다. 용희도 얼마 전까지 주간고려의 사회부에 있어서 알지만, 대부분의 기사가 신변잡기식 내용이었다. 용희는 얼른 정치 기사를 보려고 빠르고 넘기고 있었는데, 눈을 사로잡는 페이지를 만났다. 이 선배가 부장에게 넘겨받은 기사가 그대로 실린 ‘인천 어린이집 대마초 사건’
용희는 스마트폰을 열어 이 선배의 이름을 검색했다. 저번 주 목요일이 마지막 통화가 있었다. 용희는 아무렇지 않게 이 선배의 이름을 눌러 전화를 걸려다가 손가락을 멈췄다. 스마트폰 화면을 껐다. 정확히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직감이 다가왔다. 금요일이 되고 주말을 코앞에 두어도 이 선배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
주말 아침, 용희의 집 앞에 주간고려가 도착했다. 잡지를 주워 들어 펼쳐본 용희는 페이지를 몇 장을 빠르게 넘겼다. 용희가 찾은 건 자신이 작성한 기사가 아니었다. 이 선배의 이름 세 글자, ‘이용호’라는 이름으로 된 ‘인천 어린이집 대마초 사건’ 기사였다. 역시, 이번에도 있었다. 다만 4분의 1페이지 정도로 저번보다 분량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이렇게 끝까지 열심히 취재하는 척하면서 이 사건을 흐려놓은 다음, 마무리하려는 것 같았다.
다시 월요일이 찾아왔다. 용희는 출근하자마자 이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선배는 신호가 세 번 정도 울리고 나서 전화를 받았다.
“선배, 오늘 출근하세요?”
이 선배가 전화를 받자마자 용희가 물었다.
“그럼, 월급쟁이가 다른 날은 몰라도 월요일에는 출근하지, 안 하냐? 무슨 일이야?”
이 선배는 언제나처럼 유쾌하게 전화를 받았다. 용희는 점심이나 먹자고 연락했다고 했다. 이 선배는 잠시 생각하는 듯, 시간을 두고 나서 그러자고 했다. 그리고 점심시간에 둘은 회사 근처 냉면집에서 만났다.
“갑자기 무슨 일이야? 너 설마 카드 놓고 와서 밥 사달라고 나 부른 거 아냐?”
이 선배가 말했다. 용희는 이 선배가 애써 유쾌한 척, 농담을 던지며 시선을 흐리는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알았어요? 농담이고, 그냥 요즘 바빠서 자주 보지 못한 것 같아서요.”
용희와 이 선배는 이야기 나누나 마나 하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러다 짧은 정적이 찾아왔고, 그 틈을 타서 용희가 물었다.
“선배, 그... 부장 뒤 따라가 본다고 했잖아요. 뭐 없었어요?”
+글소개: 29살 조 기자의 성장형 액-숀 활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