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LOVE DEATH + ROBOTS> 시리즈
‘사랑과 죽음을 동시에 말하면 이야기가 된다.’라는 말이 있다. 고대 그리스 호메로스Homeros의 <오디세이아Odysseia>부터 톨스토이Leo Tolstoy,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등 위대한 고전들은 이 구성을 벗어나지를 않는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 구성에 로봇이라는 SF를 더하면 어떻게 될까? 이 현대적이고 발직한 상상을 한 두 명의 감독이 있다. 헐리우드에서 VFX 특수효과장인으로 유명한 감독 팀 밀러Tim Miller와 영화 <세븐se7en>, <파이트 클럽Fight Club> 등으로 유명한 감독 데이비드 핀쳐David Fincher. 이들은 CGI FX 분야 탑인 블러 스튜디오Blur Studio와 협업하여 전 세계에 본인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근질근질한 감독들을 찾아 성인 애니메이션 앤솔로지 시리즈를 제작하는데, 그것이 바로 <LOVE DEATH + ROBOTS> 시리즈이다. 2019년 처음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했을 때, 생각보다 엄청난 인기와 파장으로 어느덧 2022년 시즌3까지 공개가 되었다. 그래서 각 시즌 별로 두 작품 씩 뽑아서 6주 동안 여러분에게 소개해 볼까 한다.
소설, 만화 그리고 영화와 같은 다양한 미디어로 제작되어 온 <타잔Tarzan>과 <정글북The Jungle Book>은 누구나 한번쯤 접해 보았을 익숙한 이야기이다. 예측할 수 없는 모험으로 가득한 이 두 이야기는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있다. 순수한 이야기 그 이면에는 아프리카 지역 원주민들의 문제를 백인 남성이 나타나 해결해 준다는 백인 우월주의가 감추어져 있다. 유럽인, 혹은 미국인이 중심에 있다는 시각을 은연 중에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근대화’라는 명목으로 그들의 문화와 사회 체계를 강요하고 정당화한다.
근대화 [ Modernization, 近代化 ]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가치관 등의 모든 면에서 전반적으로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어 후진적인 상태에서 보다 향상된 생활조건을 조성해 가는 과정
근대화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부정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역사학을 배우면서 가장 아이러니하다고 느꼈던 말 중 하나가 이 ‘근대화’였다. 흔히 근대화 이전의 것들은 낡고 쓸모 없는 것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발전된 근대화 기술은 근대화 이전의 신라 시대 에밀레종, 석굴암, 황룡사지 9층 목탑을 똑같이 구현하지 못할 뿐더러 복원조차 하지 못한다. 복원은 커녕 이해도 제대로 하지 못해 학자들끼리도 의견이 분분한 경우가 많다.
어쩌면 근대화는 유럽, 미국의 강대국들이 그들의 방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야만적인 행위는 아니었을까. 마치 이 작품에서 구미호가 기계에만 흥분하는 영국인 총독 때문에 강제로 전신을 기계로 교체 당하는 것처럼.
무엇이 잘났고 못났음을 겨루고자 함이 아니다. 모든 문화와 문명, 사회는 나름의 이유로 발전해왔고 그럼으로 존중 받아야 마땅하다. 이 의견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언젠가 당신이 믿고 있는 것에 의해 사냥 당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