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Sep, 2022 ∙ 1535 Subscrib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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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코 뜰 새 없다'라는 말은 누가 지었을까. 얼마나 바쁘면 무의식 영역인 눈과 코를 여는 것마저 잊을까. 이를 실감하는 요즘이다. 지난 목요일도 아침부터 밤까지 눈코 뜰 새 없었다. 오전부터 저녁까지 에이비 감독과 편집하고, 저녁부터 밤까지는 또 다른 작업을 했다. 이후 뉴스레터를 보내니 밤 11시 30분.
보상이 필요했다. 술이 없단 걸 알면서 혹시나 싶어 냉장고를 열었는데 400ml 페트병 소주가 있었다. 소주를 즐기지 않아서 몇 개월째 거기 있던 고마운 녀석이었다. 위스키처럼 두 잔만 홀짝 거려야겠다는 마음에 꺼냈다.
눈앞 모니터엔 유튜브를 아무거나 켜놓고, 왼손으론 스마트폰을 보고, 오른손으론 소주를 마셨다. 이렇게 한심한 모습이 또 있을까. 그런데 정말 행복했다. 소주가 원래 이렇게 맛있었나. 한 병 다 마셔버렸다. 기분 좋은 취기에 침대로 가서 누우니 새벽 1시 30분. 잠깐 기절하니 다음 날 아침이었다. 개운했다. 결론. 비상용 소주를 창고에 몇 병 사둬야겠다. 위스키 안 부럽다. 위소주키. 이렇게 또 아저씨가 된다.
+하루에 50번씩 피드백을 확인합니다. 동물은 음식을 먹고 살지만 저는 피드백을 먹고 삽니다. 그렇습니다. (피드백은 뉴스레터 하단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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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usic by 을지로 도시음악
The Trooper by Iron Mai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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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Novel by 단편서점
킬러, 조 기자 2부: '킬로 조의 첫 살인' -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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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rooper
by Iron Mai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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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가을 맞이 외도 : 메탈 여행’이 벌써 4번째다. 벌써 70년대의 메탈사운드를 소개해야 할 때가 왔다니! 지난주 메탈리카와 같은 스래시 메탈에 영향을 준 선배들을 소개할 시간이다.
60년대 하드록 밴드들은 새로운 음악을 계속 시도해왔다. 기존의 음악인 블루스를 섞기도 하고, 블루스를 배제하기도 하면서 정말 다양한 형태의 사운드가 실험적으로 쏟아져 나온 시기였는데, 그 중 하나가 ‘헤비 메탈’이다.
헤비 메탈은 60년대 후반 70년대 중반까지 디스코 펑크나 팝을 다 제껴버리고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는데, 77년 Bee Gees의 <Saturday Night Fever> 가 동명의 영화와 함께 초대박을 치면서 메탈의 불씨가 사그라들고, 전 세계에 디스코가 지배를 해버린다.
대중음악의 흐름은 그때 당시에도 미국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기에 메탈이 가고 디스코가 오는 거대한 흐름은 꽤 오래 지속 되었지만, 갑자기 바다건너 영국에서 헤비 메탈의 부활 신호탄을 쏴버린다. 이런 음악적 흐름을 “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 이라고 불렀다. 줄여서 NWOBHM.
이번에 소개하는 Iron Maiden이 NWOBHM의 중심에 있는 밴드다. 정말 대다수의 리스너들이 디스코를 들으며 가볍고 통통 튀며 흥겹게 춤추고 있는 시대에 무겁고 우울하고 진지하며 파괴적인 헤비 메탈로 대중을 돌아오게 만들었다. 디스코에게 전면 전쟁을 선포한 헤비메탈 전사가 결국 고지에 깃발을 꽂고 말았다. 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아주 박살나는 곡이다.
양의 아주 아주 짧은 인스턴트 지식
Iron Maiden. 영국을 대표하는 메탈 밴드. Judas Priest 같은 밴드와 나란히 있는 아주 유명한 밴드다. 75년 베이시스트인 Steve Harris가 결성했다. 해리스 아저씨는 베이스도 치고, 곡도 작업하면서 밴드의 리더로 역할을 해왔다. 보컬과 기타, 드럼은 하도 바뀌어대서 복잡하지만 현재 보컬은 제일 인기가 많았던 Bruce Dickinson이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기타 사운드를 보통 두 대 까지만 운영하는데, 세 대 까지 운영하면서 트리플 기타 사운드를 쓴다.
앨범 자켓에는 항상 해골바가지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밴드의 마스코트다. 이름은 에디(Eddie the Head). 공연에도 항상 등장하며, 지금의 Iron Maiden이 있는데 일조한 소중한(?) 캐릭터다. 뭐 아무튼 메탈이라는 장르의 모습을 캐릭터로 잘 만들어 낸 느낌. 기묘한 이야기 시즌 4 를 보면 나오는 헬파이어의 대장이자 메탈 밴드 멤버인 ‘에디’가 여기서 이름을 따왔을까 궁금해진다.
반면에 한국에 Iron Maiden이 들어올 때는 에디가 그려진 자켓이 심의에 걸리는 바람에 속지로 대체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도 그럴것이 한국에서는 너무 과한 컨셉 때문에 대중에게 사랑받지 못했다. 메탈이 사랑받는 아주 상징적인 의미이면서 동시에 대중적일 수 없는 이유를 여실히 보여주는 캐릭터.
저번에 소개한 메탈리카와 좀 사이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데, 공식적으로 싸운 일은 없었지만, 메탈리카의 연주력이 엉망이라고 공식적으로 디스를 한 적이 있다. 물론 메탈리카의 연주력 논란은 본인들 포함 일정 인정하는 부분… 특히 드러머..가..
완규형이 부르는 <Trooper> 꽤 훌륭하게 커버하심.
메탈이 한 번 죽고 나서 관짝 뜯고 나온 메탈 답게 아주 호방하고 시원하고 세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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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노상윤
주연 안유진, 가을, 레이, 장원영, 리즈, 이서
개봉 2022
길이 2분
관람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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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의 감상 노트
유난히 여름이 짧게 느껴지는 올해다. 잠시 몽골 한 번 갔다 왔을 뿐인데 여름의 대부분을 날려버린 느낌이다. 이렇게 말하는 나를 보면 여름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계절 중에 여름을 가장 꺼려 한다. 워낙 몸에 열이 많아 여름철 내내 직접 생산한 소금에 절어 있고 여름철 기승을 부리는 모기, 파리를 정말 싫어한다. (모기, 파리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 그래서 언제나 여름철 촬영을 피해왔고, 여름의 모습이 필요한 촬영은 여름이 끝나갈 무렵에 ‘여름인 척’하면서 촬영을 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얼떨결에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다 보니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름에 촬영을 했다. (한국과 기후가 다른 몽골 촬영도 여름 촬영으로 쳐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촬영을 시작한 지 5분 만에 내 몸의 수도꼭지들이 열렸고 나는 사우나에 갔다 온 것처럼 축축해졌다. 이런 상황이 싫어서 그동안 여름 촬영을 피했는데, 이상하게 불쾌하지 않고 상쾌했다. 햇살과 푸른 나뭇잎들. 그동안 ‘여름인 척’ 촬영했던 터라 잊고 있었던 싱그러움을 느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 여름만 “여름이었다” 하면서 감성적으로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그 눈부시도록 쨍하고 감당할 수 없는 맑고 투명한 싱그러움이 지나고 보면 너무 아련한 기억으로 자리를 잡는다.
햇빛에 그을린 내 팔을 보면서 다음 여름이 조금 기다려지는 것 같다.
에이비의 영화 포스트잇
MZ세대 대표 그룹이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는 아이돌 아이브IVE의 컴백 프로모션으로 진행된 아트 필름이다. 최근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도 그렇고 인디뮤지션 검정치마까지 여러 뮤지션들이 뮤직비디오의 영역을 넘어서 필름의 영역까지 진출하는 모습이 보여진다. 작품에서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음악이라 뮤지션들이 그들의 창작물을 이용해서 사운드가 중심이 되는 더 다양한 작품들이 많아질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런 흐름에 굉장히 기대가 된다)
다양한 아트 필름을 제작하는 하우스오브팀, 필름바이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노상윤 감독과 <보건교사 안은영>의 원작자 정세랑 작가가 함께 작업한 작품이다. 정세랑 작가는 아이브 맴버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글을 썼고 노상윤 감독은 그것을 여름의 이미지와 연결을 시켜서 작업을 했다고 한다.
보통의 아이돌 그룹의 컴백 티저는 화려하고 직관적인데 이렇게 감성적으로 제작해서 소속사인 스타쉽엔터테이먼트Starship Ent의 담당자는 굉장히 걱정했다고 한다. (심지어 섭외한 것을 후회까지 했었다고) 하지만 예상과 달리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적으로 엄청난 호응을 얻었고, 이전 노래 <러브 다이브Love Dive>가 다시 멜론 차트 1위로 역주행까지 하여 앞으로 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이러한 마케팅에 집중하지 않을까 싶다.
에이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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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조 기자>
2부: '킬로 조의 첫 살인'
-죄송합니다. 본업의 혹독한 여파로 이번 주는 휴재합니다.-
+글소개: 29살 조 기자의 성장형 액-숀 활극.
최현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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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조 기자> 1부, prologue: '킬러 조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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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커피그림> 연재완료
+글소개: 29살 정민과 27살의 상민의 여름 날. 그리고 카페 ‘커피그림’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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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과일 season & work dokucit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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