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시에서 약 60km 떨어진 자르갈란트 마을. 그곳에 정착한 몽골 유목민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을 도와 온 사람들. 2002년부터 시작된 이야기. 20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바뀌었나. 몽골 유목민은 왜 정착을 시작했을까.
지난 7월몽골에서 AB (<단편극장>을 담당하고 있다.) 와공동감독으로참여한다큐멘터리 <자르갈란트의노래The Song of Jargalant> 티져가나왔다. 본편편집이완료되면공식트레일러도공개할예정이다. 애절하게바라건대 12월중순에는완성할수있을것이다. 나부터얼른보고싶다.
+하루에 50번씩 피드백을 확인합니다. 동물은 음식을 먹고 살지만 저는 피드백을 먹고 삽니다. 그렇습니다. (피드백은 뉴스레터 하단에 위치)
도큐 season & work
1. Musicby 을지로 도시음악
I’ll Never Be The Same by Eddie Higgins Trio
2. Movie by 단편극장
정장
3. Novel by 단편서점
킬러, 조 기자 -휴재(3부 작성 중)-
Music by 을지로 도시음악
I’ll Never Be The Same
by Eddie Higgins Trio
양의아주아주 주관적인 감상
사실 요즘 멘탈적으로 쉽지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일에 치이면서 대학원을 다닌다는 것이 매우 쉽지만은 않다. 사실 일상을 포기하면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겠지만, 일상을 포기하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일도 학업도 연애도 놀이도 다 붙잡고 싶었지만 항상 그 아찔한 밸런스 게임, 그게 잘 안되는 것 같다.
특히나 요즘 학업 전선에서 배우는 각종 정신치료나 사회심리학에서 많은 멘탈 데미지가 있다. 물론 너무 흥미롭고 재밌게 배우고 있지만 데미지를 입는 이유는 사람들이 왜 멘탈적으로 힘든지 알아가는 과정에서 자꾸 나의 경우들이 상기되기 때문.
지구 전체에 작고 큰 국가들부터 아주 작은 단위의 집단인 가족에 이르기 까지 모든 인류의 역사가 흐르는 데에는 항상 이전 세대와 다음 세대가 존재한다.(갑자기?) 같은 집단에서 태어난 두 세대는 왜 이렇게도 생각하는 게 다르고 서로 이해하기 어려울까?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두 세대가 어우러져 역사가 흐른 경우도 있겠으나, 그 상당 부분 이면에는 이전 세대가 다음 세대를 억압하는 양상이 있고, 다음 세대가 이전세대를 부수고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는 저항의 양상이 있다. 꽤 폭력적으로 보인다.
이를 ‘아버지 죽이기’ 라는 더 폭력적인 문장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이런 극단적인 표현이 필요한 만큼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철학에서는 스승의 철학과 논리를 반박하고 비판하면서 새로운 철학과 논리를 펼쳐 나가는 것을 뜻한다. 절대 이전과는 같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결사 항전 느낌인 걸까.
양의 아주 아주 짧은 인스턴트 지식
Eddie Higgins. 미국 32년생 2009년에 돌아가셨다. 재즈계에서 유명한 사람은 수두룩 빽빽하지만, 굳이 이 사람을 고른 이유는 한국과 일본을 사랑한 아티스트여서다. 이게 참 외사랑인건지 그의 관심에 비해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편. 전성기 시절에는 시카고에서 제일 유명한 재즈 클럽들을 돌면서 20년간 연주자로 일을 했으며, 당시 함께 일하던 재즈 연주자들이 익히 아실 빌 에반스, 스탠 게츠, 웨스 몽고메리 등이 있다.
처음 히긴스를 알게된건 <Shinjuku Twilight>이라는 곡으로 알게 됐다. 제목에서 부터 참 도회적인 느낌인데, 히긴스가 이렇게 일본과 관련된 곡을 많이 낸 이유는. 90년대 일본에서 엄청난 히트를 쳤기 때문. 그래서 90년대 초 부터 2000년대 까지 참 교류가 많았다고 한다. 그 여파에 옆나라 한국에도 관심을 가졌는데, (돈좀 만졌나 할배…) 한국과 관련된 곡은 꽤 예전에 을지로 도시음악에서 소개 했던 이은미의 <기억속으로>를 재즈 연주곡으로 편곡한 <Into The Memory>가 있다.
솔로 작업으로 밴드와 함께 연주한 앨범들은 20장 정도 되고, 오늘 소개한 곡처럼 트리오를 짜서 낸 앨범도 20장 가까이 된다. 말그대로 재즈 피아노 연주에 평생을 바친 사람. 그리고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재즈를 이야기한다기보다. 편안하고 서정적이고 대중적인 재즈를 한 사람이다.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문방구에서 ‘제도2000 샤프’를 훔쳤다. 태어나서 첫 도둑질이었다. 그 뒤로 주로 학용품 위주로 도둑질을 계속 했다. 돈을 내기 싫었다. (이는 내 슬프고 복잡한 가정사 때문이라) 보통은 어린 나이에 이런 도둑질이 걸리면 부끄럽고 무서워서 당장 그만둔다던데, 나는 그런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더 훔치고 싶고 돈을 최대한 아끼고 싶었고 최대한 모으고 싶었다.
도둑질을 멈추게 된 것은 옆 집 복덕방 할배 덕분이다. 동네 사람들이 내가 도벽이 있다며 거지, 노름꾼, 싹수가 노란 놈 등의 별명을 붙여가며 어린 나에게 모진 말과 행동을 했다. 하지만 할배는 아이한테 그런 소리하는 것 아니라며 그 사람들을 혼내고 나를 위로해 줬다. 누구의 물건이 없어지면 내가 범인으로 몰렸고 사람들은 사실대로 말하라며 거칠게 추궁하거나 때렸다. 그럴 때마다 할배는 아이한테 어떻게 손찌검을 할 수 있냐며 사람들을 다그치고 나를 위로해줬다. 내 부모도 나를 믿지 않았는데 할배는 나를 믿어줬다. 그래서 도둑질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나는 평생 그런 거 안한 사람인 척, 나와는 관계 없는 일인 척 참았다. 할배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런 날이 쌓이다 보니 중학생이 될 때 동네 사람들은 과거 내가 도둑질 했던 것은 싹 잊어버리고 옛날부터 바르고 착하게 자란 아이로 인식했다. 거짓말 같이 나와 관계 없는 일이 된 것이다.
이 작품에서 세탁소의 딸을 보았을 때, 나도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물론 이 작품에서 세탁소 딸이 주인공이 아니고 메인 주제도 아니지만, 나는 세탁소 딸에게만 시선이 갔다. 마치 그 시절의 나를 보는 것처럼.
에이비의 영화 포스트잇
이 작품은 김재현 감독이 중앙대학교 영화학과 졸작으로 만든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느껴지는 이유가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서로 토론을 할 거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뭔가 건전한 토론을 이끌어 내는 좋은 주제?!)
김재현 감독은 이후에 작품 활동이 없어서 소식을 알기 어렵지만, 반대로 문우빈 배우는 드라마 <스물 다섯, 스물 하나>, <18어게인>, <오 마이 베이비>, <연애미수> 등 다양한 작품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고 단편 작업도 매년 꾸준히 하고 있어 뭔가 엄청난 배우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