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은 대상과 나의 상호작용이다. 감상하는 순간의 내 삶이 호젓하면 대상이 풍부해도 그만큼인 것이다. 작품을 감상할 때 와닿는 게 없다면 작품 탓만 하지 말고 내 안에 축적된 것이 남루하진 않은가 뒤돌아보자.
메모 2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안 되는 일이 무슨 가치를 가질까. 진실과 따뜻함이다. 누군가에 맞추려하지 않기 때문에 계산 없고, 그 동력은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얻는다. 계산 없으니 진실되고 가슴이니 따뜻하다.
메모 3 (시나리오 상상)
끌리는대로, 늘순간을사라왔던그. 폐암을선고받는다. 담배를끊어보려하지만너무힘들다. 친구들과의음주가무를즐겼던그였다. 아니즐겼다기보다그 자체가 그가 사는이유였다. 그럴려고태어난사람처럼. 그래도 끊어야했다. 그래야희망이있단다. 그러다 어차피죽음을피할수없고과거보다더이끌리는대로남은인생을살기로결심한다. 영정사진에애써가아니라진심으로웃고싶었기때문이다. 너희들과즐거웠노라고사진으로말할수있어야했다. 결국원하는인생을살다가간그의삶. 폐암에걸렸다고제일좋아하던것을일순간끊는게행복한삶일까. 더욱좋아하던것을한껏즐겨야지. 담배와술그리고사람.
메모 4
효율의 반대말은 예술. 효율은 예술의 부재.
누군가는 물을 수 있겠다. 극강의 효율도 예술이 될 수 있나?
+순간 떠오르거나 느꼈지만 까먹고 싶지 않았던 것들이며, 아직 풀어낼 깜냥이 없는 소재 혹은 주제.
+하루에 50번씩 피드백을 확인합니다. 동물은 음식을 먹고 살지만 저는 피드백을 먹고 삽니다. 그렇습니다. (피드백은 뉴스레터 하단에 위치)
도큐 season & work
1. Musicby 을지로 도시음악
Libertango by Astor Piazzolla
2. Movie by 단편극장
L+
3. Novel by 단편서점
킬러, 조 기자 -휴재(3부 작성 중)-
Music by 을지로 도시음악
Libertango
by Astor Piazzolla
양의아주아주 주관적인 감상
나의 아주 불명예스러우면서도 신기한 타이틀인 ‘서울재즈아카데미 중퇴’ 썰을 소개한다. 기타를 사랑했던 20대 초반 어린 양이 대학교도 때려칠 거라는 선언과 함께 달려 들었던 재즈 기타리스트의 꿈. 아 그거슨 정말 꿈이었던 것. 어디서 기타로 방구 좀 뀐다고 생각했는데, 그 아카데미에서 정확하게 나는 뒤에서 2등이었다. (심지어 꼴지도 졸업은 함)
평생 중간 이상의 성적을 유지하던 내가 엄청난 자괴감과 함께 슬럼프에 빠져버렸다. 내가 음악을 더이상 즐길 수 없을 것 같다 느끼며, 이러다가 평생 내가 기타를 못 치게 될 것 같다는 공포가 제일 먼저 자리했던 것 같다.
동시에 내가 처음 기타를 배웠을 때의 레슨 선생님이 떠올랐다. 한 클래식 곡을 레슨 받고 있었는데, 연주할 때 손가락에만 집중하지 말고 머리속으로 마음속으로 스토리를 생각해가면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레슨을 받은 기억이 난다. 그땐 참 행복하게 기타를 쳤던 것 같은데.
어떤 환경에서 내가 음악을 하느냐가 괴로울지 즐거울지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기계적으로 치열하게 기술을 배우는 음악보다는 좀 더디고 느리더라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음악이 좋다. 하지만 프로라면 그 치열한 기술력을 위해 고통을 감내해야 했을 것. 결국 내가 음악으로 프로가 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이후 아주 열심히 대학교 생활을 했다는 전설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리베르탱고는 음악에 대한 프로의 열성과 음악을 온몸으로 즐기는 감성이 둘 다 느껴지는 훌륭한 연주곡이다. 연주할 수 있는 기술만 있어서는 이 곡을 연주할 수 없다. 반대로 이 곡을 연주할 충분한 감성이 있어도, 기술이 없으면 연주할 수 없다.
양의 아주 아주 짧은 인스턴트 지식
Astor Piazzolla. 아르헨티나 출신의 반도네온 연주자. 탱고에 살고 탱고에 죽었던 아티스트다. 탱고의 본고장 아르헨티나에서 대표적인 아티스트로 손꼽히며, 재즈와 탱고를 조합한 누에보탱고의 선봉대장이었다.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라는 주호민의 밈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스캣을 하는 재즈 아티스트 엘라 피츠제럴드를 봤을 것 같다. 장르를 설명하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 그걸 재치있게 그냥 들려주는 것이 오히려 명확하고, 심지어 간지난다. 재즈를 설명하는 것도 굉장히 어렵지만, 탱고를 설명하는 것도 참 복잡해진다.
아르헨티나에 일하러 온 여러 다국적의 노동자들이 모여서 만든 것이 탱고다. 아르헨티나, 아프리카, 쿠바 등의 문화가 뒤섞이며 노동자들 사이에서 술마시고 춤추고 노래하는 문화가 바로 탱고다. 다소 점잖고 얌전했던 그동안의 음악에 비해 아주 열정적이고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르다.
나는 매번 일상의 루틴을 만들려고 노력해왔다. 미라클 모닝, 일주일에 한 번 채식 식단하기, 주 3회 클라이밍 운동,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하기 등등. 물론 이러한 루틴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직업적 특성이 가장 큰 이유다) 대부분 작심삼일로 끝이 나지만 늘 새로운 다짐을 하며 다시 도전한다. 예전에는 이러한 루틴을 만들어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오히려 답답하고 지루하다고 느껴졌다. 하루 종일 ‘오늘은 뭐 재밌는 게 없나? 새로운 게 없을까?’ 하이에나처럼 늘 흥미롭고 나에게 자극을 주는 것을 찾았던 나였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루틴 만들기에 혈안일까?
나는 고등학교 3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했다. 처음으로 집을 벗어나 생활하는 것은 정말 신이 나는 일이었다. 매일 매일이 새로웠고 잠드는 것 조차도 아깝다고 느꼈다. 특히 부모님의 눈치를 보지 않고 늦게까지 깨어 있는 것이 가장 좋았다. 자유로움을 느꼈다. 그렇게 밤을 새고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가 원하는 것을 즐겼다. 그러나 대학교에 들어간 후 과제와 시험, 연애에 치이고 또 사회에서는 일과 사람에 치이다 보니 시간에 쫓겨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어린 시절 내 의지로 잠들지 않았던 것이 이제는 잠들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계속해서 어제의 시간들을 이어가다 보니 일상이 무너졌고 내 안의 불안과 무기력증이 조금씩 올라왔다.
새로움은 반복되는 일상에서 오는 것이다. 그 지루하고 따분한 일상이 바탕이 되어야 새로운 것이 발생된다. 클라이맥스를 위해 도입부의 지루한 전개가 있는 것처럼. 그래서 나는 오늘도 지루한 일상을 만들고자 열심히 노력 중이다.
에이비의 영화 포스트잇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보는 상상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배우 겸 영화감독인 구정회 감독의 재치있는 로맨스 작품이다. 1:1 정사각형 비율과 50mm 렌즈로만 촬영하여서 만화적인 이미지가 강조되어 작품을 더 몽환적이고 판타지스럽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몽환적인 작품을 주로 다루는 영화제로 유명한 미쟝센 단편 영화제에서 큰 호평을 받으며 수상을 했다.
주연인 주가영, 김태완은 독립영화계에서 활동이 아주 활발한 배우로 차세대 블루칩으로 각광 받고 있는 분들이다. 그에 못지 않게 구정회 감독도 배우와 작품 연출을 오가며 엄청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활동이 활발한 사람들을 보면 괜시리 나도 불타오른다. (작품 찍으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