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오늘 날의 싱가포르를 만든 것 Newsletter Issue 55 22 Jan, 2021 ∙ 933 Subscribers 눈 뜨니 오전 10시 20분 정도였다. 시간에 안 맞게 방이 너무 어두웠다. 베란다 커튼을 열어 젖히니 빛이 왈칵 들어왔다. 빛이 무너진 곳에 침낭이 보였다. 어젯밤 친구가 잤던 동계용 침낭이었다. 나에게 침대를 내어준 탓이었다. 친구는 이미 나가고 없었다. 이곳은 평창이다. 며칠간 머물 예정이다.
닭강정 상자가 보였다. 열어보니 반 정도 남아있었다. 닭강정은 어젯밤 영화 한 편을 보며 맥주랑 먹던 안주였다. 침대에 올려놓고 단숨에 다 먹었다. 근래 먹은 브런치 중 가장 맛있었다. 상자에 적힌 대로 ‘봉평에서 쏜 메밀로 만들어 더욱 맛있는’ 닭강정이었다.
산책하러 밖을 나섰다. 산책로를 따라 눈이 덮여 있었다. 오랫동안 쌓여있던 눈이었는지 뽀드득 소리가 요란했다. 산책하며 들은 소리 중 가장 큰 소리가 바로 눈밟는 소리였다. 그만큼 주위는 고요했다. 내가 인기척을 내지 않으면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호젓한 겨울 정취와 고요는 절묘하게 어울렸다.
어젯밤 기다렸던 장면이 있었다. 친구가 추천한 카페에 앉아 밀린 일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차가 없으면 가기 어렵고 커피 맛도 좋다고 했다. 사실 커피 맛은 아무렴 어때였다. 카페에 도착하니 <레미제라블> 사운드트랙이 계속 흘렀다. 몇 시간 동안 그곳에 머물며 들은 곡은 전부 뮤지컬 노래였다. 사장님 취향인가 보다. 내 뒤쪽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카페를 나가면서 문 옆에 앉은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 주민인가 보다.
오후 5시 정도 되니 어둑해졌다. 비도 내리기 시작했다. 왠지 집에 갈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이었으면 느끼지 않았을 감정이었다. 어느새 카페엔 나 혼자였다. 식당에 들러 저녁을 해결하고 집에 돌아왔다. 뉴스레터를 보내고 나면 밖에 잠깐 나갔다 올까 한다. 밤이되면 별이 잘 보인다는, 친구 말 때문이다. 아마 오늘은 비가 왔으니 못 볼 것 같다. 아무렴 어때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 읍내에 나가서 빵과 커피를 마실까 한다. 아침 공기가 벌써 달다. +하루에 50번씩 피드백을 확인합니다. 동물은 음식을 먹고 살지만 저는 피드백을 먹고 삽니다. 그렇습니다. 도큐 season & work 1. Food by ClubComb 오늘 날의 싱가포르를 만든 것 [Singapore/Documentary] 2. Music by 을지로 도시음악 電話しないで(전화 하지마) by 木村恵子 (eiko Kimura) 3. Event by season & work [LIVE] season & interview '일하는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 시즌2 기획 중 오늘 날의 싱가포르를 만든 것 [Singapore/Documentary] 바로 comber 길거리음식 ‘스트리트푸드’로 이른바 ‘센세이션’을 만드는 싱가포르. ‘세계 스트리트푸드 50선’ 중 1/3이 싱가포르에 거점을 두고 있다. 미슐랭 가이드에 ‘스트리트푸드’라는 카테고리가 새롭게 추가된다. 그리고 2020년 말, 싱가포르는 ‘스트리트푸드 센터’라는 문화를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시켰다. 건국역사가 100년이 안 되는 ‘신생국가’ 싱가포르가 최초로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경험한 것이다. 이 스트리트푸드를 만드는 사람을 ‘호커(Hawker)’라고 부르며, 이들이 현재 모여 있는 몰(Mall)을 <호커 센터(Hawker Centre)>라고 부른다.
싱가포르 미디어 기업 CNA는 호커 센터 문화에 대한 자체기획으로 다큐멘터리 시리즈 <Belly of a nation>을 제작하고 있다. 20세기 초반, 아시아 각국으로부터의 이주민 유입으로 호커 문화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고도 경제성장과 도시개발 과정에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또한 앞으로의 호커 문화를 이끌 미래 세대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다양한 관점에서 담아내고 있다. 싱가포르의 일반시민부터 행정기관의 수장까지 “우리 싱가포르인들은 언제나 호커 문화를 통해 하나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오늘 날의 선진국 싱가포르를 만든 것은 호커들이 만드는 길거리음식이었다. 콤버노트 안타깝게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은 그것이 사라지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다큐멘터리에서도 호커 문화가 고도의 도시계획/개발과 산업의 집약화 과정과 함께 변화해 왔으며, 이제는 뒤를 이을 후손들이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싱가포르인들은 (일본식) 라멘(ramen)에는 20달러를 기꺼이 내면서 (싱가포르인의 소울푸드 격인) 박초미(bak chor mee)가 5달러가 넘으면 “살인적”이라는 혹평을 받는다고 하는데, 이런 인식이 미래의 호커들이 넘어야 할 과제일 것이다. 電話しないで(전화 하지마)
by 木村恵子 (eiko
Kimura)
양의 아주 아주 주관적인 감상 세련된 신디사이저가 반긴다. 사실 지금 듣기엔 조금 촌스럽다 느껴지기도 하지만 당시엔 엄청 세련된 소리지 않았을까. 그래서 이런 현대적인 옛날 음악보다는
정말 클래식한 옛날 음악을 더 좋아하긴 한다.
리드미컬한 박자에 꽤 처량한 가사가 얹어져 있다. ‘전화 하지마.’ ‘난 너랑 헤어진거야.’ ‘너의 전화를 받으면 널 용서하게 될 것 같아.’ 등이 그렇다. 훅(hook)성이 짙은 후렴구도 꽤 현대적인 그런 노래다. 근데 내 나이보다 많은 88년도 작품. 오늘도 ‘그 세련됨’에 놀라 자빠진다. 구성이 참 좋다. 듣기 편하고 딱 훅이 좋은 대중가요. 앨범자켓도 너무 이쁘다. 이미지도 사운드도 대중적으로 잘 챙겨간 앨범. 앨범 제목 그대로 참 ‘스타일’ 좋다. 양의 아주 아주 짧은 인스턴트 지식
케이코는 88년 [STYLE]이라는 앨범으로 데뷔했다. 그녀가 다니던 대학은 게이오 대학으로 <plastic love>로 유명한 ‘타케우치 마리야’의 대학 후배기도 하다. 실제로 마리야가 활동하던 교내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데뷔한 것도 큰 공통점이겠다. 91년에는 ‘Quelqu'un’ 이라는 보사노바 프로젝트
그룹에 참여하기도 했다. ‘쿠보타 하루오(窪田晴男)’라는 기타리스트를 중심으로 이뤄졌고, 케이코는 보컬을 맡았다. 훌륭한 연주의 음악이 많으니
추천곡 이외에도 찾아 들어 보길 권장한다. 이후 하루오가 탈퇴하지만 세 장의 앨범이 더 나온다. 싱어송라이터로 소개되는 케이코는 필력이 좋았는지 소설 에세이 등으로 문학 활동도 했으며, 특이하게 바비인형 수집가로도
아주 활발한 활동을 한다. (뜬금 없을 무). 양 season & work ![]() [LIVE] season & interview "일하는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 season01 : 전문가(3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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