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집합이 삶이라면, 무너져가는 오늘의 연속은 흩어져가는 삶의 조각들이다. 근래 의도치 않은 시간이 일상을 이룬다. 취침과 기상 시간이 제멋대로고 우선순위도 꼬였다. 우선순위가 꼬인다는 건 무엇이 중요한지 인지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물론 자전거가 앞뒤로 밟아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인생도 한발 물러나는 시점이 필요하지만, 이번은 그 정도가 다른 것 같다. 패달을 뒤로 너무 밟아 자전거가 중심을 잃고 흔들거리고 있는 것 같다. 조각들이 흩어진다.
그렇다. 또다시 루틴을 되찾기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역시 정리부터다. 주변이 깔끔해야 한 눈팔 곳이 없다. 아주 작은 의무감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겠다. 실제로행하지않고생활의의무감을의식하는것만으로도생각보다많은정신에너지가뺏긴다. 뇌가피곤해한다. 육체행동만큼이나정신행동은생각보다많은에너지를소모시킨다. 운전이그런것처럼.
어디 보자. 설거지, 쓰레기, 빨래, 냉장고, 창고, 이불, 옷장 등. 마음을 붙잡는 잡일들이 집안 구석구석 퍼져있다. 이런 것들이 세력을 이뤄 나를 덮치면 안그래도 유약한 나의 의지는 굴복하고 말 것이다. 그럼 이제 엉덩이를 떼고 시작해볼까. 덤벼. 조각들 좀 줍게.
+1달이 흐른 지금. 그래서 지금 얼마나 달라졌나.
+하루에 50번씩 피드백을 확인합니다. 동물은 음식을 먹고 살지만 저는 피드백을 먹고 삽니다. 그렇습니다. (피드백은 뉴스레터 하단에 위치)
도큐 season & work
1. Musicby 을지로 도시음악
Separate Ways by Journey
2. Movie by 단편극장
아가리 파이터
3. Novel by 단편서점
킬러, 조 기자 -휴재(3부 작성 중)-
Music by 을지로 도시음악
Separate Ways
by Journey
양의아주아주 주관적인 일상
최근 지도교수님을 모시고 동기들과 저녁모임을 가졌다. 자리가 무르익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는데 동기 중 한분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요지는 전공을 살려 동기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이야기. 그래서인지 다들 흥미롭게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리드급이나 C레벨의 사람을 훈련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이야기였다. 여러 분야에서 컨설팅 상담 등을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교육서비스. 하지만 내가 생각하고있는 가치와 정말 정반대의 이야기라고 느껴졌다. 나는 사회초년생부터 대리급 정도의 사람들이 받고 있는 여러 심리적 고통들에 관심이 많았고, 이를 해소해주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고민 중이었다.
그래서 동기의 이야기가 끝날 때 즈음 시원하게 질러버렸다. 나는 정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노라고. 지내온 환경이 다르면 정말 이렇게도 생각하는게 다르겠구나 싶다. 한편으로는 동기의 말에 너무 다르다는 말을 할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하다. 내가 바라는 세상을 만드는 방법은 한 가지가 아닐텐데 말이다.
웬만해서는 내가 한 말에 후회를 잘 안하는 편인데, (그만큼 생각을 많이하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전형적인 A형) 몇날며칠이 지나도 계속 내가 한 말을 후회하는 중. 배움이 짧고 여전히 나는 부족한 사람이다.
양의 아주 아주 짧은 인스턴트 지식
Journey. 73년 샌프란에서 결성된 밴드. 미국 7-80년대에 전세계적으로 전성기를 누린 락 밴드다. 밴드 산타나에서 백업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던 닐 숀과 키보드 겸 보컬인 그렉 롤리가 처음 결성했고, 이후 77년에 전설의 보컬 스티브 페리를 영입하면서 완성되었다.
87년에는 밴드를 해체하기에 이르는데, 이유는 Journey의 시원한 색깔에 걸맞는 보컬 스티브 페리와 대장이었던 기타리스트 닐 숀이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했기 때문. 이후 90년대 초에 재결성 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려 했지만, 이전에 명성을 찾기에는 어려웠다. 게다가 밴드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보컬 스티브 페리가 완전히 떠나버렸기 때문에 더욱 어려워졌다.
밴드의 초창기 멤버 닐 숀이 Journey를 어떻게든 부활시키려 노력하던 차 2007년에 스티브 페리를 대체할 보컬을 찾아낸다. 저어기 지구 반대편 필리핀에서 Journey의 노래를 커버하던 밴드의 보컬인 아넬 피네다 라는 사람이다. 아넬 피네다는 당시 활성화도 잘 안 된 유튜브에 본인이 부른 노래를 올리곤 했는데, 이를 닐 숀이 보게 된 것. 밴드는 결국 다시 되살아 났고, 2017년엔 내한공연도 있을 정도였다.
카메라를 들고 무엇이든 찍으세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아무리 오글거리더라도 친구가 나오든 자매가 나오든. 그리고 감독란에 여러분의 이름을 적으세요. 그러면 여러분은 이제 감독입니다. 그 이후에는 예산과 수수료를 협상하면 끝입니다. 영화 감독은 이렇게 되는 겁니다. 결국 마음가짐이 매우 중요합니다. 일단 하기로 결심해야만 어려운 부분이 시작됩니다.
발만 담가보는 건 불가능합니다. 완전히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여러분과 함께 경쟁하는 사람들은 100%로 임하기 때문입니다. 그들과 같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경쟁 자체를 할 수 없습니다. 간단합니다.
기회는 받을 수 없습니다. 쟁취해 내야 합니다. 영화 산업에서는 아무도 여러분에게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있잖아, 넌 좋은 감독이 될 거야.”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계속해서 누군가의 소매를 잡고 말해야 합니다. “저는 연출이 하고 싶어요. 저는 정말 연출이 하고 싶어요. 저는 연출이 하고 싶어 미치겠어요.”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희생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이 말은 현재 <아바타2-물의 길>로 다시 한번 세계적인 히트를 친 감독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이 1998년에 아카데미 클래스Academy Class라는 프로그램에서 한 인터뷰 내용 중 하나이다.
네팔에서 히말라야를 등반할 때 중고등학생들 14명이 함께 참여했었다. 그래서 등반 중간에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꽤나 많이 준비가 되어있었는데, 그 프로그램 중 어른들과 청소년들이 꿈과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열심히 촬영만 하다가 갑작스럽게 고등학교 1학년 아이에게 “감독님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영화를 만드세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평소라면 그냥 웃으면서 농담을 던지며 넘어갔겠지만, 뭔가 아이의 눈빛이 너무 진지해서 나도 꽤나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답변을 했다. 그 답변의 바탕이 이 말이었다. 왜냐하면 내가 아일랜드에서 창문닦이 알바를 할 때, 이 말이 나에게 희망을 줬으니까.
히말라야에서의 시간은 이렇게 여러모로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내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는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다. 본격적인 2023년의 시작이다. 모두 달려보자.
2020년 제 21회 전국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작 최종 후보였던 이 작품은 서가현 감독의 첫 단편이다. 요즘 청년들에게 열려 있는 길은 과격한 행동과 말이나 비정상적인 행동들을 담은 자극적인 컨텐츠로 주목을 끄는 방법뿐이며 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인은 특이해야하지만, 그 특이함은 사회가 용인하는 선을 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비꼰 작품이다.
첫 단편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주제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해석했다. 본래 미술팀 출신이라서 그런지 단편을 보면 미술에 신경을 많이 쓴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런 무심한 듯 신경 쓴 디테일이 나는 좋다. 어서 다음 작품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