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50번씩 피드백을 확인합니다. 동물은 음식을 먹고 살지만 저는 피드백을 먹고 삽니다. 그렇습니다. (피드백은 뉴스레터 하단에 위치)
도큐 season & work
1. 을지로 도시음악
Shadow & Me by小田 陽子
2. 단편극장
할아버지의 캔버스
3. 단편서점
킬러, 조 기자 -휴재(3부 작성 중)-
을지로 도시음악
Shadow & Me
by小田 陽子 (Oda Yoko)
양의아주아주 주관적인 일상
나는 언제나 단단한 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아니 언제나 단단한 나를 바란다. 그 과정에서 ‘나는 고정 불변의 존재가 아니’라는 명제가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나는 수없이 내가 편한대로 나를 바꿔왔고, 앞으로도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마인드로 나를 이해해왔다. 마치 태풍에도 부러지지 않는 갈대같이 유연한 사람이 단단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갈대같은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들이 있음에도 말이다.
그렇기에 동시에 내가 생각하는 ‘나’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기도 한다. 속으로는 갈대같은 사람임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겉으로는 절대 흔들리지 않은 나무의 모습을 한다. ‘나는 이런이런사람이에요~’ 종종 강하게 이야기하는 편이고, 선언하는 순간 나는 ‘그런 사람’이어야하기에 그 모습을 유지하려 노력하기도 한다.
갈대같은 나와 나무같은 내가 곳곳에 그림자를 남긴다. 그리고 부정할 수 없이 나의 모습을 하고 있다. 동시에 그 그림자들은 내가 아니다. 그래서 그 그림자들은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는 힌트가 되고 또 오해의 소지가 된다.
이해와 오해의 괴리가 종종 나에겐 부담스런 짐이 되고,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와 가까운 관계일 수록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그림자를 떼어낼 수 없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또다시 생겨날 수백 수천가지의 그림자들을 이해하고 오해하고 설명하고 대화 할 수밖에.
나는 꽤 이기적인 사람이라 그게 좀 걱정이다. 그래서 미안하다.
양의 아주 아주 짧은 인스턴트 지식
小田 陽子 (Oda Yoko). 어렸을 떄 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아버지 일 때문에 남미에서 생활하면서 어렸을 때부터 남미 음악을 들으며 자랐다. 일본에 돌아와 수려한 외모와 음악성으로 도시바 레코드와 계약을 맺고, 1973년 첫 싱글 [少女の頃(소녀시절)] 을 발표하면서 데뷔한다.
요코는 재즈 보컬 타입으로 재지한 노래가 많지만, 동양 특유의 뽕삘이 섞여있는 편. 이미자 선생님 뺨치고 심수봉 선생님 무색해지는 애절한 보컬을 자랑한다. 이후 다른 프로덕션으로 이직하고 좀 더 세련된 음악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첫 앨범 [New York 1961]과 2집 앨범 [Shadow & Me] 에서 재즈와 블루스 팝 등의 장르를 소화했다.
어린시절 고향에서는 하늘이 참 가까웠다. 고개만 들면 하늘이 바로 나를 지켜보듯 가까웠다. 그래서 자주 하늘을 바라보았던 것 같다. 늘 길을 걸으며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기쁠 때면 하늘을 보았고
슬플 때면 하늘을 보았고
심심하면 하늘을 보았고
친구들과도 하늘을 보았고
동생과도 하늘을 보았다.
마치 절친한 친구인 것처럼, 그 시절 하늘은 참 편했다.
그런데 지금, 이 도시 속에서 높은 빌딩과 사람들, 꺼지지 않는 불빛들로 인해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으니 나 역시 찾지 않게 된다. 가끔 그 빌딩들과 사람들, 불빛들을 헤치고 나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는 하늘을 볼 때면, 미안한 마음에 바로 고개를 숙이고 만다. 사실은 하늘이 가려진 것이 아니라 내가 이 빌딩과 사람들, 불빛 속에 숨은 것이었다.
나는 무엇이 당당하지 못해서 고개를 숙이고 길을 걸을까.
‘다시 하늘과 화해를 해야겠다’는 마음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미세먼지로 뿌옇다.
늘 기다려 줄 것이라 믿었는데, 늦었나 보다.
역시 타이밍이다.
에이비의 영화 포스트잇
영어 원제는 ‘Canvas’이지만 아무래도 짧은 러닝 타임을 가지고 있어 좀 더 직관적인 이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는지 한국어판에서는 ‘할아버지의’ 라는 말이 붙어서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이다.
디즈니에서는 <겨울왕국>, <토이 스토리 4>, 드림웍스에서는 <쿵푸 팬더 3>, 픽사에서는 <코코>의 메인 캐릭터 담당 애니메이터로 일했던 프랭크 E. 애브니 3세의 작품이다. 특히 <코코>에서 헤드 애니메이터로 두각을 나타냈었는데, 이 작품 역시 <코코>와 비슷하게 본인이 극찬 받았던 기법인 3D와 2D를 적절하게 섞은 모습을 보인다. 이렇게 애니메이션 메이저 3개 회사를 거쳐 본인 소유의 스튜디오를 설립하면서 공개한 이 작품은 그간 애니메이터로 일하면서 스토리텔링에도 욕구가 많았음을 보여주는 작품인 것 같다. (그걸 넷플릭스가 기가 막히게 낚아챈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