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메모다. 전세는재계약해야한다. 시간참빠르다. 올해도버리고싶은데주머니에 700만원이없으니 당분간세속적으로살아야한다. 지금 오후 9시 53분인데 새벽 3시에 일어나야 한다. 갑자기 캐나다에서 경험했던 일화가 떠오른다. 한 달러샵에서 계산을 하며 한 할머니가 친절하게 캐셔에게 물었다. " It's a beatiful day, how are you today?". 캐셔의 대답. "I'm here."
+하루에 50번씩 피드백을 확인합니다. 동물은 음식을 먹고 살지만 저는 피드백을 먹고 삽니다. 그렇습니다. (피드백은 뉴스레터 하단에 위치)
도큐 season & work
1. 을지로 도시음악
Flight Tonight by Sentimental City Romance
2. 단편극장
닥치고 춤춰라 <블랙미러> 시리즈
을지로 도시음악
Flight Tonight
by Sentimental City Romance
양의아주아주 주관적인 일상
최근 나도 나를 용서하지 못할 만큼 큰 잘못을 저질렀다. 그런데도 아무도 나를 혼내지 않았다. 그 느낌이 굉장히 불편했다. 누구에게 혼날 나이가 아니라는 것. 책임이 온전히 나의 몫이라는 것. 이런 명제 쯤은 감당할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도 그 사실은 불편했고 버거웠다.
친구들이 보내준 짤이 문득 떠올랐다. 우리는 열심히 어른인 척하고 살지만 속은 모두 어린아이 같다는 내용의 만화 한 컷이었다. 너무 공감이 가면서도 ‘어린아이같은 마음은 이제 그만할 때 됐지~’ 같은 생각도 했는데, 아무도 날 혼내지 않으니 차라리 등짝을 씨게 맞고 그 핑계로 울고 싶을 정도로 기분이 이상하다.
이렇게 어른인 척하기 너무 어려운 순간들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마음 속으로 나를 다그친다. 어머니 품에 안겨 엉엉 울 수 있는 나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소회를 어머니와 통화하며 나눴다. 어른인 척 담담한 척 무던하게 그 감정을 설명했다. 나보다 어른인 척을 몇 십년은 더 한 그녀는 ‘그 마음 잘 알지’ 같은 목소리로 나를 어린아이 달래듯 위로해줬다.
내가 열심히 어른인 척 할 수 있는 힘과 용기는 나를 여전히도 어린아이처럼 대해주는 어른이 옆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오늘도 아주 감사한 마음과 함께 작은 바람을 마음 속에 갖는다. 아주 오래도록 건강하게 서로 이야기 나눌 수 있길.
양의 아주 아주 짧은 인스턴트 지식
Sentimental City Romance. 73년도에 밴드를 결성했고,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록 밴드로 알려져있다. 75년에 1집을 내면서 본격 활동을 했고. 초기 작품들은 컨트리/포크 장르로 사운드를 뽑았다. 더불어 굉장히 음악적으로 전위적인 시도도 많았다. 흔히 사이키델릭 혹은 얼터너티브 라고 하는 장르쪽으로 작업을 많이 했다.
80년대에 들어서는 미국 음악이 성행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AOR(당시 이런 일본 음악들을 시티팝이라 일컫는다.) 장르의 편안하고 세련된 음악들을 주로 했다. 오늘 소개한 곡이 수록된 앨범 [Dancing]이 중반기 Sentimental City Romance를 잘 보여주는 앨범. 대중적으로 듣기 편안한 소프트락 사운드로 채워져있다. 역시 내 타입은 이쪽이다.
Sentimental City Romance의 20주년 라이브 공연 90년대에도 이렇게 간지가 나는 걸 보니 대단한 할아버지들이다.
양 season & work
단편극장
닥치고 춤춰라
<블랙미러> 시리즈
감독 James Watkins
출연 Alex Lawther, Jerome Flynn
개봉 2016
길이 52분
관람 넷플릭스
미디어 시대를 비추는 거울 <블랙미러> 시리즈
몇년 전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유행했던 것처럼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기술이 발달하고 있는 요즘이다. 너무 빠르게 발전하고 변해가는 사회라 그런지 새해가 되면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익히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많다. 그런데 혹시 이러한 기술 발전이 마약과도 같다면? 미디어와 정보기술의 발전을 인간의 윤리관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그렇다면 우리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선을 두는 핸드폰, TV, 컴퓨터가 비추는 수많은 미디어 매채들을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 영국의 풍자 코미디언인 찰리 브루커가 제작한 <블랙미러> 시리즈는 이런 사회적인 현상에 주목했다. 2011년부터 공개된 이 시리즈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어 어느덧 시즌 5를 넘어 시즌 6가 제작 중이다. 이번 주부터 6주 동안 이 발칙하고 염세적인 시리즈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한다. 첫 시작 답게 시즌 1 첫 에피소드부터 이야기해보겠다.
에이비의 일상 노트
컴퓨터와 휴대폰이 빠질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주요한 정보들이 디지털화 되기 시작하였다. 그에 따른 ‘디지털 정보보완’이 현대 사회에서 필수적인 주제로 떠올랐지만, 덩달아 ‘해킹’이라는 단어도 떠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대학생 때만 해도 해킹을 가볍게 생각하고 장난스럽게 넘겼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게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지금의 해킹은 국가의 주요 시설을 마비시키거나 사람의 생명을 잃게 만드는 등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가 되었다. 이처럼 해킹의 영향력이 커진다면 필연적으로 여기에 파생되는 각종 현상들이 나타난다. 그중 최근에 가장 큰 이슈가 되는 것이 해킹이 정치적, 사회적 이슈와 결합되어 작용하는 핵티비즘이다.
해킹(Hacking)과 행동주의(Activism)의 합성어인 핵티비즘의 대표적인 사례는 그 유명한 ‘어나니머스’이다. IS와 전쟁을 선포하고 그들의 SNS 계정 공격 및 정치적인 해킹을 감행하여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암호화폐 시장에 혼란을 준다는 이유로 일론 머스크에게 응징을 경고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21세기 의적으로 불리는 이들을 환영하고 응원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해킹은 명백히 잘못된 행동이다. 동네의 안전, 치안을 지키기 위해서라며 이웃집 문을 벌컥 여는 이의 행동을 옳다고 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이들은 포스크 가면 안에 숨은 아나키스트들이다. 선하거나 악하거나 본인들의 아나키즘에 위배되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공격한다. 또한 특정 팀, 기관, 단체가 아니라 그냥 어나니머스와 사상이 동일하다면 누구나 어나니머스가 될 수 있다는 것과 그들의 익명성은 어쩌면 그들의 옳다고 느낀 것에 대한 결과가 어떻든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과 똑같다. 그들은 사회적인 문제라 칭하지만 결국은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의 문제인 것이다.
결국 아무리 옳은 일을 하더라도 그 과정과 방식이 옳지 않으면 아닌 것이다.
에이비의 영화 포스트잇
<블랙미러> 시리즈에서 굉장히 드물게 미래기술이 일절 없이 완벽한 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에피소드이다. 하지만 그 주제는 어느 시리즈보다 심각한데, 그 누구에게도 밝힐 수 없는 개개인의 비밀이나 범죄 내력이 타인에게 알려질 때의 위험성과 경각심을 일깨우게 하는 동시에, 자신들이 정의라고 믿으며 타인의 삶을 가지고 노는 해커들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는 해킹에 대한 이야기로 이 에피소드를 이야기 했지만, 개인적으로 2019년 대한민국을 강타한 ‘N번방’사건도 많이 떠오른다. 대표적인 미성년자 성 착취 스너프 필름 사건으로 전세계적으로 충격을 줬던 이 사건은 제작, 유통뿐만 아니라 이를 소비한 이들 또한 범죄자임을 이 또한 누군가를 죽이는 살인 행위임을 알린 사건이다. 이때 나에게 충격적이었던 것은 이 사건에 가담한 범죄자들이 너무나도 평범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이 에피소드의 주인공 케니처럼.
알렉스 로더의 찌질남 연기가 대박으로 어린아이에게 유독 친절하게 대하던 모습으로 암암리에 밑밥을 깐 것과, 특별히 외향이 유약한 스타일인 알렉스 로더의 모습과 감정 연기를 통해 동정이 가는 상황들을 이어간 것 역시 반전의 포인트가 된다. (마지막 엔딩곡인 라디오헤드의 Exit Music도 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