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님에게.
안녕하세요. 양입니다. 한 주 잘 지내셨나요?
저는 분에 넘치는 한 주를 보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 준 덕입니다. 특히 양에게 편지 쓰기 버튼을 눌러서 저에게 편지를 써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저는 이야기를 전공했습니다. 그래서 고대부터 현대까지 많은 이야기를 다양한 형태로 접했습니다. 정말 별의별 이야기가 다 있었지만, 그 수천 수백년에 걸쳐 만들어진 이야기들의 공통점은 사람이 살아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중에 아주 영화같은 일이 있고, 소설같은 일을 마주해도 결국은 어딘가에서 이야기로 쓰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그냥 하나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질까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편지의 내용을 보면 그렇습니다. 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모르는 여러분들이, 심지어 제가 양이라는 것 빼고는 누군지도 모르는 여러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도 동시에 저에게 아주 유효한 위로를 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수천 수백년 동안 이야기들이 쌓이다 보니 세상엔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나눈 이야기가 디테일한 내용이 없어도 꽤나 공감가고 위로가 되는 것 처럼 말입니다. 이야기에 힘이 있다는 걸 공부한지 10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 편지를 주고 받다 깨닫습니다.
님에게는 어떤 이야기들이 쌓였는지 궁금합니다. 지루하도록 평범한 이야기라도 수백년 전엔 어느 소설에 나온 아주 파격적인 이야기였을지도요.
양 드림.
추신 : 다음 편지는 좀 더 가볍고 즐겁게 써보겠습니다. 그리고 말도 슬슬 놓을까 합니다. 원래 반말로 썼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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