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게는 지하다. 바로 위층인 1층에는 두 개의 점포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음식점이다. 그 음식점도 우리 가게 처럼 동업의 형태로 2명의 사장님이 계시는데,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어쨌든 1인 가게는 아니다.) 그 중 한 사장님과 대화를 좀 길게 하게 되었다.
그 사장님은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나에게 신세한탄 비슷한 걸 시작했다. 한탄의 대략적 내용은 동업자에게 일종에 불만이 있다는 것. 그 중 가장 많이 한 말은 '진짜 성격 안 맞아요' 였다. (남의 집 싸움 만큼 재밌는 게 또 있을까)
너무 재밌는 소재였지만 내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그냥 그 한탄을 잘 들어주고 '아이고 그러셨냐. 원래 좀 힘든 거 아니겠냐. 좀 물러서기도 하고 밀기도 하고 하셔라. 화이팅 하시라.'를 시전하고 유유히 지하로 내려갔다.
내려가자마자 나의 동업자에게 조잘조잘 전달했다. 윗집 사장님이 어쩌구~ 한탄을 하더라 저쩌구~ 이야기를 꺼냈는데, 불현듯 내가 처음 가게를 운영했을 때가 떠올랐다.
2016년에 가게를 운영했던 경험에서 배운 것은 '혼자 하지 않기'다. 그렇다고 첫 가게를 운영할 때 혼자 시작했느냐 그건 또 아니다. 2인으로 개업해서 1인으로 폐업했다. 동업하던 분과 박터지게 싸우고 빠이빠이 했다는 뜻이다. 그렇게 홀로 남아 약 2년 가량 혼자 고군분투 하다가 버티지 못하고 결국 가게를 팔아버렸다.
윗집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고 나서 이 옛일을 떠올려 보니, 아 나는 가게를 혼자 '하지' 않겠다고 다짐해야 하는 게 아니었구나. 혼자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야 했구나 싶다.
혼자가 되지 않으려면 버리지 않거나 버림 받지 않으면 된다. 말은 쉬우나 이 과정에는 수 많은 문제들이 겹겹이 쌓여있다. 하지만 단순히 협업하는 것 이상으로 노력과 다짐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으니 그걸로 우선은 다행이지 않나 싶다.
하 이거 팔자에도 없는 연애보다 더한 동업 스토리가 앞으로 펼쳐질 것 같다. 당분간 일기에는 이 내용들로 가득하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