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센스님. 양입니다.
SNS에서 요즘 이센스님이 무슨일을 하는지 발견하고 연락한게 벌써 1년 전인거 같아요. 당시 하시던 프로젝트가 기획이 좋고 너무 재밌어보여서 참여하고 싶었는데, 저는 참여요건이 되지 않다보니 요건이 되는 친구에게 '잡솨봐~'를 한참 했던 기억이 납니다. (끝내 그 친구는 한입도 안먹었지만 말이죠..)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 다르게 속은 굉장한 스트레스를 가지고 계셨군요. 게다가 보통의 사람들이 그저 술한잔 하고 지나갈 일을 직접 병원에도 다녀오시다니 아주 좋은 방향인 것 같아요.
병원에 다녀오셔서 아시겠지만 스트레스는 해소를 목표로 두지 않고 관리를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조금 무서운 말이지만 스트레스는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평생 끌어안고 관리를 해야 하는 거로 보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 처럼 직장인이 매번 병원을 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 병원 뿐만 아니라 다른 활동도 고민해보세요!
예를 들어 직업 스트레스 관리 측면에서 Psychological Detachment 라는 개념이 있는데요. 말 그대로 물리적 분리가 아닌 심리적으로 분리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직장 내에서 단 5분이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도 디태치먼트에 속합니다.
그 분리를 통해 회복활동을 한다는 내용인데, 아주 간단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일과 나를 심리적으로 분리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나 이센스님 처럼 물리적으로 분리하기도 어렵고, 일에 진심인 사람들은 더더욱 심리적 분리가 힘들고요.
그 고생을 하고서는 또 자영업자가 된 저는 밤낮이 바뀌었습니다. 새벽에 퇴근해 집에 돌아오고 잘준비를 하면 평균 3-4시에 잠드는 것 같아요. 그러고선 5-6시가 되면 놀라서 깨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가게를 새로 만들면서 제가 느낀 것 보다 정신적으로 더 힘들었던 모양이에요.
나름 괜찮다 괜찮다 마인드 컨트롤하면서 일해오고 있는데, 각종 스트레스와 평소보다 예민해진 신경, 불안 등등이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두시간 세시간 겉잠을 자다보니 꿈을 자주 꾸는데요. 꿈의 내용이 가게 주방에 가스불을 끄지 않아서 불이난 내용이 주로 나옵니다.
아마 이센스님이 궁금하신 점과 고민을 요약하자면 '이렇게 까지 힘들면서 남의 일을 할 바에는 내 일을 하는 것이 더 낫지 않냐 어떠냐' 일 것 같아요. 결론 부터 말씀드리면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일에 진심인 사람은 직장인이나 자영업이나 혼자 일하나 팀으로 일하나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일과 나를 분리하기가 어려워요. (저도 진짜 죽겠거든요!)
그래서 처음 이센스님에게 생겨난 그 문장 '내가 이렇게 까지 해서 일을 해야하나?'에서 출발해서 다양한 질문을 만들어 나가는 활동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말이 길어질 것 같아 나중에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제 논문 작업을 도와주시면 그 다양한 질문을 만들어 나가는 활동을 해 볼 수 있거든요 ㅎㅎ
이렇게 스트레스 넘치는 이야기를 던져놓고 지금은 런던에 계시다고요. 아니 그렇게 좋은 직장이 어디있어요. 저는 맨날 가게에 박혀있는데 참나. 런던에서 좋은 경험하시고, 즐거운 시간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올때 메로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