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동물원님. 양입니다.
거의 첫 문단에서 부터 동물원님이 누군지 알아채버렸습니다. 동물원님과 알고 지낸 것도 벌써 10년은 되었으니 꽤 척하면 척이네요.
사실 최근 몇년 동안 동물원님과 대화한 내용이나 동물원님을 관찰한 결과 꽤 많은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동물원이라는 사람이 너무 달라졌습니다. 매 순간 유쾌하고 통통 튀는 기획력이 꽤 보기 즇은 사람었는데, 매 순간 부정적이고 주변사람들에게 징징거리는 모습이 참 보기 쉽지 않았거든요.
그나마 짝궁을 잘만나서 결혼도 하고 (개인적으로 동물원님이 결혼한 걸 보니 나도 할 수 있겠다 꽤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너무 잘 지내는 모습에 조금은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동물원님이 일 때문에 삶까지 영향을 받아 같이 삶을 꾸려나가는 짝궁에게 실례가 되진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 중 하나가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가정에 영향을 끼치는 일입니다.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우선 구조적으로 문제가 많습니다. 동물원님이 다니는 회사의 조직문화가 (사실 조직문화라고 말하기에도 애매한 구석이 많습니다.) 썩 좋은 문화는 아닌 것 같아요. 왜냐하면 모두가 진심으로 일하기 때문입니다. 저번주에 언급 드렸던 심리적 분리가 거의 불가능한 조직이라고 알고 있어요. 조직이 나고 내가 조직인 수준의 애사심으로 다녀야 하는 조직으로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더 길게 말씀드리지 않아도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동물원님이 아실거라고 생각해요.
한 시간이라도 분리를 하셔야 합니다. 머리에 스위치를 달아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끄셔야해요. 잠시라도 그 생각을 멈추고 몰입할 수 있는 어떤 활동을 하시길 바랍니다. 동물원님이 음악을 좋아하셔서 요즘 디제잉을 하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는데요. 그런 활동들을 점점 늘리시길 당부드립니다. 보기 좋아요. 딴 짓을 많이 하세요.
최근 제가 공부하고 있는 영역은 조직개발의 영역입니다. 다시 말해 어떤 기업이나 조직이나 팀에 솔루션을 주는 역할을 배우는 학문입니다. 아직 제가 전문적으로 솔루션을 줄 수 있는 컨설턴트는 아니지만, 감히 말씀드리자면 조직의 미래는 변화를 대처하는 자세에서 나타납니다.
변화라는 것은 누군가에게 너무나 필요한 것일 수 있고, 누군가에겐 너무나도 부담스러운 일일 수 있습니다. 쉽게 생각해봐도 현 상황에 불만이 많은 사람은 변화가 필요하고, 현 상황에 불만이 없는 사람은 변화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겠죠.
여기서 재밌는 포인트가 있는데요. 변화를 성공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을 직관적으로 생각해보세요. 아마도 대척점에 있는 그러니까 변화를 가장 바라지 않는 사람을 설득하는 것이 빠르다고 생각하셨을 거에요.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 방법이 변화를 일으키는 데에 가장 느린 방법이라고 합니다.
조직에서 가장 빠른 변화를 추구하는 방법은 변화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부터 동의를 얻어내는 것입니다. 우선은 동물원님 본인이 변화를 받아들이세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도 확실하게 인지하세요. 그리고 그 변화해야만 하는 논리를 가지고 가장 먼저 설득해야 하는 사람은 변화해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을 타겟팅해서 변화를 유도하세요.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요. 이 문장은 은유적인 표현이 아닙니다. 문자 그대로 시작을 한다는 것은 프로세스의 딱 중간 즘 됩니다. 무관심(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 관심의 단계로 넘어가고 -> 실행하기 위해 준비 단계를 거쳐 -> 실제로 실행하고 -> 유지하고 마무리 짓는 과정을 일반적인 프로세스라고 본다면 실제로 실행하는 단계는 꽤 후반부에 있습니다.
동물원님은 관심단계 그리고 준비단계에서 매번 정체 되어있습니다. 실행에 옮기는 걸 습관화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그것이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행동이든 회사를 그만두는 행동이든 디제잉이든 그 무엇이든지요.
이것 저것 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정말 진심으로 동물원님을 항상 응원합니다. 금전적 도움은 제 코가 석자라 쉽지않지만, 제 주변에서 동물원님께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무조건 따지지 않고 연결시켜드리고 있어요. 변화하든 끊어내든 동물원님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분명 길은 보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곧 뵈어요. 잘 지내시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