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낭만은 없는가. 하도 낭만이 죽었다기에 끄적인 글이다.
낭만은 죽었다. 낭만이 없다. 따위의 말이 자주 들린다. 10년전 내가 대학교를 다닐 때도 자주 들었던 말인데 아직도 낭만은 장례 중인듯 하다. 낭만이 다 죽은 그 때 그 시절 대학에 다닐 때 소위 낭만 넘치는 늙은 교수가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두고 종종 그리 말했다.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라고. 그래서 낭만이 뭔데요. 낭만을 즐기는 건 또 뭔데요.
'낭만스러운 행동'은 일종의 '미친 짓'이다. 그러니까 사회적 통념을 깨뜨리는 행동, 현실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멋대로 하는 행동이다. 그래서 교수님들이 이야기하는 낭만은 대학생이 강의를 듣고 중간고사도 보고 학점도 받아야 하는데, 잔디 밭에 누워서 술마시고 희희낙락 노는 것 따위의 행동이다. 거기에 더해 낭만은 romance를 일본어식 한자로 표기한 것. 그러니까 낭만적이다. 는 '현실과 다르게 멋대로 행동하다.'가 아니라 로맨틱하다. 와 같은 말이 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낭만은 죽었다.’ 라고 표현할 때의 그 사람의 심경은 뭘까. 아마도 자신이 생각하는 ‘낭만’스러운 행동이 사라져서 안타깝다는 말일 것이다. 혹자는 낭만이 죽었다는 문장을 '수 많은 선택지' '우연의 결핍' '인내의 고갈' '타인과의 접촉 저하' 를 두고 설명해냈다. 꽤 설득력 있는 내용이었지만, 결국 요지는 지금은 예전과 다르기 때문에 낭만이 죽었다고 이야기한다. 낭만이 죽었다고 선언하는데에 옛날과 비교해서 죽었다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됐다. (죽은 건 당신의 청춘이요..)
낭만은 곳곳에 살아있다. 다만 형식이 바뀌었을 뿐. 그런데 굳이 사회가 현실을 살으라며 낭만을 없애고 어른들이 옛 추억에 파묻혀 낭만을 죽인다. 자꾸 그렇게 낭만을 죽이니까 출산율이 박살이나지 으이구.
우리라도 별거 아닌 거에 '어머 낭만적이다.'를 해보는 건 어떨까.
각자 집에서 넷플파티로 같이 영화를 보면서 채팅하는 사람들에게 낭만적이라고 이야기해줘야한다. 초딩 조카가 친구들이랑 인스타에서 수다 떨고 음악에 맞춰 춤추고 릴스로 올리면서 우정을 쌓으면 낭만적이라고 이야기해줘야 한다. 세상 편한 와이어리스 이어폰을 두고 굳이 굳이 주렁주렁 줄 달린 이어폰을 끼는 사람을 보고 낭만적이라고 이야기해줘야 한다. (생각보다 쉽지 않네... 낭만 디졌네... 굳이 LP판 뒤집어 가면서 노래들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