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의 가장 신나는 놀이는 텍사스 홀덤이라고 부르는 포커 게임입니다. 사람도 많이 모여야 하고 물리적인 공간도 필요해서 일주일에 한번 칠까 말까 한 수준으로 플레이하긴 합니다만, 틈만 나면 포커 관련된 지식을 찾아보고 있는 상황이니 푹 빠졌다고 말하기에 충분할 것 같습니다.
저는 좀 처럼 좋아하는 것이 바뀌지 않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게 어려운 사람인데요. 그런 제가 새로운 놀이인 포커에 푹 빠진 몇가지 이유를 좀 생각해봤습니다. 포커는 감정기복이 크지 않고 차분하고 조용한 사람이 치기에 꽤 유리한 면이 많은 게임입니다. 그런 점에서 제 성격과 굉장히 잘 맞기에 너무 매력적인 게임이라는 것이 첫번째 이유입니다.
두번째 이유, 포커(텍사스 홀덤)는 아주 치열한 심리전이라는 겁니다. 포커는 기본적으로 상대보다 높은 점수의 콤비네이션을 완성해야 하는 운에 달린 게임처럼 보이지만 사실 베팅 게임입니다. 서로 상대의 카드를 볼 수 없는 구조에서 어떤 타이밍에 어떤 사이즈로 베팅하느냐로 내 카드를 숨기거나 노골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마피아 게임이라고 생각하시면 좀 더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저는 마피아 게임을 매우 좋아합니다. 포커는 그런 마피아 게임보다 훨씬 치열하고 많은 수를 계산해야 하는 게임이라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포커는 칩을 가지고 베팅을 하면서 상대 플레이어들과 대화를 나누는 게임입니다. 포커판에는 항상 고민할 거리가 많고 고민을 즐기는 저에게 이보다 더 즐거운 대화가 있을 수 있나 싶습니다. 포커는 카드 게임 그 이상의 커뮤니케이션입니다. 포커를 도박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건강하고 합법적으로 플레이하면 이만한 마인드 스포츠가 없습니다. 휴 포커 이야기를 신나게 했더니 손이 근질근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