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안녕하세요. 양입니다.
최근 아는 작가님의 포스팅을 보고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요.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게 뭘까?'라는 질문이 적힌 글이었습니다. 작가님은 경제 주식 재테크 등의 키워드로 글을 쓰시던 분인데, 최근 다른 방향으로 창작활동을 시작하시면서 고민에 빠지신듯 합니다.
그 맥락으로 봤을 때 위 질문의 '좋아한다는 것'은 단순하게는 '욕망'일테고, 구체적으로는 '내 의지로 신이나서 하는 일'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방향으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 혹은 '할 수밖에 없는 일'을 의미할 수도 있고요.
어렸을 때 부터 귀에 피가 나도록 들었던 말들 '하고 싶은 일을 찾아라!',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해!' 따위의 문장들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두가 공감할 거라 생각합니다. 자본주의의 끝판왕인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은 거의 자살행위에 가까우니까요. 또 남의 시선을 많이 신경써야 하는 사회이기도 해서 하고 싶은 일을 순진하게 말하는 것도 실천에 옮기는 것도 쉬운일이 아닙니다.
'내 욕망은 돈도 사회도 주변 사람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내 욕망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은 어렵습니다. 사실 이게 제일 큰 문제인데요. '나'는 고정불변의 존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내가 변해가는 만큼 내 욕망도 변할테니까요.
애초에 '무엇'을 욕망하는가? 라는 질문에 함정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나는 '맛있는 걸' 먹고 싶은 상태지 '짜장면'이나 '피자'를 먹고 싶은 상태는 아니고 그렇다고 명확히 딱 이걸 먹고 싶다는 뚜렷함도 없는 그런 상태. 그런 상태에서 자꾸 뭘 먹고 싶냐고 물어보면 상대도 나도 답답해지죠.
그럼 편의상 원래 질문인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게 뭘까?'를 '나는 어떤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가?'로 바꿔보겠습니다. 그리고 바꾼 질문을 다양한 형태로 바꾸면,
나는 어떤(무엇)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가? 나는 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가? 나는 어디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가? 누가(어떤 사람이)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가? 나는 어떻게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가? 나는 언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가?
더 골치 아파진 기분도 없지않아 있지만, 적어도 '무엇'을 찾기위해 매몰되지 않는 것은 확실합니다. 조금 다르게 생각하다보면 또 다른 길들이 보일거라고 생각해요. 특히 '나는 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가?' 라는 원론적인 질문에는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합니다.
, 커서 뭐될래? 가 아니라 은 무슨 일을 하는 걸 좋아하시나요. 그 일을 어떻게 하고 싶으신가요? 그 일을 왜 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하도 제 멋대로 살아서, 그러니까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면서 살고 있어서 주변의 여러 지탄을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진짜를 찾으려 이것저것 다하면서 살고 있음에도 아직도 뭘 하고 싶은지 정확히 모르겠어요. 이쯤되면 찾았어야 했나.. 눈치도 슬슬 보일 정도입니다. 이래나 저래나 모르겠는 건 매한가지. 그냥 또 이렇게 저렇게 해봐야 알겠죠.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는 그런..
우리 앞으로는 먹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훌륭한 어른이 되기 위해 힘냅시다.
감사합니다.
양 드림.
ps.
Justice와 Tame Impala의 만남이라니... 1/17에 따끈따끈하게 티저로 올라온 곡이 드디어 릴리즈 됐습니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Justice의 상징적인 앨범 1집[ †(Cross)]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의 곡 < Generator>도 맛있습니다. 최근 제가 추천드리는 곡들과는 아주 상반되는 일렉트로닉 장르이니 청취에 주의바랍니다.
ps2.
그래도 글의 분위기와 최대한 맞게 곡을 선정하려고 노력하는데, 오늘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따끈한 신곡이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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