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최초로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첫번째 감상은 군입대를 위한 신체검사 때와 굉장히 비슷했다는 점, 두번째 감상은 왜이렇게 비싸...? 세번째 감상은 아 이래서 비싸구나 싶을 정도로 너무 친절한 의료진에 감동, 네번째 감상은 대장내시경은 (정확히는 장 청소...)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 등의 감상이 있고요. 이런저런 검사를 다 받고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전반적으로 기분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응애.. 아가처럼 캐어 받는거 좋아..)
저는 평소에 건강에 대한 꽤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요. 왜 이렇게 피곤할까. 왜 이렇게 잠이 많을까. 아 이럴때 머리가 왜 아플까. 속이 종종 좋지 않은 것 같아. 등등의 누구나 받고 있는 몸의 신호들을 무서워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왜 이렇게 바보같이 두려워했나 싶어서 바로 예약을 해버리고 검진을 받고 온 참입니다.
어렸을 때는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20대에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의사를 찾아서 매번 사소한 문제가 생길 때 마다 그 의사를 찾아가라고. 그렇게 5년 10년 그 의사에게 매번 진찰을 받으면 4-50대에는 내 몸의 문제를 내 병의 히스토리를 속속들이 아는 나만의 주치의가 생기는 거라고. 물론 이런 좋은 꿀팁을 듣고도 실천에 옮기지 않아 낼모레 40대를 바라보는 저에겐 아쉽게도 나만의 주치의 따위는 없습니다.
주치의도 없고(?) 요즘 2000년 의약 분업 정책에 의한 의료계 파업 수준의 큰 의료계 파업이 있기도 하고, 점점 병원에 익숙해져가야 할 시기에 의료 정책이 뒤흔들리고 있어 걱정입니다만, 대한민국 사회에서 그나마 괜찮은 것 중에 하나가 의료 서비스라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의무 보험이 있기에 의료 서비스를 받는데에 큰 돈이 필요하지 않고 위에 이야기 한 것처럼 자본과는 상관없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챙길 수 있는 방법이야 여러가지가 있겠죠. (꿀팁 공유 대환영입니다.)
의료계 파업이 굉장한데도 무사히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거 보면 아직은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코로나도 훌륭하게 이겨낸 갓한민국의 의료 서비스입니다.
궁금하지 않으시겠지만 조만간 건강검진 결과도 공유드리겠습니다.
님도 혼돈의 시대에 건강 잘 챙기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양 드림.
ps
진짜 뜬금없는 말인데요. 야심한 밤에 숙취해소를 위해 육개장 컵라면을 사와서 기분좋게 하나 말아 먹었습니다. 근데 한입 먹자마자 맛이 이상한겁니다.. 그래서 컵라면 뚜껑을 살펴보니 짭이네요...? 육개장 사발면의 카피 제품이 있는걸 아셨나요...? 우리가 아는 오리지널은
농심 육개장 사발면이고,
삼양 육개장이라는 카피제품이 있었네요. 이걸 이제야 알다니.... 이름이 같고 색깔도 비슷... 그냥 열받았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