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묘한 다큐멘터리 Newsletter Issue 109 4 Feb, 2022 ∙ 1455 Subscribers 다큐멘터리 인터뷰는 오묘하다. 사무적이지도 캐주얼하지도 않다. 그러면서 개인의 사사로운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답한다. 만난 지 며칠 되지 않은 사람에게 눈시울이 붉어지는 얘기를 꺼내놓는가 하면, 힘든 질문인 걸 알면서도 해야 할 때가 있다. 길지 않은 대화에서 그가 살아온 희로애락을 압축해서 체험한다. 그렇게 인터뷰가 끝나고 나면, 세상엔 비슷한 사람 하나 없고 닮은 인생 하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저마다 걸어온 길에 스스로 나름의 의미를 부여해 가며 뚜벅뚜벅 걸어갈 뿐이다. 그러니 유대가 깊다고 해서 고독이 소멸되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이르면 마음이 좀 그렇다. 고된 촬영보다 인터뷰가 힘들다. 다큐멘터리 촬영이 이제 한 회 남았다. 본격적인 편집은 이미 시작됐다. 미리 생각해둔 대로 편집을 해보면 막상 컷이 잘 붙지 않거나 지루한 경우가 있고, 마음에 드는 장면들이 많아서 고르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보다가 1시간이 지난다. 결과는 원점이다. 그렇다고 허튼 시간은 아니다. 그러면서 왜 마음에 안 드는지 알게 된다. 편집의 힘이 새삼스럽게 무섭다. 픽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구성한 서사가 의도치 않은 맥락을 불러일으켜 출연자 삶에 대해 오해를 만들까 걱정된다. 드라마 주인공은 드라마가 종료되면 사라지지만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다큐멘터리, 매력적인 것 같다. 아직 감당하지 못할 뿐. 도큐 season & work 1. Music by 을지로 도시음악 Never Give Up On A Good Thing by George Benson 2. Movie by 단편극장 언프레임드 Ep1. 반장선거 3. Novel by 단편서점 킬러, 조 기자 2부: '킬로 조의 첫 살인'(1회) 4. Event by season & work 창업자 인터뷰, <상인의 시간> 청년 경제 강연, <나는 왜 돈이 없을까> Music by 을지로 도시음악 Never
Give Up On A Good Thing
by George
Benson 양의 아주 아주 주관적인 감상 뒤적뒤적 Lp선반에서
이번엔 뭘 소개할까 고르다가 믿고 듣는 조지 벤슨 아저씨를 집어 들었다. 흠 A면은 씐나는 곡이군! 하면서 B면을 들어보는데 ??? 앞뒷면이 노래가 똑같다. 아니 이왜진…? 알고 보니 프로모션 반을 샀던 것… 여기서
중고 LP를 거래할 때 살펴봐야 할 것이 튀어나왔다. 갑자기 분위기 팁. 보통 ‘PROMO’라고 적혀
있는데, 말그대로 프로모션을 위해 만든 비매품인 것. 프로모션 음반은 스튜디오에서 앨범 작업을 하고 릴리즈 하기 전에 클럽이나 Dj들에게 뿌리는 용도다. 음반을
공짜로 줄 테니 여기저기서 틀어달라는 일종의 홍보물인 것. 그렇다
보니 앨범 자켓도 없이 그냥 흰 봉투에 들어있는 것도 있고, 정말 단
한 곡만 들어있는 것도 있다. 정말 정말 유명한 앨범이어서 너무 너무 희귀하다면 PROMO
딱지가 붙어있어도 살만하긴 하다. 소장용으로는
가치가 조금 떨어지나 적어도 음악은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끔
정말로 Dj들이 신명나게 틀어제끼던 음반이라면 잔기스는 감안해야 한다. 내가 산 이 앨범은 한 곡만 들어있고 잔기스도 많다. 꽥. 양의 아주
아주 짧은 인스턴트 지식
George
Benson. 43년 펜실베니아 피츠버그 출신. 여전히도
기타 치고 노래 부르는 리빙레전드 중 한 명. 4살 때부터
음악 신동이라고 불리면서 8살 때는 기타 연주로 이름을 날렸다. 60년대 초에
학교를 졸업하고 유명 오르간 연주자 Jack Mcduff와 함께
연주하며 본격적으로 재즈기타 세션으로 활동했다. 유명 트럼펫
연주자 Miles Davis가 조지 아저씨를 기타 세션으로 쓰기도 했다. 그러니까
커리어 시작은 재즈 기타리스트. 76년 작품
[Breezin]에서 <This
Masquerade>라는 곡에 보컬로 작업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 이 곡은 당시 미국과 유럽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R&B
부분 1위를 기록하는데, 정작 소속사 관계자들은 ‘아니 우리
조지는 기타를 쳐야하는데 왜 보컬로 흥하냐.. ‘며 장탄식을
냈다고. 역시나 대중적인 것은 재즈기타 연주보다는 보컬이었는지 조지아저씨는 가수로 훨씬 유명하다. 조지 아저씨의 재즈기타 연주 앨범은 잘 모르지만, 보컬로 인상적인 노래들은 기억에 남는다. 그 중 아주 유명한 곡으로는 <Give Me The Night>이라는 곡을 추천한다. +<Give Me The Night> by George Benson 아주 특이한 발음으로 노래를 부르는데
연주와 스캣이 역시나 일품. 양 season & work Movie by 단편극장 <언프레임드> 시리즈 에이비의 감상 노트 반장선거 운동으로 치열한 초등학교의 한 교실, 기호 1번은 카리스마가 넘쳐 주로 남자 아이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는 유장원, 기호 2번은 다양한 공략과 선물로 주로
여자아이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는 주선영, 그리고 너무 평범하고 존재감도 없는 기호 3번 정인호. 어른들의 세계를 조금 순한 맛(?)으로 보여줬다고 말하고 싶은데, 과격한 행동과 말들이 너무 어른들의 모습과 똑같아서, 아니 그 이상의 모습들을 보여줘서 꼭 그렇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스포가 포함된 내용이라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치열한 선거 운동은 보여지는
것일 뿐, 실상은 뒤에서 일어나는 음모와
비리가 이 영화의 핵심이다. 영화에서 선거 운동으로 큰 목소리를 내는 아이들이 전체 학급 아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 목소리를 내지 않지만 조용히
지켜보고 응원하면서 본인의 권리를 이행하는 아이들이 있다. 보이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 목소리가 크다고 해서 옳은 것이고 정당한 것이 아니다. “제가 반장이 된다면 친구들과
사이 좋게 지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인호는 작은 목소리였지만, 진실된 마음이었고, 그의 선거공약은 비록 거창한 것은 아니었지만, 대다수 소외된 아이들의 마음을 울리기에는 충분했다. 왜냐하면 이게 본질적으로 반장이 필요한 이유니까. 곧 대선이다. 당신이 어디에 투표할지 조금 고민이 된다면, 이 영화가 조금은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에이비의 영화 포스트잇 박정민은 배우로서 연기 괴물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한예종 때부터 유명했다고 한다. 그런데 재밌는 건 사실 그가
‘연출’ 전공이라는 것!! (뭐야 이 재능충..) 이 단편에 투입된 24명 어린이들을 직접 캐스팅하고
의상, 장소, 소품 등 하나부터 열까지 다
직접 챙기고 신경써서 준비했다고 한다. 그 점을 잘 알 수 있는 것이 음악감독을 마미손으로 정한 것이라 본다. 단편은 장편보다 리듬을 조절하기
쉽지 않은 장르인데, 그것을 힙합 사운드로 매워버렸다.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 이영지의
‘나는 이영지’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작업했는데, 힙합 노래 비트에 맞춰서 작업을
하니 시나리오가 술술 풀려서 음악감독도 마미손에게 요청했다고 한다. 박정민 배우는 이 영화가 관객들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른들이 스스로 그들의 부정적인
모습을 바라보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데 어쩌나.. 나는 기분 나쁘기 보다 감탄에 감탄을 하면서 보았으니.. 배우님 좀 더 수련 하셔야겠습니다. 실패하셨어요. 그러니 단편 하나 더 만들어 와봐요. 얼른 보게! 에이비 Novel by 단편서점 <킬러, 조 기자> 2부: '킬로 조의 첫 살인' 1회 조용희가 정치부 기자로 옮긴 지 6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조용희를 국회 귀신으로 만들었던 4월 보궐 선거가 끝났다. 차차기 대선 후보로 지목되던 야당의 젊은 국회의원이 보좌관과의 불륜 스캔들, 장관을 겸직하던 여당의 4선 국회의원이 한 대기업에 자녀의 취업을 대가로 편의를 봐준 것이 밝혀지면서 실시된 보궐선거라 두 지역구 모두 누가 승리할지 뻔한 게임들이었다. 그리고 그 예측은 맞았다. 그런데도 조용희가 정치부로 옮기자마자 치러진 선거여서 힘들었지만, 그만큼 빠르게 여의도에 다시 적응할 수 있었다.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난 조용희는 외출준비를 서둘렀다. 가방에 노트북과 아이패드, 각종 기사가 프린트된 A4용지들을 가방에 넣었다. 집을 나서기 위해 문을 열었을 때, 집 앞에 놓여있던 <주간고려>도 챙겼다. 조용희가 차를 타고 간 곳은 남한산성 둘레길의 한 카페였다. ‘사우스 캐슬’이라는 이름이 붙은 카페에 도착한 그녀는 마당에 풀어져 있는 골든레트리버에게 먼저 다가갔다. 레트리버는 그녀가 반가운지 앞에 놓여있던 먹이 그릇도 포기하고 꼬리를 흔들며 다가왔다. 조용희는 레트리버의 머리부터 허리까지 몇 번 쓰다듬은 다음,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또 왔어?”
30대 중반쯤 된 바리스타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녀를 보자마자 아는 척을 했다. 그의 표정은 말과 달리 웃는 얼굴이었다.
“‘또’라니? 거의 반년 전이거든? 전에 겨울 시작하기 전에 오고... 얼마나 바빴는지 알아?”
조용희가 말했다.
“핸드드립으로 마실 거지? 무슨 원두로 할까?”
“그 있잖아. 오늘의 커피 같은 거. 그걸로 줘.”
“오늘의 커피는 스타벅스에 가서 달라고 하고. 오늘 볶은 거로 줄게.”
바리스타의 말이 끝나자마자 전동 그라인더 소리가 들렸다. 조용희는 햇볕이 잘 드는 테이블에 자리 잡고 노트북과 오늘 나온 주간고려를 꺼내놓았다. 바리스타가 커피를 가져왔다. 조용희는 커피 원두마다 차이는 모르지만, 이 커피의 향이 토요일 오전에 좋아하는 카페에서 보내는 시간을 더 풍요롭게 해줄 거라는 건 알 수 있었다.
“보통은 전역하고 나면 부대 있던 곳으로는 오줌도 안 눈다는데... 그냥 말뚝을 박지 그랬어?”
남한산성 근처에는 조용희가 근무하던 특수전사령부가 있던 곳이었다. 이 카페도 당시 군복무하면서 알게 된 카페였는데, 경직되고 여유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군 생활을 버틸 수 있게 도와준 장소였다. “어휴, 못해. 그때 여기라도 찾지 못했으면 난 분명히 사고 쳐서 불명예 전역했을 거야.”
조용희가 전역하고 얼마 안 있어서 부대는 이전했고, 그 자리에는 아파트단지가 들어섰다. 전역한 지 3년이 지났음에도 이곳을 찾는 것은 군 생활에 미련이 남아서가 아니다. 조용희의 아버지도 군인이었고, 똑같이 특수전사령부에서 근무했었다, 그리고 그때 그녀가 태어났기 때문에 이곳은 그녀의 고향인 셈이다. 조용희는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다시 평화로운 일상을 찾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치는 어떻게 돼도 좋으니 전쟁 같은 선거가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하며 주간고려를 펼쳤다. 광고페이지를 몇 장을 지나쳐서 만난 목차에서 그녀의 시선을 빼앗는 제목이 있었다. [어린이집에서 대마초를 피운 20대 보육교사 이 씨, 숨진 채 발견] +글소개: 29살 조 기자의 성장형 액-숀 활극. <킬러, 조 기자> 1부, prologue: '킬러 조의 탄생' ![]() LIVE 청년 경제 강연 <나는 왜 돈이 없을까> 01 - 이선호 과학커뮤니케이터 / 6.28(월) "4차 산업혁명이 온다는데 온 거야 만거야" 02 - 김얀 작가 / 7.1(목) "사회초년생! 오늘부터 '돈'독하게 모아보자!" 03 - 김찬호 교수 / 7.5(월) "나는 왜 돈이 없다고 생각할까?" ![]() 창업자 인터뷰 <상인의 시간> 01 - 유형곤(우리동네세탁소) / 7.8(목) 02 - 조수형(싸군마켓) / 7.12(월) "파도가 칠 때는 업종변경을, 유통의 힘" 03 - 홍미선(땡스롤리) / 7.15(목)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를 하면" 04 - 코보리모토무&최영미(시:시밥) / 7.19(월) "두 사업자가 만나면" 05 - 장건희(육곳간) / 7.22(목) "이 시국에 정육점에서 소세지집까지 사업 확장" *해당 날짜에 업로드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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