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를 다녀왔다 Newsletter Issue 108 28 Jan, 2022 ∙ 1456 Subscribers 잠시 후 드라이빙을 간다. 다큐멘터리 출연자도 함께한다. 그 사람이 평소 어떤 모습인지 좀 더 보고 싶어서 제안했다. 카메라는 두고 간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가져간다.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다녀와야겠다. 현재 시각 8시 정도. 돌아왔다. 샤워하고 나오니 새벽 2시 30분이다. 밤 10시 조금 넘어서 드라이브를 출발했으니 생각보다 길었다. 북악스카이웨이와 잠수교를 다녀왔다. 출연자도 우연히 나처럼 영상을 만든다. 마침 서울 야경 타임랩스(한 장면을 오랫동안 찍어서 빠르게 감는 영상)가 필요하다고 했다. 온도를 보니 영하 5도. 타임랩스는 찍는 동안 움직일 일도 없다. 사람이 많았다. 90%는 커플이었다. 그들이 멋진 야경을 보며 로맨틱을 속삭이는 동안 출연자는 지긋이 타임랩스를 찍었다. 그런 그를 나는 망부석처럼 굳은 채 찍었다. 손가락은 카메라와 붙어버리고 발가락은 없어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북악스카이웨이, 앞으로 내 의지로 갈 일은 없을 듯하다. 내가 얼마나 추위와 안 친한지 다시 한번 굳게 알게됐다. 잠수교를 들르고 돌아오는 동안 그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얕게 시작한 이야기가 조금씩 깊어져 갔다. 그는 집 앞에 도착해서도 20분 정도 더 이야기를 토해냈다. 묵묵히 들었다. 그게 내 일이니까. 듣는 동안 생각이 복잡하면서도 깊어졌다.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고 스토리보드를 짤 때 생각했던 메시지가 있었다. 그 메시지가 영상의 결론이라 여겼다. 아니었다. 오히려 영상의 시작이 되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메시지는 내가 아닌 출연자 삶의 유기적 서사가 전달하는 것이란 걸 깨달았다. 그의 삶과 태도를 통해 내 삶을 뒤돌아보게 된다. 미성숙한 나의 구석구석을 들춰낸다. 부끄럽기도 멋쩍기도 하면서 많은 걸 배우고 있다. 문제가 생겼다. 점점 시리즈로 만들고 싶어진다. 올해는 여기에 바칠지도 모르겠다. 복잡하지만 기분 좋은 고민이 시작된다. 이제 오늘 찍은 영상을 백업하고 확인할 시간이다. 집에 맥주 두 캔이 있다. 다행이다.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 고맙습니다. 도큐 season & work 1. Food by Withwhisky 할아버지가 무덤덤하게 던져주던 땅콩, 그리고 재즈. 위스키는 아무래도 좋아 2. Music by 을지로 도시음악 Dance with me by Peter Brown 3. Movie by 단편극장 DIVE 4. Novel by 단편서점 킬러, 조 기자(1부, 연재완료) 5. Event by season & work 창업자 인터뷰, <상인의 시간> 청년 경제 강연, <나는 왜 돈이 없을까> Food by Withwhisky 할아버지가 무덤덤하게 던져주던 땅콩, 그리고 재즈. 위스키는 아무래도 좋아 2년 반 전, 한국으로 들어오기 전에 오사카에서 좋아했던 곳들을 정리해 두었던 글을 간만에 보았습니다. '오사카에 갈 때마다 잊지않고 가야지'하는
마음으로 적어두었던 것들인데, 코로나 덕에 아련한 추억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플레이오프>라는 바. 누가 처음으로 데려가준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집에서도 걸어서 30분 정도 걸렸지만, 강을 끼고 미술관과
일본은행, 오사카시청 같은 이쁜 건물을 보며 걷는 게 좋았습니다. 혼자서, 가끔은
지인과 함께 들르곤 했죠. 빼곡히 들어찬 재즈 LP, 냉장고만한 스피커,
(아마도) 할아버지가 그리는 개성있는 그림들, 그리고 골골거리며 땅콩을 던져주는 마스터(라고 쓰고 할아버지라고 읽음). 딱히 위스키 라인업이 좋은
건 아니었지만, 오래된 스피커가 뿜어내는 재즈를 들으며 하루를 돌이켜보는 게 좋았습니다. 비교하고 분석해서 최선을
찾는 데 몰두하는 요즘, 털레털레 걸어가서 대충 던져주는 땅콩을 먹으며, 적당히 고른 위스키를 마시고 멍 때리던
밤이 최고였다고 느끼는 건, 나이를 또 한 살 더 먹어서겠죠. 흑흑. +For more 제준혁
Music by 을지로도시음악 Dance with me by Peter Brown 양의 아주 아주 주관적인 감상 요즘 7인치 도넛반을 사는 것에 맛 들렸다. 그러니까 Lp판인데
한 면에 한 곡만 들어있는 싱글 앨범을 이야기하는 거다. 가격도
착해서 (두 곡 밖에 없는데 당연한 거지만;) 통통 튀는
디스코 음반을 잔뜩 샀다. 천천히 그 음반들을 소개해볼까 한다. 이번 곡은 구성이 참 재밌다. 훅으로
시작해서 훅으로 끝나는 수미상관 형식. 마치 이어서
틀면 무한대로 재생이 가능할 것 같아 보인다. (암욜맨
10시간 저리가라) 특히나
브라운 아저씨의 특유의 아날로그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일품이다. 영상으로
보면 알겠지만 브라운 아저씨가 신스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난장 춤판이 아주 흥겹다. 역시 디스코는 댄스뮤직이지! 이 곡이 수록된 정규 데뷔 앨범 [A Fantasy Love Affair] 가 프린팅 된 티셔츠를 깨알같이 입고 나온 게 넘나리 귀엽다. 양의 아주
아주 짧은 인스턴트 지식
Peter
Brown. 53년 일리노이 출신. 주로 일렉트로닉, 디스코, 훵크 등의
음악을 연주하고 작곡하며 노래했다. 이 배경에는
그의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어머니는 음악에 재능이 뛰어나 어렸을 때부터 브라운 아저씨에게 음악공부를 시켰고, 아버지는 전자공학자로 각종 기계를 통해 음악을 접할 수 있게 해줬다. 그런 부모님 덕분에 당시의 최고 기술인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는 물론이고 각종 녹음 시스템도 배웠다. 원래 음악은
드럼 퍼커션 등의 타악기로 시작했다. 그러다
건반까지 섭렵하게 된 케이스. 특히나
신디사이저로 연주하는 감각이 뛰어나다. 현란한
연주보다는 멜로디가 좋고 중독성 있는 리프를 잘 짜는 느낌이다. ARP라는 신디사이저 제작사와 끈끈하게 연결되어 매번 ARP신디사이저를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아무튼
간에 디스코 훵크 계에서 신스 사운드로 방귀를 좀 뀐 아저씨라는 말이다. 브라운 아저씨의 가장 유명한 곡 <Do Ya Wanna Get Funky With Me>. 개인적으로는 <Dance With Me>가 더 구성지고 듣기 편안하다. 지금 보니까 with me 시리즈네;. 양 season & work Movie by 단편극장 에이비의 감상 노트 “너는 언제 처음 자살을 하고
싶었어?”
차를 타고 안양에서 서울로 돌아가는 길, 최근 TA교육(심리에서 교류분석에 해당되는 영역)에서 자살 파트에 대한 심층 공부를 하고 있는 아내가 나에게 갑자기 질문을 던졌다. 부부 사이에 무슨 이런 질문이
나오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와 가까운 지인들이라면 내가 가지고 있는 어두운 구석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건 바로 자살에 대한 나의 인지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지금 영화 찍는 일을 안 했으면 무슨 일을 했을 것 같아요?’ 와 같은 질문을 던지면 나의
대답은 십중팔구 이렇다. “자살했겠죠.” 조지는 자살을 시도한다. 화장실에서 목을 매달고 자살할 계획이었지만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그렇게 1차 자살 시도(?)에 실패한 그가 마음을 다잡고자
세면대의 거울을 보았는데 거울에 비친 본인의 모습이 조금 이상하다. 거울에 본인의 모습이 비쳐야 하는데 본인의 뒷모습이 비친다. 너무 놀란 조지는 거울을 만져보는데, 거울은 심해와 같은 공간과 연결되어
있다. 과감하게 거울 안으로 고개를
넣어보는데, 또다른 자신이 의식을 잃고 물속에서
떠돌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놀란 조지는 얼른 또 다른 조지(?)를 구한다. 내가 처음 자살 비슷한 것을 시도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당시에 나는 너무 지쳐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많은데 니가 왜 나서서 그걸 해야 하는데?” 같은 말들이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단순히 10대의 사춘기로 넘기기엔 나에게는 너무 고통스러웠다. ‘그냥 내가 죽어버리면, 훗날 내가 쓴 일기나 글, 그림들을 보고 내 생각이 꽤나 괜찮았음을 후대 사람들이 알아 주지 않을까?’ 같은 생각이 어느 순간부터 나를
사로잡았다. 맞다, 망상이다. 그때의 나는 그 누구보다 내가
나를 마주해야 하는데, 내가 나 자신을 똑바로 보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다. 이 영화의 조지처럼. 누구나 살면서 너무 힘들어서 자기 자신을 포기하고 싶고, 현실을 마주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잘 알 것이다. 잠시는 괜찮지만, 언젠가는 마주해야 한다는 것을. 마주하지 않는다면 죽는다는 걸. 그게 정신이 되었든, 육체가 되었든. 그래서 나의 “자살하겠죠” 라는 답이 품고 있는 의미는 “이거 말고는 다른 거 생각해 보지도 않았는데요?” 이다. 너무 극단적이지만, 나는 이런 삶을 선택했다. 여러분들은 어떤가? 에이비의 영화 포스트 이 영화는 뉴질랜드 출신 감독이 만들고, 뉴질랜드 영화사에서 제작하고, 뉴질랜드에서 촬영하고 제작된 향토(?) 뉴질랜드 영화이다. 끼워 맞추자면, 이 뉴질랜드 출신 감독인 ‘매튜 J 세빌(Matthew J.
Saville)’은 뉴질랜드에서 촬영한 전 세계적으로 메가히트를 한 영화 <반지의 제왕 – 두개의 탑(The Lord of The rings – Two Towers)>에 우리말로 하면 병사1로 출연한 적이 있다. 이 영화를 보고 한번 감독님의 얼굴을 찾아보고자 다시 영화를 보았지만, 실패했다.(본인만 아실듯..) 에이비 Novel by 단편서점 <킬러, 조 기자> 1부, prologue: '킬러 조의 탄생' ![]() LIVE 청년 경제 강연 <나는 왜 돈이 없을까> 01 - 이선호 과학커뮤니케이터 / 6.28(월) "4차 산업혁명이 온다는데 온 거야 만거야" 02 - 김얀 작가 / 7.1(목) "사회초년생! 오늘부터 '돈'독하게 모아보자!" 03 - 김찬호 교수 / 7.5(월) "나는 왜 돈이 없다고 생각할까?" ![]() 창업자 인터뷰 <상인의 시간> 01 - 유형곤(우리동네세탁소) / 7.8(목) 02 - 조수형(싸군마켓) / 7.12(월) "파도가 칠 때는 업종변경을, 유통의 힘" 03 - 홍미선(땡스롤리) / 7.15(목)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를 하면" 04 - 코보리모토무&최영미(시:시밥) / 7.19(월) "두 사업자가 만나면" 05 - 장건희(육곳간) / 7.22(목) "이 시국에 정육점에서 소세지집까지 사업 확장" *해당 날짜에 업로드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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