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한 주 동안 10년 동안 변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고민에 빠졌습니다. 많은 것이 변했지만 그럼에도 변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해보니 최근에 편지에 써드렸던 '무관심' 주제에서 가장 많이 힌트를 얻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이 어떤 행동을 해도 나와는 ‘관계없는’ 상태. 그것은 상대를 존중하는 최고점의 상태. 그 생각에서 시작해 여러 질문을 거쳐서 관계없는 상태의 저변으로 들어가보니 '자유'라는 키워드로 수렴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복잡한 중간단계를 걷어내고 결론으로 들어가자면 저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자유'입니다.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내가 추구하고 있는 것, 그 어떤 가치보다도 앞서 있는 것,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해도 설명이 가능한 것, 그것은 '자유'입니다.
일을 하는 것에서도 자유로움이 중요해서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관계에서도 자유로움이 중요해 상대의 욕망과 나의 욕망이 최대한 충돌하지 않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심지어 매일 입는 옷에서도 자유로워지고 싶어 거의 매일 같은 옷을 입는 수준입니다.
20대 초중반 부터 비혼주의를 선언한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그 어떤 관계보다도 깊은 관계를 맺어야하고 그로인해 자유와 욕망을 거세당한 수많은 유부남 유부녀를 곁에서 지켜본 결과 결혼은 미친짓임에 틀림 없었으니까요. 뭐 언젠간 견딜수 없는 외로움이 밀려와 이런 선택을 후회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지금은 자유로움이 외로움을 훨씬 상회하는 중요한 가치인 것 같습니다.
10년 뒤엔 이런 글을 쓴 나를 회상하며 코웃음을 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양 드림.
ps
주말동안 비 좀 오지말라고 기도해주세요. 콧바람좀 쐬려는데 바로 비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