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 편지에서 언급한 '복잡한 중간단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좀 복잡할 수 있어요. 양해 바랍니다.
그럼 그렇게 목숨걸고(?) 지키려는 자유란 도대체 뭘까요. 영어를 빌려와 조금 이해의 폭을 넓히자면, 자유는 Freedom과 Liberty로 나뉩니다. 전자는 말 그대로 남의 구속을 받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고 후자는 전자의 의미에 더해 타인의 권리에 의해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자유는 사회 속에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자유의 의미입니다.
제약이 있는 자유(Liberty). 그 자유의 의미 속에서 최대한 자유(Freedom)로울 수 있는 법. 그 방법에 대해 근 10년을 고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고민의 끝은 어디인지 모르겠습니다만 현재까지 고민한 결과는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당사자들이 자유로울 때 나도 자유롭다.' 입니다.
이 한 문장 때문에 저는 변했습니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폭도 급격히 넓어졌고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 인내하고 소화하는 능력도 급격히 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문장이 정답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끝없는 이해와 존중과 인내의 끝에 '나의 진정한 자유'가 기다리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그 결과 저는 아주 느슨하지만 두텁고 멀지만 소중한 관계들이 많이 쌓였습니다. 이 대목에서 이제 지난 편지에서 떠들었던 '관심의 끝은 무관심' 뭐 이런 내용으로 이어지는 거구요. (괜찮으세요? 이제 머리가 슬슬 좀 아프실 것 같으니 언능 줄일게요...) 꽤 성공적인 고민이었고 실천 했을 때 제가 느낀 자유로움도 아주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저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편안함을 느끼고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건 당사자들에게 물어봐야 정확히 알 것 같지만 적어도 저는 그렇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냥 맞다고 해... 편지 안 끝나...))
물론 모든 관계에서 성공적인 것 같진 않습니다. 저의 이해의 영역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가차없이 끊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를 닦는(?) 길은 멀고도 험하구나....) 특히 연인관계에서 실패가 유독 많습니다. 연애를 하고 싶지 않은 이유도 비혼인 이유도 여기에 있... 크흠...
아무튼 급하게 줄여야 할 것 같아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요즘 한 주에 한 번 이렇게 편지를 쓰기위해 해야 할 일을 멈추고 온갖 상념에서 자유로이 허우적거리는 것이 기분 좋습니다. 그 기분 속에 있노라면 조금씩 '어떻게 살아나갈 것인가?'에 대한 실마리를 얻곤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글은 누군가 읽었을 때 가치가 생기는 법이니까요.
그럼 무더워지는 것 같으니 제 더위 좀 가져가시고요.
양 드림.
ps
결국은 콧바람 쐬기 실패.
ps2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더운날씨에 어울리는 최대한 청량한 노래를 선곡해보겠읍니다.
ps3
심리학이니 뭐니 떠들었는데 막상 시동을 걸려고 하니 제 자신이 딥 해져서 그만두었습니다. 나중에.. 나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