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공유 로스터리에서 찾은 카페 문화의 미래 Newsletter Issue 86 27 Aug, 2021 ∙ 1291 Subscribers 꼰대는 어디에나 있다. 누구나 꼰대를 만난다. 그만큼 꼰대는 흔하다. 이런 현상은 한 개인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보다 꼰대가 되는 게 자연스럽고 쉽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 언제부턴가 꼰대에 대한 내 질문은 바뀌었다. ’왜 꼰대가 되지’가 아닌 ‘어떻게 하면 꼰대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로. 이제 겨우 하나 알겠다.
어른을 만난 적이 있다. 운 좋게 두 분의 어른과 함께 일했다. 두 분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물어보기 전에는 절대 먼저 답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설령 내가 넘어질 것 같아도 넘어지게 놔둔다. 눈에 보이는 곳에 있다가 물어보거나 도움을 청하면 ‘거봐 그럴 줄 알았다’가 아닌, 차분히 자기 생각과 경험을 ‘강요’가 아닌 ‘공유’한다. 먼저 손을 건네는 도움이나 조언이 유효할지라도, 궁극적으로 그 사람의 인생에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걸 그분들은 알고 있는 것이다.
<자유론>에서 존 스튜어트 밀은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최선의 결과를 낳기 때문이 아니라 그 자신의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과연 그렇다. 삶의 맛은 결과의 성공이 아니라, 내 방식대로 살아보고 그 책임을 감당하는 것에 있다. 넘어지더라도 내 방식대로 하다가 넘어져야 내 인생이다. 요청 없던 도움은 달콤하겠지만 책임을 배울 수 없다.
그러나 곁에 있는 사람이 내가 겪은 실패의 과정을 밟으려 한다면 과연 멀뚱히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있을까. 그게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막고 싶을 것이다. 마음이 가까울수록 더욱 그렇다. 입이 근질거리겠지만 참아야 한다. 어른 되기 참 힘들다. 꼰대가 쉽다. 도큐 season & work 1. Food by ClubComb 공유 로스터리에서 찾은 카페 문화의 미래 [USA/Newyork] 2. Music by 을지로 도시음악 夏のポラロイド by 崎谷健次郎(Sakiya Kenjiro) 3. Movie by 단편극장 스케이트보드 타는 영화 4. Novel by 단편서점 다음 연재할 단편 소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5. Event by season & work 창업자 인터뷰, <상인의 시간> 청년 경제 강연, <나는 왜 돈이 없을까> 공유 로스터리에서 찾은 카페 문화의 미래 [USA/Newyork] 바로 comber 6만 개 이상의 카페가 존재하고, 1인당 하루 평균 2.7잔 커피를 마신다는 미국에서 원두를 로스팅하는 시스템 <셰어드 로스팅(Shared Roasting)>이 화제다. 카페비즈니스로 다양한 이력이 있는 두 공동창업자, 제프 웡(Jeff Wong) 씨와 하워드 창(Howard Chang) 씨는 “로스팅원두를 도매로 사면 1파운드에(454g) 10달러가 넘지만, 생두라면 3달러 정도다. 원가 절감과 동시에 스스로 선택한 원두로 최고의 한 잔을 대접하고 싶은 것은 카페 운영자로서 당연한 일입니다”라고 말한다. 두 공동대표는 선행 투자 없이 누구나가 사용할 수 있는 로스터리를 2020년 1월, 뉴욕 브루클린에 오픈했다. 직후의 코로나 발발로, 예상하지 않게 로스터리에 대한 수요가 급상승하게 되었다. 경영이 어려워진 다른 카페들은 추가적인 비용 절감을 위해 셰어드 로스팅을 이용해 자가 로스팅이나 원두의 온라인판매로 전환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했다는 곳도 많이 있다고 전해진다. 동시에 록다운으로 집에서 자신이 원하는 1잔의 커피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기쁨을 찾은 애음가가 새롭게 카페 경영을 생각하는 경우도 눈에 띈다고 한다. 이런 고객(사)들만 현재 30개에 이른다. 시설 이용에 회비가 필요 없고, 기기에 따라 1시간에 60~350달러의 사용료가 든다. 포장설비와 보관창고 이용료는 무료다. 생두 구입의 비결, 로스팅 기본기술, 경영 라이센스 취득법 등 다양한 클래스를 마련해 비즈니스 전반을 실용적으로 지원한다. 앞으로는 생산자를 초청하는 이벤트 등을 통해 카페 커뮤니티를 더욱 후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Shared Roasting 43 Washington Ave., FL1 Brooklyn, NY 11205 ☎+1-718-606-6345 콤버노트 셰어드 로스팅을 보자마자 <그로스 아이큐>라는 책이 떠올랐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성공경로’를 제시하는데, 예를 들면 같은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새로운 고객에게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하는 내용들로 구성돼 있다. 코로나19 시대, 비즈니스 등 많은 것들이 축소지향적이고 DIY로 전환해 가고 있는 트렌드 속에서 어떻게 이를 서포트할 것인지가 관건일 것이라 생각된다. 夏のポラロイド(나츠노포라로이도/여름의 폴라로이드) by 崎谷健次郎(Sakiya Kenjiro) 양의 아주 아주 주관적인 감상
올해 여름을 종결해볼까 한다. 5월 넷째주
소개한 곡부터 시작해서 이번에 소개하는 곡까지 3개월에
걸쳐서 여러분에게 일본 70-80년대 여름노래를 들려드렸다. 혹자는 왜 굳이 일본 음악일까? 의문을
갖을 수 있겠는데, 그냥 내 취향이 그렇다. 그 취향이라 함은 ‘악기 소리가 살아있는’ 음악이다. 그러려면 현대 음악으로는 밴드 사운드 기반의 음악을 들어야한다. 다른 장르에서는 대부분의 곡
작업이 MIDI(Musical Instrument Digital Interface)로 이뤄지기 때문에 리얼
악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곡이 별로 없다. 하지만 70-80년대에는
MIDI작업이 발달되지 않아서 어떤 음악을 들어도 악기 하나하나 연주자가 있고, 그 연주 하나하나 디테일이 좋다. 내 취향의 디테일로 들어가자면 역시 브라스처돌이 답게 브라스 사운드가 좀 살아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장르가 좀 좁혀지는데, 그냥 통칭
대중가요(Pop)라고 일컬어지지만 기반이 되는 장르는 Jazz, Blues, Funk, Disco, Soul, MellowRock, Soft Rock 등의 장르다. 70-80년대에
이런 장르의 곡들이면서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AOR’이라고
한다. 그 바이브가 태평양 건너 일본에도 묻어나 있으며, 일본 특유의 감성과 섞여 또 생경한 분위기가 나는데 그걸 ‘CITYPOP’이라고 요즘 들어 이야기하는 것이다. 혀가 길었는데, 그냥 내
취향이 그렇다. CITYPOP이 좋다. 새롭고 기분 좋은 곡들을 만날 때면 ‘아니 이게
어떻게 76년도 노래야?!’ 하면서
깊은 감상에 빠지게 된다. 그 기분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것뿐이다.
아무튼 여름을 종결한다. 지금까지
소개했던 여름노래들을 한곳에 모아 플레이리스트로 만들었다. 비공개이며, 구독하지 않은 사람도 이 링크를 받으면 들을 수 있긴 하다. (웬만하면 구독하게 강요해주시면 좋겠다.) 신나는
곡으로 시작해서 맬로우한 곡들로 끝나게 구성했고, 2021년 여름을
이 플레이리스트로 기억해 주신다면 영광이겠다. 양의 아주 아주 짧은 인스턴트 지식 아키모토 카오루의 [Cologne]이라는 앨범을 좋아하는데, 그 앨범을
듣다가 크레딧에서 본 이름으로 이 가수를 알게 되었다. 쾰른에서는
코러스로 참여했는데, 목소리가 간간들어지는 게 좀 특이하다. 켄지로의
몇몇 앨범을 찾아서 들어봤지만 역시 내 취향은 1집까지다. 80년대 후반 작품이다 보니, 90년대로
넘어가니 너무 현대적인 신스 사운드가 지배적이다. 이번에 소개한 곡 <夏のポラロイド>가 수록된 1집이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듣기 좋다. 브라스 사운드가 포인트로 잡혀 있지만 아쉽게도 신스로 연주했다. 그럼에도 조금은 클래식한 스타일이라고 해야 될까 세련되면서도 익숙한 음색이다. 특히나 세련된 후렴구에 악기 구성이 너무 적절하고 연출이 좋아서 인상적이다. 85년에 작곡가로 데뷔하고, 87년에 본인의
곡을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로 가수 데뷔한다. 작곡가로
활동이 활발해서 영화음악이나 드라마 OST작업도
활발했던 것이 포인트. 작곡이나 편곡능력이 뛰어나서 본인의 곡들도 참 구성지고 재미진편이다. 양 season & work 에이비의 감상 노트
대학교 1학년 때 DSLR을 큰 마음 먹고 구입했다. 니콘 D3000! 지금은 당연시 되는 동영상 기능도 없었다. 당시에도 일반 입문자용으로 나온 모델이라 여러 기능들이 부족했지만, 겨울 동안 알바한 돈을 다 쏟을
만큼 나에게는 최고의 카메라였다. 그 카메라를 가지고 나는 그냥 닥치는 대로 찍었다. 다시 오지 않을 20살이라는데, 뭔가 이렇게라도 내 순간들을 남겨놓고 싶었다. 아버지는 그런 나의 모습이 많이 못마땅했나 보다. 공부는 안하고 ‘찔락’ 거린다면서 카메라가 보일 때마다 크게 혼을 내셨다. (결국 내 첫 DSLR은 아버지 손에 파괴되는 끝을 맞이했다) 몇몇 대학 친구들과 나름 대학교 선배들이라 불리는 이들도 DSLR을 가지고 다니는 나의 모습을
보고 허세가 들었다며 색안경을 끼고 보았다. 하지만 나는 그런 목소리들을 무시하고 내가 담고 싶은 것들을 카메라에 담았고, 지금 이렇게 영화를 찍고 있다. 단지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싶을 뿐인 주희는 사람들의 반대로 장소를 옮겨 다닌다. 한강에서 보드 타는 무리들을
마주치지만, 그들도 주희를 인정하지 않는다. 무리 중 한 명은 주희에게 ‘저쯤’에 가서 보드를 타라며 무시한다. 일반인들에게도 무시당하고 보드를
타는 사람들에게도 무시 받는 주희. 하지만 주희는 당당하게 보드를 탄다. 영화 내내 주희는 스케이트보드를 타다가 넘어지지만, 어느 순간 넘어지지 않는다. (스포이기 때문에 언제 넘어 지지 않는지는 언급하지 않겠다) 그 순간을 보면 깨달을 것이다. 내 꿈을 걱정하는 척 비웃던
사람들은 그저 초라해 보이는 나를 보며 자신의 위치를 안심하는 위선자일 뿐이라는 것을. 내 인생에서 내가 주도권을 잡을 때, 비로소 내 인생도 흑백에서 벗어나 다채로워진다는 것을. 엔딩 크레딧이 끝나고 나오는 마지막 주희의 표정과 함께 당신도 당신의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았으면
좋겠다. 에이비의 영화 포스트잇 영화는 코미디 장르로 분류 되어있지만, 영화 내용은 그리 코미디가 아니다. (마지막 엔딩 크레딧의 센스 때문에 코미디라고 분류한 거일까?) 딱 보면 알 수 있듯이 이주희
감독이 대학생일 때 만든 작품이다! 정가영 감독처럼 본인이 직접 출연한 작품으로 대학생이기에 가능한 당돌함이 묻어난다. 아쉽게도 이 작품 뒤로 어떠한 활동도 보이지 않고 있다. 추후에 어떤 작품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스케이트보드를 타던 학생이 어떻게 성장했을지 정말 기대된다. 에이비 다음 연재할 단편 소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LIVE 청년 경제 강연 <나는 왜 돈이 없을까> 01 - 이선호 과학커뮤니케이터 / 6.28(월) "4차 산업혁명이 온다는데 온 거야 만거야" 02 - 김얀 작가 / 7.1(목) "사회초년생! 오늘부터 '돈'독하게 모아보자!" 03 - 김찬호 교수 / 7.5(월) "나는 왜 돈이 없다고 생각할까?" ![]() 창업자 인터뷰 <상인의 시간> 01 - 유형곤(우리동네세탁소) / 7.8(목) 02 - 조수형(싸군마켓) / 7.12(월) "파도가 칠 때는 업종변경을, 유통의 힘" 03 - 홍미선(땡스롤리) / 7.15(목)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를 하면" 04 - 코보리모토무&최영미(시:시밥) / 7.19(월) "두 사업자가 만나면" 05 - 장건희(육곳간) / 7.22(목) "이 시국에 정육점에서 소세지집까지 사업 확장" *해당 날짜에 업로드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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