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대학원 수업을 마치고 부리나케 잠실로 달렸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내한을 왔기 때문인데요. 바로 나일 로저스 아저씨와 Chic입니다. (아니 이제는 일흔이 넘었으니 명백하게 할배네요.)
70년대에 디스코가 천박한 음악이라고 멸시당하던 당시부터 지금까지 50년 넘게 디스코 외길 인생을 걷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입니다. 이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신급 존재죠.
Chic는 프로듀싱 능력도 뛰어났는데요, Sister Sledge 라는 디스코 밴드를 기획하기도 하고, 다이에나 로스, 데이빗 보위, 마돈나 등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들과 작업하기도 했습니다.
음 여러분들이 더 친숙하고 최근에 작업한 아티스트들로는 다프트 펑크 형님들과 비욘세 누님 그리고 충격적이게도 최근 르세라핌과도 작업을 했죠. 이번 내한 공연을 하면서도 자신이 프로듀싱한 여러 가지 곡들을 들려줬습니다. 듣고 있자니 도대체 무슨 삶을 살아오신 건지 경이로움의 연속이었습니다.
함께 공연을 봤던 Chic의 광팬인 형님의 경험에 의하면 이번 내한 공연은 오리지널 공연에 비해 짧은 버전이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감동의 연속이었던 것....
오랜만에 어린아이처럼 소리 지르고 떼창도 하고 방방 뛰고 왔네요. 한동안 찍어둔 동영상을 보면서 미소를 지을 일이 생겼습니다. 행복합니다.
양 드림.
ps
22년에 발매한 비욘세의 7집에 <Cuff It>이라는 곡이 있는데요. 그 곡도 나일 로저스 아저씨가 작업한 곡입니다. 기타 사운드만 들어봐도 아시겠죠 이제? 나일 로저스 아저씨는 공연 앞뒤로 이 노래를 BGM으로 깔아 두셨는데, 비트에 맞춰 춤추는 게 정말 귀여웠습니다. 하... 공유하고 싶다.
ps2
Chic가 활동하던 당시 The Sugar Hill Gang이라는 힙합 그룹이 <Rapper's Delight>라는 곡에서 Chic의 <Good Times>를 샘플링하기도 했죠. 라이브 공연에서 나일 로저스 아저씨가 이 랩을 읊어주는데.... 나일 로저스 아저씨가 그때 당시 80년대 스타일의 랩을 아직도 몸 속에 간직하고 계셨습니다. 너무 귀엽고 충격적이었습니다.
ps3
여러분은 공연을 못보셨어도 하나도 안 아쉽겠지만, 그래도 음질 좋고 비슷한 감성을 느끼실 수 있는 Tiny Desk Concert를 공유합니다. 여기 등장하는 멤버 모두가 그대로 오셔서 공연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