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안녕하세요. 양입니다.
연말 평안하시죠? 저는 기말과제에 허덕이고있는 중입니다.
과제를 하던 중 소재로 써도 좋을 것 같아 영화를 한 편 봤습니다. (핑계 너무 좋고) 오랜만에 영화 한 편을 진득하니 봤네요. 최근엔 짧은 콘텐츠를 너무 많이 소비해서 영화같이 호흡이 긴(?) 콘텐츠를 한번에 쭉 보는 일이 별로 없었는데 과제할 땐 역시 뭘 해도 재밌네요.
영화는 브래들리 쿠퍼, 제니퍼 로렌스 주연의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이었습니다. 팻(브래들리 쿠퍼)과 티파니(제니퍼 로렌스)는 둘 다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부적응적인 이상행동을 보이는데, 일련의 과정으로 둘이 만나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는 이야기입니다.
팻은 자신의 집에서 직장동료와 아내가 불륜을 저지르는 걸 목격했고, 직장동료를 폭행하면서 문제가 생깁니다. 폭행죄로 감옥에서 시간을 보낸 뒤 자신의 생활을 '정상'으로 돌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여러 문제로 종종 폭력성을 띄며 주변을 힘들게 합니다. 반사회성 성격장애, 강박성 성격장애 등의 진단을 할 수 있겠네요.
티파니는 교통사고로 남편과 사별합니다. 남편의 죽음 이후 나타나는 우울과 불안이 무분별한 성관계로 이어졌고, 그로인해 직장에서 짤리게 됩니다. 기분이 좋았다가도 갑자기 기분이 나빠지기도 하는 극과 극의 상태에 있고, 사람에게 극도로 의존하면서도 동시에 사람을 절대 믿지 못하는 변덕을 보입니다. 연극성 성격장애(히스테릭) 또는 경계선 성격장애로 보입니다.
이 정신나간 두 명이 만나면서 일어나는 헤프닝들이 재밌(?)습니다. 서로 상대가 더 미쳤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상하게도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광기는 어떻게 다뤄야 할지 전혀 모르고 매번 이상행동을 보이면서 상대방의 광기를 재우는 방법은 기가막히게 알고 있습니다.
팻의 발작버튼인 노래 <My Cherie Amour>를 듣고 이성을 잃는 팻을 티파니는 단 몇 마디로 진정시킵니다. 티파니는 우연히 팻이 자신을 보호해주고 응원해주고 위로해주는 말을 하는 걸 듣고 마음이 따듯해지죠. 열심히 심리상담을 받고 춤을 추며 아픔을 잊으려 노력해도 고쳐지지 않던 마음이 둘의 이 요상하고 독특한 케미로 조금씩 고쳐지는 모습이 이 영화의 재미요소입니다.
실버라이닝, Silver Lining은 태양을 가린 구름의 밝은 테두리를 뜻합니다. 현재는 구름이 햇빛을 가려 다소 어둡지만 곧 구름이 걷히고 밝아질 것을 기대하는 '희망'을 뜻하기도 합니다. 긍정심리학에서 희망은 정신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희망은 말 그대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확신'이니까요.
팻과 티파니는 댄스경연대회에서 10점 만점에 5점을 목표로 합니다. 5점을 기준으로 주변 인물들이 아주 큰 내기를 걸기도 하죠. 아주 어려워 보이지만 그래도 실현 가능할만한 목표를 함께 세웠고 이를 달성하면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됩니다. 그렇게 팻도 폭력과 강박에서 한 걸음 도망치고, 티파니도 진짜 사랑으로 마음의 문을 열게 됩니다. 결국 둘은 커플이 되고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로 끝나는 로코물. 카악 퉷 옛날에 나온 영화라 다들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다시 꺼내어 봐도 좋을 영화라 생각합니다.
아 이제 곧 크리스마스네요. 짝이 있다는 것은 꽤 중요한 일인가 봅니다. 다들 짝이 있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잘 해주세요... 저는 음...
양 드림....
ps#1
영화에서 팻의 발작 버튼 <My Cherie Amour>는 직장동료와 아내가 불륜을 저지를 때 틀어놓은 노래입니다. 심지어 결혼식 메인 곡으로 쓰여서 더욱 큰 발작 버튼이 된... 이렇게 이쁜노래를 왜...
ps#2
영화에서 팻이 심리상담을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정확하게 알긴 어렵지만, 인지행동치료를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정적이면서 자동적인 사고(인지)를 수정해 직접적인 행동을 치료하는 상담기법인데, 내담자와 끊임없는 논리적 반박을 해야하는 점, 내담자에게 꼭 계획을 세우게 하는 것(진짜 숙제처럼 해야함) 등을 미뤄 봤을 때 인지행동 상담치료인 것 같네요.
ps#3
곰곰히 생각해 보면 팻과 티파니를 제외한 다른 등장인물들도 '정상'은 아닙니다. 그렇게 그려지고 있는데 우린 팻과 티파니만 미친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죠. 이 말인 즉, 우리는 모두 '정상'의 범주에서 미세하게 벗어나 있다는 겁니다. 나는 괜찮고 남은 이상해 보이는 마법. (Feat. 기본적 귀인오류)
ps#4
점프블루를 궁금해하시고 오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답장을 주셨는데요! 이번주에 정해진 따끈따근한 소식을 드리자면, 폐업을 결정했습니다 ㅠㅠ.... 저는 공부를 하러 떠나고 동업자도 다른 일을 하게 되었네요... 각자가 아주 다른 영역에서 화이팅하게 되었습니다! 아쉽지만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겠습니다. 혹여나 닫힌 가게에 오실 수도 있으니 방문 전에 꼭 연락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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