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고, 이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감정 교류입니다. 상담자가 일방적으로 내담자에게 영향을 끼쳐서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상담자도 내담자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고 공명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그 공명이 결국은 치유로 이어지는 거고요.
상담은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어설프고 설익은 감정들을 서로 소화해 나가면서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의 마음까지도 이해해 보는 그런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그 과정에는 좀 교과서적인 부분이 있긴 합니다. 일종의 '올바른 길'이라고 해야할까요. 상대가 누구인지 어떤 감정인지, 사연인지 묻고 따지지 않고 정답처럼 해야하는 말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AI가 이 과정의 일정 부분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하게 됩니다. 요즘 AI가 해주는 말들을 보면 꽤 훌륭하거든요.
그래서 AI가 요즘 어디까지 왔는지 좀 살펴봤습니다. 정말 상상 이상으로 많은 일들을 하고 있더라고요. 특히 디자인이나 음악, 영상 등의 예술적인 업계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비상에 걸린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는데 시안을 뽑는 일이 90퍼센트 대체 된 것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심지어 자신이 하는 디자인 보다 잘하는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고요.
사람이 손으로 할 수 있는 것 말고도 음성으로도 이제 꽤나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 졌습니다. 특히나 어떤 고민을 말했을 때는 어떤 상담사보다 더 박학다식하고 아주 시의적절한 말을 해주는 것이 놀랍습니다. 상담이라는 것을 업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던 시절에 '그래 AI가 여기까지 대체할 수는 없지 암요 그럼요.' 하고 오만을 떨었던 제 자신이 우스워질 정도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인간의 손떼가 묻은 그 맛이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서 음악이 디지털화 된 것을 생각해 보면 그렇습니다. 정말 아날로그 방식인 바이닐로 음악을 들으면 어딘가에 있는 잡음을 동반한 따듯함이 있거든요. (매일 유튜브와 애플뮤직으로 음악을 디깅하며...)
우리가 주변 사람들과 언제나 AI처럼 매끄럽게 대화할 수는 없지만 (엄마도 사람이야) 잡음 섞인 그 대화들 속에는 언제나 따듯함이 있을거라고 믿어보는 겁니다.
양 드림.
ps
진짜 콜드플레이 내한 콘텐츠로 SNS가 도배되어서 너무 열받아요... 1년전 그들을 그렇게 저주했는데 여지없이 그들은 행복하네요... 행복하십쇼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