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제 상담을 진행하고 있고, 여러 요청도 받고, 간단한 고민 상담도 하고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이다 보니 확실히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신경써야 할 것도 많고요. 먼저 시간 약속이 꽤 어렵습니다. 심리상담은 기본적으로 일주일의 간격으로 매주 만나게 되는데 일주일 중에 고작 한시간을 내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더라고요.
게다가 그렇게 어렵게 맞춘 시간에 만난 둘이 생판 처음 보는 남이기 때문에 대화하는 데에 서로 꽤 큰 에너지를 쓰기도 합니다. 상담자 입장에서 첫 만남은 물어볼 것도 많고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기도 하고, 내담자 입장에서도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어디까지 이야기를 할지 고민하거나 갑자기 많은 질문들에 생각이 많아지기도 하니까요.
지난주에 이야기한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묵은 감정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당연하게도 그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감정을 아무에게나 보여줄 수는 없죠. 상담사 입장에서는 분명 내담자가 현재 겪고있는 문제의 저변에 어떤 감정의 흐름이 있다는 걸 눈치 챘는데, 내담자는 그걸 꺼내서 보여줄 준비가 안 됐다면 그때부터는 꽤 치열한 눈치 게임이 시작되는 겁니다.
어설프게 그 상자를 열어보려고 했다가는 되려 어색한 상황들이 이어지기 쉽습니다. 설령 각종 심리검사 결과가 나왔다고 해도 내담자를 이해했다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그 어떤 심리상담의 고수가 와도 한 길 사람 속을 감히 안다고 할 수 없죠.
제가 느낀 핵심은 내담자의 마음을 빨리 알아차려서 공감해주는 것 보다, 내담자의 마음을 함께 탐색해 내담자의 입으로 설명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심리상담을 받는 다면 꽤 긴 시간을 염두하고 상담을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서로 알아가는 시간도 필요하고 서로의 생각도 분위기도 맞춰봐야 깊은 이야기도 마음의 탐색도 가능하니까요.
심리상담사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서 이 어색한 상황들을 빠르게 잘 해결할 수도 있고, 문제가 오히려 커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너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생각이 너무 많은 편이라 상담 현장에서 내담자에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을 만나도 선뜻 짚지 못하거든요. 수퍼비전 받으면서 가장 많이 혼난 부분이었습니다.
좋은 심리상담사가 되고 싶은데 참 어렵네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할텐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양 드림.
ps
사실 저는 요즘 Rock 음악에 빠져있습니다. 어린시절 듣던 박살나는 노래들을 다시 들으니 피가 끓는게 스트레스가 촥... 제일 자주 듣는 노래 몇 곡을 몰래 올려둡니다. 관심있으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