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화를 내는 것에 대한 고민을 자주 만납니다. 자기도 모르게 화를 내고 있고, 화를 내고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가 불편하다는 호소입니다. 특히나 관계가 틀어질까 걱정하는 부분이라던가, 사회에서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많더라고요.
그럴 땐 분노를 1-100의 척도로 점수를 내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무언가에 분노할 때 분노의 감정을 상대에게 명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는데, 상황에 따라 맥락에 따라 적당한 분노를 표현해야겠죠. 그런데 내가 맥락에 맞지 않게 90의 분노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볼 때 이 점수가 꽤 도움이 됩니다. 분노라고 다 같은 분노가 아니니까요.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사람은 분노할 때 세가지의 유형이 있습니다. 소리지르며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것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것 그리고 자기 주장을 차분히 하는 것. 이 세가지의 반응입니다. 당연하게도 자기주장을 차분히 하는 것이 가장 이성적인 분노 표현 방식입니다.
1-100의 분노라든가 공격적이니 수동적이니 하는 다양한 반응은 개인의 기질적인 부분과 성격적인 부분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어떤 경험에 따라서도 달라지게 됩니다. 쉽게 90-100의 강한 분노를 한다든가 차분한 자기주장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이런 감정 표현에 대한 경험들이 좋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하는 여러 감정표현을 상대방(부모, 친구, 애인 등등...)이 어떻게 수용해 주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거죠.
자기주장을 한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에 포인트를 두지 않습니다. 자기주장하는 것 그 자체에 목표가 있는 것이고, 상대에게 내 생각과 감정을 명확히 전달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어떤 결론이 날지는 자기주장 이후에 상대방과 조율해서 결정될 일이고요. 세상 모든일이 내 뜻대로 될리는 없으니까 좀 더 차분한 마음이 필요하겠죠.
화를 적당하게 내는 것과, 맥락에 맞게 내는 것, 그리고 내 생각과 감정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 그로인해 상대방과 더 건설적으로 대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분노조절에 핵심이 되겠습니다.
저도 분노 관련해서는 문제가 있습니다. 저는 화를 내야할 때 너무 화를 안내서 탈이거든요. 굳이 따지면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입니다.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의 문제는 수동적으로 공격성을 띄게 된다는 것에 있습니다. 묘-하게 꿍해있다든가, 교묘하게 비협조적으로 대한다던가 등이요. 이런 반응의 기저에는 '화를 내도 변하는 게 없다'는 경험에 의한 신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잘못된 신념 때문에 적절하게 자기주장하는 것에 문제가 생기는 거고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화를 내고 있나요? 주변을 불편하게 만드는 표현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점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양드림.
ps
비가 오니 좀 시원해지네요. 추적추적 빗소리에 들으면 좋을 키린지의 감성돋는 노래 <エイリアンズ>입니다.
오늘도 편지가 늦었네요 ㅎㅎ.. 죄송함다..! 즐거운 주말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