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안녕하세요. 양입니다.
상담 수련의 특성상 1회에 50-60분 가량의 상담 내용을 매번 녹음합니다. 녹음을 했다는 것은 녹취를 따야하는 거겠죠? 다행인 것은 요즘 AI기술이 어마어마해서 700분 가량 되는 상담 내용도 버튼 한방에 워드 파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소스를 가지고 보고서를 만드는 것은 또 다른 얘기였습니다.
아무리 AI가 밑작업을 해줬어도 결국은 한글자 한글자 모두 검수해야한다는 면에서 엄청난 작업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지금까지 제가 보낸 뉴스레터 전부를 검수하는 수준이라고 해야할까요. 눈알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글자가 이상하게 보이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AI의 텍스트 요약 기능은 아직 수준이 많이 떨어지더군요. 중요한 이야기는 저기 있는데, 요상한 곳에 형광펜을 잔뜩 칠해놓은 느낌이랄까요.
물론 제가 AI를 잘 다루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일이 발생하는 걸 수도 있습니다. (유튜브 보니까 막 욕하고 때려서(?) 정신차리게 하던데...) 고수들은 또 다른 활용법이 있겠죠? 혹시 AI로 문서를 다루는데에 고수인 분은 살포시 연락 주십셔...
오랜만에 예전 상담 내용을 뒤적거리면서 사부작사부작 보고서를 만들다보니 아.. 이것참 부끄럽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고 내담자에게 더 좋은 말을 해줄 수 있었는데 지금의 나라면 이렇게 접근했을 것 같은데 같은 아쉬움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내담자 뿐만 아니라 상담자인 저도 치유를 받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어느 대목에선 찡하고 뜨거운 것이 가슴에서 모락모락 피어 오르더라고요. 약간 심리테스트에 쓰여있는 어떤 문장을 봐도 내 얘기같고 그런 느낌 있잖아요. 다른 수련 선생님들의 보고서를 봐도 새로운 내가 보이고 이렇게 상담을 쌓아가다보면 또 새로운 나를 만나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부분이 상담의 매력인것 같습니다. (맨날 내 얘기 같아서 뼈맞음...)
저쨌거나 녹음된 제 목소리를 듣는건 매번 고역이네요... 매번 새롭고 역겨운 나... 이건 언제쯤 익숙해질지 모르겠습니다. AI야 목소리좀 바까줘...
양 드림.
ps.
아니 음악을 듣다가 갑자기 인트로가 미쳐버려서 듣고 있는데, 아일릿 노래더라고요? 또 뭔 샘플링을 해서 퓨처펑크 느낌을 기깔나게 잘 뽑았을까 했는데, 80년대에 나온 일본 애니메이션 [The Five Star Stories]의 ost를 샘플링했더군요. 하.. 기가막히네 이 사람들... 뉴스레터에 아이돌 음악을 올리게 만들다니... 뮤비랑 가사는 너무 오글거려서 못보겠고요... 40초 까지만 들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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