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안녕하세요. 양입니다.
아침 일찍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 게 진짜 몇년 만인지 모르겠네요. 영화관 자체가 오랜만이기도 하고 처음 용산 아이맥스관에 방문하는 거라 한참을 헤매다가 입장했습니다. 아이파크 몰이 개점 전이라 더 헤맨 것도 있었고요. 영화는 <귀멸의 칼날>. 재밌게 본 애니메이션이기도 하고 용아맥이 얼마나 죽이는 상영관인지 궁금하기도 해서 다녀왔습니다.
딱히 같이 보러갈 사람이 없기도 하고 월요일 아침 출근하기 전에 여유롭게 볼 생각으로 아침 7시 예매를 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습니다. 빈자리가 거의 없더라고요. 그게 참 신기했는데, 월요일 아침 7시 영화를 그것도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는 정신나간 사람이 (나 포함) 이렇게 많구나 싶었습니다. 연령대도 되게 다양했고요.
저는 만화를 좋아합니다. 어렸을 때 부터 좋아하는 만화책을 사서 모을 정도로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딱히 귀멸의 칼날 같은 성장물 소년만화를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서 학창시절 가장 유명했던 원피스, 나루토, 블리치 등의 만화를 즐겨보지 않았죠. 남들 다 좋아하는 때리고 부수는 만화보다 이야기가 탄탄하고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화를 좋아했습니다. (홍대병)
그런데 뇌가 도파민에 절여진 것인지 <주술회전>이나 <귀멸의 칼날>처럼 이 화려한 작화와 연출이 섞인 애니메이션에 자꾸 손이 갑니다. 강한 나쁜놈을 만나면 더욱 강해지는 착한놈이라든가.. 너무 도덕적이고 인품이 훌륭해서 모난 곳이 없는 우직한 주인공.. 캐릭터마다 신파가 섞여있는 것 등.. 캐릭터 설정이나 이야기의 골조, 플롯은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데 이상하게 눈길이 갑니다. 어느새 10대 소년 처럼 전집중 호흡을 뱉으며 칼질을 하고 있는거죠.
용아맥에서 본 극장판 귀멸의 칼날은 사운드며 음악이며 화려한 연출과 작화의 유려함이 정말 뛰어났습니다. 눈과 귀가 충분히 즐거웠습니다. <귀멸의 칼날>은 만화책으로 정말 형편 없거든요. 작화도 그렇고 스토리도 그렇고.. 그런데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되면 기가 막히게 볼거리를 뽑아냅니다.
일본의 소년만화가 생존하는 새로운 방식이지 않나 싶습니다. 어렸을 때 만화책으로 가슴 두근거리던 소년들이 이제는 40대 아저씨들이 되었는데 그 아저씨들도 혹할 정도로 잘 만들었다~ 싶었고 장사 참 잘하네~ 싶었습니다.
다만 이제 다음 편이 나오려면 적어도 2년은 걸릴 거 같은데... 50대가 되어야 마무리가 되는 것인지.. 그때도 혼자 영화관에서 귀멸의 칼날을 보게 되는 건지... 조금 어지럽긴 하네요..
양 드림.
ps
아 생각해보니 이번 영화관 방문 전 마지막 영화관 방문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러 간 거였네요... 나 애니 덕후네...
ps2
오랜만에 만화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소식을 전하자면 이노우에 선생님의 <리얼> 신권이 4년만에 나왔습니다 ㅎㅎ.. 1권 부터 15권 까지는 가지고 있으니 바로 16권을 구매해서 다시 정주행했습니다. 눈물 쪼끔 흘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