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안녕하세요. 양입니다.
넷플릭스에서 <소년의 시간>이라는 단편 시리즈를 봤습니다. 모든 장면이 원테이크로 이어져 있는 것이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요. 컷이 하나도 없는 이 영상에 전혀 불편감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연출이 뛰어납니다.
드라마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강렬합니다. 어린 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의 어려움은 어느 나라에서든 겪고 있는 문제기 때문에 전세계적인 공감을 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사회도 여지없이 같은 고민으로 머리가 아픕니다. 교육현장에서 교권이 추락한 것은 옛날이고 예의(?)없는 젊은 세대들에 진절머리가 난 사람들은 이제 자신이 꼰대임을 자처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혹자는 요즘 애들이 매를 맞지 않아서 그렇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그게 가장 쉬운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말 안듣고 자꾸 삐져나오는 사람을 몽둥이로 줄 세우는 건 몇 초면 가능한 일이죠. 하지만 역사가 그게 잘못된 방법이었다는 걸 말해주고 있습니다. 폭력은 다시 폭력을 낳기도하고 폭력으로 얻은 순응은 길게 가지 않는 법이니까요. 저도 학창시절 허벅지가 다 터져 나갈 정도로 매를 많이 맞고 자랐지만 여전히 제가 잘못해서 맞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반골 기질이 그득함;)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학생과 선생이 젊은세대와 기성세대가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더 크게 보면 사회 구성원과 사회 구조 자체가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드라마를 보면 그게 얼마나 따듯한 과정인지 또 동시에 얼마나 지난한 일이고 눈물 날 정도로 고통스러운 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말을 듣지 않는다'는 문장 자체가 문제일 수 있겠습니다. 애초에 그 문장은 말을 하는 사람이 따로 있고, 듣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뜻이니까요. 우리는 상하 좌우 남녀 노소 상관없이 대화가 필요한 것이고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해하기 어렵다면 그냥 서로를 내버려 두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그게 존중이라는 뜻 아닐까요.
양드림.
ps
이렇게 따듯한 음악으로 9월을 마무리 짓다니 기분이 좋습니다. 저의 뉴스레터를 오래도록 받아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항상 음악을 들을 때 '이렇게 세련된 음악이 80년대 음악이라고?' 하면서 놀랄 때가 많았는데요. 이번엔 정반대입니다. 이런 7-80년대 사운드를 2020년대에 재현하는 밴드가 있다니.. 이제는 어느 장단에 놀라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각박한 전자음악(?) 시대에 이런 따듯한 사운드라니!
따듯한 톤의 기타 소리와 간결한 드럼, 소울 넘치는 보컬, 특히 오르간 소리를 잘 재현한 건반사운드가 일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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