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안녕하세요. 양입니다.
요즘 공부도 해야하고, 상담도 해야하고, 일도 해야하는 아주 정신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무엇 하나라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고, 촘촘하게 시간을 잘 써야 이 세가지를 잘 해낼 수 있습니다. 그것에는 경중이 없고 어떤 상황에 따라 어떤 일이든 최우선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공부나 상담은 뭐 말할 것도 없고, 어쨌든 월세를 내야하고 밥을 먹어야 하니 일을 해야하는 것도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던 중 너무 피곤한 날에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최소한의 생활을 한다는 기준으로 경제적인 자유가 주어져 있다면 공부와 상담에 집중을 하고 싶다고요. 이런 마음은 꼭 저와 같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보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어떤 자유로움이겠으나, 여러가지 상황이 있다보니 어느 하나에도 집중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그런 생각에 끝에는 보통 '로또가 답이다.'는 결론에 닿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 해봤습니다. 시간과 자원이 한정적이어서 오히려 더 큰 효율이 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실제로 저는 시간에 쫓겨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못된 습관이 있으니까요. (이 긴 세월동안 이 모양 이 꼴로 살아왔다면 필시 즐기고 있는 거 겠죠. 나는 마감이 정말로 싫다.)
보편적인 상황이라면 데드라인은 D-day에서 몇일 떨어진 방파제같은 역할이겠지만, 저에게 데드라인은 정말 이 선을 넘으면 죽는다는 의미의 데드라인입니다. D-day와 동의어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사실 자원이 한정적이어야만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사람인 겁니다. (벼랑 끝에 선 극한의 효율충...)
또, 결과의 가치도 의미있어 질 것 같습니다. 혹독한 겨울을 견뎌낸 나무가 더 아름다운 꽃과 맛있는 열매를 맺는 거 아니겠습니까? 좀 적당히 추웠으면~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곧 맛볼 수 있는 달콤한 결과를 기대하며 조금 떨고 참아보는 거죠.
그래도 주변의 귀인이 많은, 전형적으로 제 능력보다 인복으로 삶을 견뎌내는 타입이라 다행히 저의 공부 시간과 상담 시간을 모두 배려해주는 일터가 몇 곳 있습니다. 그런 일터를 찾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 저는 적당히 비벼볼 만한 일터가 세 곳이나 있습니다. 이런 인복과 (일복인가..) 운을 보아하니 앞으로 더 착하게 살아야겠네요.
상담 썰을 몇개 풀다 보니 양이 고상하게 상담 공부하고 우아하게 상담하는 줄 알고 멋지다고 하는 분들이 놀랍게도 계셔서, 사실은 굉장히 퍽퍽하고 누추하며 생각보다 피폐하다는 점을 말씀드리며 부디 오해가 없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 마음으로 좀 징징대 봤습니다.
어우 알바가기 싫다!
양 드림.
ps. 그 알바하는 곳 중 하나가 '어제의 카레'라는 가게입니다. 고정적으로 월 목 토 점심에는 그 곳에서 알바를 합니다. 훌륭한 카레와 가성비가 미쳐버린 카츠를 먹을 수 있으니 어쩌다 생각이 나면 한번 놀러오세요. (공짜로 제 일기장 훔쳐보시니까 헬카페에서 커피도 좀 사주시고요. 농담 아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