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온갖 시험과 수련에 당분간 시간적 여유가 더 없어질 예정입니다. 당장 한달 남은 시험과 곧바로 이어질 실기 시험 준비.. 그리고 꽤 빡빡한 수련 과정이 동시에 진행되다 보니 이거 뭐 사람이 살아갈 자신이 없어지고 그러네요. 심지어 수련이 끝나면 곧바로 또 시험을 봅니다.
한동안은 이 공간에서의 글이 그렇게 쉽게 써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하루에다가 남은 시간엔 공부만 해도 모자라서 말이죠. 심지어 최근에는 어떤 글을 보고 굉장히 감동도 받고 영감도 얻었는데, 새해가 밝은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뺀질 뺀질할 궁리만 하니 참 글러먹어도 한참 글러먹은 사람이네요. (너는 진짜 글밥 먹을 생각 말아라)
그나저나 감동과 영감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이렇습니다. 최근에 본 그 글은 굉장히 감성적인 글이었습니다. 평소 제가 즐겨 읽는 것들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글이었죠. 어떤 대목에선 한 편의 시 같기도 하고 어떤 구조에서는 서정적인 소설 같기도 했습니다. 무척이나 감동적인 문장들이 있어서 가슴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오고 코 끝이 찡해지기도 하는 그런 글이었습니다.
그 글과 제가 쓰는 글을 두고 비교해보니 나는 참 건조하게 글을 쓰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럼 나는 왜 이렇게 무미건조하게 글을 쓸까 의문이 들더라고요.
이 뉴스레터엔 아무런 방향성이 없고, 온전히 저의 감성과 경험을 뗄깜삼아 지지부진 끌고 가는 상황입니다. 다시 말해 이 공간에서 쓰는 글들은 곧 '나'입니다. 그렇다면 나의 글은 왜 이렇게 무미건조할까 라는 의문은 나는 왜 이렇게 무미건조한 사람인가? 라는 질문으로 바꿀 수 있겠습니다.
이러쿵 저러쿵 이런 저런 의문과 질문으로 머리를 가득 채우다보니 '나는 내 스스로 내 안의 감성적인 부분을 거세하고 있다.' 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제가 살고 있는 현재 시점이 좀 퍽퍽한 상태여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도(또 핑계댄다 또) 들고요. 한국 사회에서 30대 후반의 나이로 살아가는 남성이 정서를 표현하는 데에 불편감이 있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심지어 어떤 면에서 감성적인 것은 약간 낭비라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30대 후반의 초식남으로서 당당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 뉴스레터에서 기름기 좔좔 흐르는 윤기 나는 글을 쓸 수는 없다는 사실이고요. 여러분들이 뻑뻑한 스콘을 먹는 것 처럼 텁텁하고 목이 막힐 수 있다는 점에서 애도를 표합니다. 물론 구독 취소는 자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