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안녕하세요. 양입니다.
오늘은 아주 중요한 날입니다. 공개적으로 제가 상담한 케이스를 발표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는 저의 첫 상담 케이스이기도하고, 10회기 정도 길게 상담을 이어갔던 케이스라 감회가 새롭기도 하네요.
부끄럽지만 그날의 저를 생각해보면 참 어설펐다는 감상입니다. 그날의 녹취를 다시 듣고 하나하나 정리를 해나가면서 부족함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특히 심리검사 부분은 경험치가 쌓이고 다시 보니 참 엉망이더군요. 그래서 아예 다시 해석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상담에서는 말 할 것도 없이 너무 부족하고요. 아 여기서는 좀 더 공감을 해줄 걸. 그런말 대신 저런말을 해드릴 걸. 하고요.
이렇게 돌이켜 보니 내담자에게 참으로 설익은 걸 줬구나 싶어 죄송하기도 합니다. 되려 제가 받은게 많은 수준입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지만 아주 개인적인 그들의 이야기가 저에게 되돌아와 저의 이야기도 생각하게 만드니까요. 누군가를 용서하고 또 나를 용서하면서 동시에 누군가를 위로하고 그 과정에서 나를 위로하게 되는 그 공명이 참 좋구나 싶었습니다. 항상 밑바닥에 가라 앉으려고 할 때면 생각치도 못한 많은 사람들이 저를 가만 두지 않습니다. 그 기분이 참 오묘합니다.
발표엔 두 명의 감독관이 있습니다. 그 감독관 중 한 분이 저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보고서가 읽기 편해서 문득 제 나이가 궁금해졌다면서요. 어려운 케이스를 잘 진행한 것 같아서 보기 좋았다고요. 그 연락을 받고 어찌나 기쁘던지. 반면 저의 나이를 듣고 무슨 생각이 드셨을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뭐 이 나이면 이 정도는 해야지 같은 건가... 뭐 아무튼 그냥 칭찬으로 생각하고 꿀떡 삼켰습니다. (내 나이가 어때서~)
오늘은 단상에 올라 부끄러웠던 자신을 발표하는 날이지만, 그날의 나도 '나'이기에 지금의 제가 감당해내야겠죠. 그래도 조금은 성장하지 않았나 자부하기도 하면서 언젠가 또 되돌려보면 모자람이 가득해 부끄러운 나를 발견하는,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내가 계속해서 만나는 이 지점에서 나는 또 어떤 생각을 할 것인가. 어떤 감정을 만날 것인가.
이런 저런 생각에 잠을 설쳐봅니다.
양 드림.
조금 늦은 레터입니다. 그래도 빵꾸는 내지 않으려고요. Be quiet and drive. 정진합시다. 레터를 길게 보셨던 분들은 이 레터에 '록 강점기'가 주기적으로 오는 것을 아실텐데, 슬슬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요즘 가슴을 후벼파는 노래가 자꾸 안나타나서 록을 엄청 듣거든요.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부디 마음을 열고 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