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안녕하세요. 양입니다.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일본에서 쓰는 중이지만 이 편지가 날아갈 때는 한국에 있을테니 '다녀왔습니다'가 맞는 말이긴 합니다. 예전 같았으면 이 공간에 여행을 가기전 잔뜩 자랑을 하고 집단지성을 빌어 좋은 공간을 추천 받고 했을텐데요. 전혀 그럴 생각을 못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비행기는 시간 맞춰서 타고 잘 다녀왔습니다. (그랬을 겁니다..)
실제 날짜를 착각하고 (그냥 정신이 없는 놈임) 금요일에 한국에서 일정을 잡을 뻔했습니다. 목요일 아침부터 일본에 가야하는 사람이 말입니다. 심지어 목요일~일요일 일정인데, 금요일은 이상심리 워크숍, 토요일 일요일 학회 월례 학술대회... 덕분에 아침엔 줌으로 행사에 참가하고 남은시간에 관광을 해야하는... 지옥의 일정이었죠.
다행히 정신이 조금 있을 때 구글맵에 잔뜩 핀을 찍어 놓은 덕분에 그래도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번에 재밌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항상 일본에 가면 중고 LP판을 사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녔는데, 이번에도 중고 레코드샵을 잔뜩 핀 찍어두고 돌아 다닐 생각이었죠.
그런데 첫번째 가게를 들러서 디깅하고 나서 구글맵에서 모든 레코드샵 핀을 지워버렸습니다. 이유는 단순한데 디깅해서 좋은 음반을 싸게 사야겠다는 욕구가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더라고요. 안그래도 해야 할 일이 많고 같이 간 친구들과 좋은 시간도 보내야하는데, 음반을 살 여력이 되질 않았습니다. 예전 같으면 좀 더 열정적으로 시간을 내어서 핀을 찍은 레코드샵을 돌아다녔을텐데 말이죠.
그렇다고 게을렀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해야 할 일을 하고 놀기도 하고 먹기도 열심히 먹었으니까요. 다만 음반을 사는 것에 조금 열정이 식었다는 걸 느꼈습니다. 막 엄청 사고 싶은 음반이 있던 것도 아니고요. 생각해보니 집에 있는 턴테이블은 먼지만 쌓여가고 언제 마지막으로 음반을 꺼내서 들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수준입니다. 뭔가 씁쓸하네요 ㅎㅎ..
그렇다고 여행이 즐겁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음식도 항상 즐거웠고, 여기저기 쇼핑을 하는 것도 관광을 하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무엇보다도 함께 간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겠네요. 거의 20년 가까이 알고 지내는 대학 동기들이라 오랜만에 대학생처럼 놀았습니다. (몸은 전혀 따라주지 않아 12시면 잠드는 수준...)
아무튼 잘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일본 밤 거리를 거닐며 시티팝을 들을 기회가 있어서 꽤 좋은 리프레쉬가 되었습니다. 한동안은 시티팝을 주로 추천해드리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따듯한 봄에 어울리는 곡들로!
일본은 춘분과 추분을 공휴일로 지정해서 쉽니다. 각각 봄이 되는 날과 가을이 되는 날이네요. 마침 제가 여행을 갔던 때가 춘분의 날이었습니다. 이제 완연한 봄이네요. 봄 날씨 처럼 따듯한 일상이 이어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양 드림.
여전히도 상담 혹은 심리검사 신청이 가능합니다. 언제든 편하게 신청해주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