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안녕하세요. 양입니다.
상담사도 상담이 필요하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만, 현생이 바삐 돌아가니 상담에 갈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기도 합니다. 상담사 입장에서 내가 어떤 심리적 이슈가 있고 이것이 현재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비교적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안전해 보일 수 있겠으나, 그렇기에 더욱 만성적인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상담사에게도 상담이 필요하다는 것은 여전히 변함 없는 사실입니다.
그나마 수련하는 입장인 저는 학회의 지침에 따라 '집단상담'을 반드시 경험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집단상담을 가서 자기정서를 개방하며..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하는 상상을 하니 영 마음이 편치 않더라고요. (대한민국 남성 평균.. 이라고 방어해봅니다.) 그래서 집단상담을 빙자한 심리검사 워크숍을 신청했습니다. 본인의 심리 검사 결과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덜(?) 개방해도 될 것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실제로 4월에 참석했던 워크숍(집단상담)은 꽤 유효했습니다. 그동안 공부했던 내용들을 다시 짚어볼 수 있었고 새로운 지식도 얻을 수 있었거든요. 게다가 항상 내담자의 검사 결과만 가지고 열심히 분석하는 상담사 선생님들이, 각자의 검사 결과를 가지고 딥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따끈따근하게 어제 참석한 워크숍, 아니 집단상담에서도 다른 심리 검사 결과를 펼쳐두고 상담사 선생님들이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일전에 저의 심리검사 결과에서도 꼬롬(?)한 게 있었다고 공유했던 적이 있는데, 이번 검사에서도 여지 없이 저의 심리적 이슈가 눈에 띄게 보였습니다.
여전히도 열심히 숨기고 정서 개방이 쉽지는 않지만, 결국 '집단상담'답게 저의 마음 속 이면에 있는 이야기를 잔뜩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같은 자리에 있던 다른 상담사 선생님이 털어 놓은 깊은 속마음 이야기에 저도 감화 되었는지, 리더 선생님이 툭 던진 질문에 제가 마구마구 쏟아내고 있더라고요. 이상한(?) 이야기를 잔뜩 털어 놓는 바람에 꽤나 민망했습니다. 다들 상담사 선생님이셔서 저에게 위로의 말이나 상담 현장에서 할 법한 말들을 또 나눠주셔서 감사하기도 하고, 그래서 더욱 민망하기도 했고요.
이상한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집단상담이라는 것이 이런 기능이 있긴 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주제로 이야기를 잔뜩 털어 놓았으니 말이죠. 털어 놓고 나니 조금 마음에서 덜어진 기분도 들고, 상담이라는 것이 정말 별거 없구나 싶으면서도, 아 이래서 상담을 받는 것이 어떤 때에는 정말 필요하겠구나 싶었습니다.
편지가 여러분에게 전송이 되는 시점에 저는 워크숍의 2일차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겠네요. 연휴에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은데 어쩔 수 없죠. 평일엔 다들 바삐 지내니 주말에 또 이렇게 모여서 공부할 수 밖에요. 평생 공부를 해야만 하는 직업... 이것은 축복인가 저주인가...
오랜만에 온 연휴에 여러분들은 잘 쉬셨는지 궁금하네요. 저를 대신해서 반드시 즐거운 연휴였기를 바라며,
양 드림.
여전히 심리상담 혹은 심리검사 신청이 가능합니다. 언제든 편하게 신청해주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