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라마단이 끝나고 먹는 음식 Newsletter Issue 71 14 May, 2021 ∙ 1122 Subscribers 내게 효는 부모님이 친구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기억을 드리는 것이다. 내게 불효란 부모님을 과거에만 살게 하는 것이다.
부모님과 처음으로 해외여행으로 일본에 갔을 때다. 엄빠는 유난히 열심히 사진을 찍었는데 (특히 아빠가 웬일로) 나중에 알고보니 실시간으로 친구에게 카톡으로 공유(혹은 자랑)하고 있었다. 그때 다짐했다. 부모님이 친구들에게 지나간 이야기만 되풀이 하게하지 않겠다고.
그동안 어버이날을 특별히 챙기지 않았다. 이번에도 그랬다. 매주 부모님 집에 내려가는 나는 어버이날 2일 전에도 부모님을 만났다. 그래서 괜찮다고 생각했다.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나이도 있는데 이제는 좀 챙기는 것은 어떻냐고. 아빠 친구들이 ‘자식들에게 이것을 받았다’, ‘이런 시간을 보냈다’ 등 얘기할 텐데 니네 아빠 아무 할 얘기도 없으면 좀 그렇지 않겠냐고. 아차. 맞다. 중요한 걸 잊고 있었다. 어버이날이야말로 이야기보따리가 가득해야 한다.
부모님에게 드리는 물질적인 선물도 이런 관점에선 좋다. 비싸고 좋아서가 아니다. 선물이 가져오는 사건의 서사 그 자체가 선물이다. 선물 앞뒤로 전개되는 이야기, 일순 발생한 순간적 삶의 서사가 선물인 것이다. (선물도 드릴까... 올해 초 결혼식이 너무 많아... 지갑이...)
당일치기로 내려가 뒤늦게(5월12일) 부모님과 밥을 먹었다. 아빠가 좋아하는 생선찜. 엄마는 아빠가 좋다면 오케이. 엄마는 아빠를 그렇게 싫어하면서 그렇게 사랑하나 보다. 덕분에 오랜만에 생선찜을 먹었는데 잊고 살던 맛이었다. 조린 생무의 맛이 참 달았다.
확실한 사실은 내 삶의 무게가 무거워질수록 부모님의 남은 수명이 가벼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식사하는 부모님 얼굴에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보인다. 언젠가 닥쳐올 분명한 슬픔이 무섭다. +영화 <디테치먼트>에서 주인공은 요양원 생활하는 할아버지를 찾아간다. 할아버지의 습관은 일기 쓰기였다. 어느 시점부터 일기를 쓰지 않는 할아버지에게 주인공은 묻는다. 왜 일기를 쓰지 않느냐고. “쓸 만한 일이 없다.” 할아버지는 대답했다. 할아버지는 살아있었지만 죽었다.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 없을 때 생명의 불꽃은 소진된다. 새로운 기억은 인간을 살게하는 동력이다. 도큐 season & work 1. Food by ClubComb 라마단이 끝나고 먹는 음식 [Java/Indonesia] 2. Music by 을지로 도시음악 River Of Crystals by 伊藤君子 (Itoh Kimiko) 3. Event by season & work [LIVE] season & interview '일하는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 시즌2 라마단이 끝나고 먹는 음식 [Java/Indonesia] 바로 comber 무슬림들의 연중 최대 이슈라고 할 수 있는 행사인 ‘라마단’이 끝났다. 2021년 4월 12일부터 시작되어 2021년 5월 12일까지였다. ‘라마단’은 ‘금식기간’이라고 이해하면 쉬운데, 하루 종일 안 먹는 것인지, 물은 마셔도 되는 것인지 등 몇몇 오해도 있다. 라마단 기간 중 무슬림들은 해가 떠 있는 동안은 물도 안 먹는다. 다만 해가 뜨기 전과 해가 진 후에는 물과 음식을 모두 먹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저녁 6시부터 다음 날 새벽 5시까지라고 한다.
라마단 기간 중에는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아무 것도 먹을 수 없으니, 해가 뜨기 전에 반드시 먹어 두어야 하루를 버틸 수 있다. 그래서 기상시간도 새벽 4시 정도로 앞당겨 지는데 이 때 먹는 음식을 사후르(SAHUR)라고 한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밥과 스프, 어류와 육류 등을 먹는다고 한다. 해가 진후에 먹는 음식은 이프타르(IFTAR)라고 한다. 이 이프타르가 영어로 바로 ‘Breakfast’다. 어원을 분해하면 ‘Fast(금식)’를 ‘Break(깨뜨리다)’했다는 의미이니, 금식상태에서 벗어나 음식을 처음으로 입에 대는 순간의 기쁨을 표현하는 말이다. 이프타르로 처음 입에 대는 것은 다름 아닌 물, 차 등의 음료이다. 이렇게 ‘Breakfast’는 문화권이 달라지면 ‘저녁에 먹는 아침식사’라는 모순적인 표현이 돼버리기도 한다.
이 고되고 의미 있는 라마단 기간이 모두 끝나고 처음 먹는 것은 무엇일까? 이 기간은 이틀에 걸친 국정휴일인데 ‘이드 알피트르(Idul Fitri)’라고 불리는 휴일이라고 한다. 케투팟(KETUPAT)에 른당(RENDANG)을 먹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케투팟은 ‘야자수잎밥’이고 른당은 ‘코코넛 비프 카레’ 정도로 표현하면 가장 직관적이다. 콤버노트 야식도 먹고 아침도 먹고..하는 나에게 Breakfast란 없음을 확인했다;; 금식이라는 극한의 상태에서 벗어나 인간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에서도 꼭 무슬림이 아니더라도 음식으로 비즈니스 하는 분들이 이런 지점들을 잘 고민해서 메뉴를 개발해 보신다면 재미있는 브랜딩 컨셉이 탄생할 수 있을 것 같다. River Of Crystals
by 伊藤君子 (Itoh Kimiko)
양의 아주 아주 주관적인 감상
요즘 정신없이
살다 보니 편안한 음악을 들을 때 기분이 좋다. 저번주도
맬로우한 재즈를 소개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도
비슷한 곡이 나왔다. 현대적 재즈에 아주 듣기 편안한 곡이다. 피아노와 드럼, 콘트라베이스, 트럼펫 네 악기의 단순한 조합이지만 이보다 풍성한 사운드는 또 없는 것 같다. 재즈 드럼의
아주 힘을 덜어낸 ‘스내어’ 소리가 좋다. 브러시 스틱으로 사락사락 거리는 소리가 거의 ASMR급 만족과 안정을 준다. 기본적으로는
스내어 찢을 정도로 딴딴하게 연주하는 드럼이 좋지만 가끔은 요렇게 살랑살랑하는 것도 기분이 좋다. 음악을 들을 때 이런 디테일한 소리를 얼마나 신경 써서 연주할까 생각해보면 더 깊게 빠져들 수 있는 것 같다. 양의 아주 아주 짧은 인스턴트 지식
키미코는
46년생이다. 데뷔는
82년. 36살이라는 꽤 늦은 나이에 데뷔했다. 초창기에는 *엔카 가수로 데뷔를 했지만, 재즈 피아니스트를 만나 재즈보컬로 전향한다. 그렇게 엔카 가수 준비생(?)이 1집부터 재즈앨범을 내고 일본의 대표적 재즈 보컬리스트가 된다. 키미코는 46년생임에도 일본인의 고질적 약점인 영어발음이 정말 자연스럽다. 그래서인지 89년에 발표한
6집 [Follow Me]는 미국에
동시 발매했는데, 미국의 한 음반 차트에서 일본여성 최초로 차트인 한다. 6집에 수록된 동명의 노래 <Follow Me>는 리메이크 되어 일본 대표 애니메이션 감독 오시이 마모루의 작품 공각기동대의 속편격인 '이노센스'의 주제곡으로
쓰이기도 했다. '토요명화' 시그널로도 유명한 D'Aranjuez의 기타 협주곡을 편곡해 가사를 붙인 노래다. *엔카 : 메이지 시대 이후 유행하기 시작한 일본의 대중음악, 일본의 트로트라 생각하면 상상하기 좋을 듯. 양 season & work ![]() [LIVE] season & interview "일하는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 season02 : 을지로 도심제조업(5명) #05 오병진 (서울자원 대표) ![]() 뉴스레터 <중심잡지> 소개 매주 금요일 <중심잡지>는 을지로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예술 이슈들을 알리고, 기획자의 언어로 숨어있는 예술 이야기를 발굴해 전달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한 을지로 일대에는 철공소 공장들이 좁은 골목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철공소 빼곡한 골목에서, 수많은 예술 작품들이 탄생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중심잡지>는 이렇게 숨어있던 예술을 찾아내어, 보다 다양한 예술과 기획의 모습들을 전달해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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